오늘의 5가지 이슈: 뜨거운 美CPI, 연내인하 의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기저 인플레이션 수치가 3개월 연속 시장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 3월 물가지표 발표 후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24bp 급등해 4.98%로 작년 11월 이래 고점을 경신했고, 10년물은 4.5%선을 넘어 작년 고점인 5%를 향할지 주목된다. 스왑시장은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 기대치를 약 40bp로 낮추고 100% 확신하는 첫 인하 시기를 9월에서 11월로 늦췄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연내 인하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심지어 연준의 다음 움직임이 인상이 될 수 있는 리스크를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욕증시는 S&P 500 지수가 장중 한때 1.4%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높은 물가 지표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자신의 예측을 고수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지난 3개월간 물가 지표가 확실히 악화되었다며 좀더 갈 길이 남아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작년에 비해 물가 안정과 고용 간의 트레이드오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간밤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2019년과 같은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의 월간 규모를 절반 정도 줄이는 방안을 “대체로 선호”하며, 대다수가 “조만간(fairly soon)” 속도 조절을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둔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남은 3년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험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 3월 CPI 또 서프라이즈 

미국의 3월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시장 예상치 0.3%을 웃돌았다. 전년비로도 3.8%에 머물러 시장 예상치 3.7%를 상회했다. 지난 3개월간 근원 CPI 상승률은 연율 4.5%로 작년 5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월비 0.4%를 기록했고, 전년비로는 3.5%로 2월 3.2%에서 오히려 가팔라졌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휘발유와 주거비가 3월 월간 CPI 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자동차 보험과 의료 및 의류비는 오른 반면 신차와 중고차 가격은 하락했다. 서비스 항목 중 가장 비중이 큰 주거비는 두 달 연속 전월비 0.4% 상승했고, 자가주거비(OER) 역시 그만큼 올랐다. 블룸버그 계산에 따르면 주거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4.8% 상승해 2023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반면 핵심적인 재화 가격은 전월비 0.2% 하락했다. 이번 CPI 보고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20년래 가장 높은 수준에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이 더뎌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증거를 더한다. 강한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가계 수요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 앞서 물가 압력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연준 연내 인하마저 의심

JP모간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인 David Kelly는 “6월 금리 인하를 향한 문이 쾅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 가능성은 이제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챨스슈왑의 수석 채권 스트래티지스트 Kathy Jones는 “연준이 CPI를 목표로 하진 않지만 올해 예상된 금리 인하를 지연하거나 횟수를 줄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끈질길 경우 연준의 완화 여지가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CPI 보고서가 디스인플레이션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다는 보다 강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며,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예상 시기를 6월에서 7월로 수정했다. 챨스슈왑의 Richard Flynn은 “연준이 금리를 올릴 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금리를 내릴 땐 엘리베이터를 탄다는 말이 있지만 이번 인하 주기의 경우 계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Glenmede의 Jason Pride는 “현재 인플레이션은 놀이터에서 그만 나오라는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고집스런 아이와 같다”며, 올해 연준 금리 인하와 관련해 기본 시나리오가 연초 6-7번에서 한달전 3번으로 바뀌고 이젠 2번으로 낮아져 투자자들이 “고금리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arris Financial Group은 금리가 더 오르진 않겠지만 금리 인하까지 한 분기 더 기다려야 한다고 전망했고, Apollo Global Management는 완화적 금융 여건이 계속해서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상당한 순풍을 제공하고 있어 올해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고수한다고 밝혔다. Forex.com은 이번 CPI 보고서가 연준에게 큰 실망을 안겨줄 것으로 평가했고, Independent Advisor Alliance는 “골디락스가 떠났다”며, 연준이 아직 금리 인하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7월이나 9월 25bp 인하가 가능해 보이지만 만일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이어질 경우 올해 인하가 1번에 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MO Capital Markets는 이번 3월 보고서로 1월과 2월 수치가 정상화로 가는 단순한 일시적 요철 현상에 불과하다는 연준의 가정이 무너질 수 있다고 진단했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채권시장이 적어도 여름까지 그리고 어쩌면 올 연말까지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CPI 서프라이즈에 달러-엔 153선마저 돌파…日개입 경계↑

