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홍콩 일촉즉발, 역외위안최저

(블룸버그) — 역외위안화 약세가 심상치 않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이 간밤 최대 0.7% 상승한 7.1965위안으로 사상최고치였던 작년 9월 3일과 같은 수준을 기록한뒤 7.18위안 부근으로 돌아왔다. 중국 정부가 미국의 제재 위협에 맞서 자국 통화 절하를 허용할 것이란 추측이 일면서 환율전쟁이 다시 재현될지 주목된다. 미 행정부는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을 제기한데 이어 중국의 홍콩 억압 시도를 강하게 반대하며 공격수위를 높였다. OCBC는 위안화가 미-중간 십자포화에 사로잡혔다며, 양국간 갈등이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투자자들이 위안화에 대해 보다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어 역내위안화가 조만간 달러당 7.2위안선을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전인대가 오늘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려 긴장을 고조시켰다. 미 하원 역시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탄압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위구르인권법’을 통과시켰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송부했다. 캐나다법원이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에 대한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 절차를 계속하기로 결정하면서 가택연금 상태인 그의 석방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중국대사관은 “심각한 정치적 사건”이라며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중 긴장에도 뉴욕증시는 경제재개 낙관론에 가치주 베팅이 살아나며 S&P 500 지수가 마침내 3000선에 안착, 11주래 고점으로 올라섰다.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올 11월이나 12월이면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사람들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면 2차 대유행은 피할 수도 있다고 CNN에서 말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국제유가(WTI)는 미국 원유재고 급증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오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홍콩 자치권

트럼프 행정부가 홍콩이 더이상 중국으로부터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중국 당국이 홍콩 시민들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 제정 의지를 선언한 후 일주일만에 폼페이오는 현지시간 수요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홍콩은 더이상 1997년 7월 이전에 미국법이 홍콩에 적용되었던 같은 방식으로 미국법 하에서의 대우를 계속 보장하지 않는다”며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어느 누구도 현재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폼페이오는 성명서에서 주장했다. 미국이 홍콩에 부여해온 특별 무역 지위를 박탈하고 중국에 제재를 가하는 수순을 밟을지 주목된다. 중국 고위 관료를 상대로 비자 발급을 제한하거나 자산을 동결하고 홍콩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등 다양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미 중국은 미국이 홍콩에 제재를 가하거나 내정에 간섭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경고를 보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수요일 “누구라도 중국의 이해를 헤치려고 한다면 중국은 모든 필요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홍콩을 위한 국가보안법은 순전히 중국 내부 문제로 어떤 외부의 간섭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했다.

EU 재정부양…유로 강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최악의 경기침체에 맞서 최대 7500억 유로 규모의 전례없는 재정 부양 패키지를 제안했다. 해당 패키지는 EU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며, 공동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EU 공동 채권은 EU의 금융 통합을 한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우 820억 유로의 긴급 보조금과 최대 910억 유로의 대출을 저리로 지원받게 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9bp 내린 1.457%로 거의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는 강세로 전환해 한때 0.5% 가량 상승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수주에 걸쳐 EU의 기반을 뒤흔든 팬데믹발 경제위기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 회의적인 부유한 회원국을 설득하고 막대한 부채로 유로존 지위마저 위태로운 이탈리아를 되살리기에 충분한 재원을 마련해야만 했다. 전체 7500억 유로 중 5000억 유로는 회원국에게 보조금 형태로 배정되며 나머지 2500억 유로는 대출로 가능하다고 한 관료가 전했다.한편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가 최악의 침체 시나리오를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GDP가 8%~12%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가벼운 경기 침체로 끝날 수 있다는 기대는 이제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험대 오른 분트

유럽에 좋은 소식은 가장 안전한 자산인 독일 채권(분트)에겐 악재다. EU 집행위가 5000억 유로의 보조금 지원을 제안하고 그동안 회의적 태도를 보였던 일부 회원국들이 타협할 수도 있다는 조짐이 나오면서 그동안 분트를 뒷받침했던 중요한 기둥이 사라질 전망이다. 이번 재정부양 패키지는 종종 분트에 대한 수요를 촉발시켰던 EU 분열에 대한 두려움을 잠재울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으로 제안한 EU 복구기금은 EU 집행위의 채권 발행을 허용해 결국 분트에 대적하는 자산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NatWest Markets는 “분트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채권”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분트를 팔고 유럽 주변국의 채권을 사라고 조언했다. 분트는 또한 사상최대 규모의 공급도 예상된다. JP모간 추정에 따르면 유로존에서 올해 1조 유로 넘게 발행될 전망이다. 상당 부분이 ECB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으로 흡수되고 있지만, 이달초 독일 법원 판결로 분데스방크가 초창기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하고 있는 채권 매입을 중단해야만 할 수도 있다. 한편 독일 정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보다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최대 1500억 유로의 추경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추가 국채발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코메르츠은행은 이번주초 매우 쉽게 분트에 대해 전술적 매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트럼프 vs 트위터

트위터가 트럼프의 트윗에 ‘팩트체크’를 시작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기업을 강력히 규제하거나 심지어 폐쇄하겠다고 위협했다. 트위터 주가는 한때 5% 넘게 급락했다. 트럼프는 현지시간 수요일 오전 자신의 핸드폰으로 보낸 2건의 트윗에서 소셜미디어 사이트들이 보수층의 목소리를 죽이고 있다며,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대규모의 우편투표가 우리나라에 뿌리 내리도록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특정 플랫폼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트위터의 팩트체크 방침에 대한 반응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이 상장기업이 운영하고 전세계 수십억 인구가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를 폐쇄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수년간 트럼프가 잘못된 정보를 트윗을 통해 전파하도록 허용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트위터는 마침내 우편투표와 관련한 트럼프의 화요일 트윗에 “우편투표에 관한 팩트들을 확인해보라”는 경고딱지를 붙였다. 해당 링크를 누르면 트럼프의 주장에 대한 기사와 기자들의 트윗을 확인할 수 있다. 트럼프는 곧바로 트위터가 2020년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며 발언의 자유를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팔로워는 8000만명에 이른다. 트위터가 직접 편집한 요약 설명은 “트럼프는 우편투표가 선거 조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거짓 주장을 했다. 그러나 팩트체커들은 우편투표가 유권자 사기와 연관돼 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는 목요일 이와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연준 일드커브 통제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정책 입안자들이 특정 수준의 미국채 금리를 타겟으로 하는 일드커브 통제 전략을 “매우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몇몇 다른 나라에서 현재 도입된 일드커브 통제는 내 생각에 포워드 가이던스 등 우리의 정책 액션을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따라서 이는 우리가 분명 매우 열심히 고민하고 있는 사안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드커브 통제는 중앙은행이 무제한 매입을 통해 특정 만기의 국채 금리가 오르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정책으로, 일본에서 수년간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해 왔다. 최근엔 호주가 이를 시도했다. 투자자들은 수개월 안에 연준 역시 일드커브 통제 전략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윌리엄스는 회복 징후가 나타나 경기 침체가 바닥에 근접한 듯 보인다며, 하반기에 “꽤 상당한” 반등을 기대했다. 5월이나 6월이 저점이었을 수도 있지만 “경제가 안정화되기 시작해 약간 되살아난다 하더라도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섣부른 