달러-엔 환율이 결국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던 152선은 물론 153선마저 상향 돌파하면서 일본 당국이 엔화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3월 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달러지수(BBDXY)가 장중 한때 0.9% 가량 뛰어 올라 작년 11월래 최고치를 경신했고, 달러-엔 환율은 153.24로 1990년래 고점을 경신했다. 일본 당국자들이 최근 몇주 동안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고 수위를 높여왔지만 시장에선 엔화 가치가 더 떨어져야 당국이 실개입에 나설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일본 재무성 최고 통화 담당자인 간다 마사토는 투기적 움직임이 이같은 추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redit Agricole의 G-10 통화 전략 책임자인 Valentin Marinov는 “일본 재무성과 일본은행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2선이 쉽게 돌파되었다는 점은 그들의 고통 임계치가 더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앞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긴박감을 갖고 시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과도한 통화 움직임에 대해 어떠한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일본총리 역시 엔화 약세에 대해 경고하며 적절한 대응을 약속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났다. Jefferies Financial Group의 글로벌 외환 책임자인 Brad Bechtel은 개입을 촉발할만큼 달러-엔 환율이 크게 움직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Monex의 외환 트레이더인 Helen Given은 “달러당 152엔선이 무너졌지만 나머지 G-10 통화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일본의 개입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유로화 역시 1.07달러로 장중 최대 1.2% 급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 금리 동결…맥클럼 총재 6월 인하 가능 시사

캐나다 중앙은행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6번째 회의 연속 5%로 동결하고, 금리 인하에 다가서고는 있지만 인플레이션 둔화를 좀더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티프 맥클럼 총재는 1월 이래 상황이 고무적이라며, 6월 인하의 문이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의 범주 안에 있다”고 답했다. 모두 발언에서 그는 “우리가 봐야만 하는 것이 보이고 있지만 물가 안정을 향한 진전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선 그같은 현상이 좀더 지속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정책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CPI와 근원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달 동안 더욱 완화되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6월이면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고, 스왑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6월 인하 확률을 50% 정도로 다소 낮추고 7월은 100% 확신했다.

CIBC 이코노미스트 Andrew Grantham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모습이라며, 다음 CPI 발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하락 모멘텀이 확인될 경우 6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apital Economics의 Stephen Brown은 인플레이션 진전 상황을 “더 오래” 지켜봐야 한다는 맥클럼 총재의 발언에 대해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전월비 근원 물가 움직임이 계속 미미하다면 6월 금리 인하의 문이 열려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의 상황으로, 연준이 뜨거운 인플레이션에 놀라 매파적으로 돌아설 경우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자국 통화가치 하락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향한 이란 미사일 공격 임박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란이나 이란의 대리세력이 이스라엘의 군사 및 정부 목표물에 대해 대대적인 미사일 또는 드론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고정밀 미사일을 사용한 공습이 앞으로 며칠 내에 일어날 수 있으며, 미국 및 이스라엘 정보 당국의 평가에 따르면 이는 단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자국 영사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고위 이란군 장교들이 사망한 데 대해 보복을 예고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배후를 공식 인정하진 않았지만 전통적으로 시리아나 레바논 등 중동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에 대해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이란이 이스라엘 정부와 군사 시설을 공격할 수는 있지만 민간 시설은 표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계획 수립을 돕고 정보 평가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정확한 시점이 아직 불확실하지만 가자지구 라파에서 하마스에 대한 또 다른 지상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동맹국들에게 설명했다. 현지시간 수요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국영 TV 연설에서 이스라엘이 자국 영사관을 공격한 것은 자국 영토를 공격한 것과 같다며 응징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중동 불안에 국제유가는 한때 1% 넘게 올랐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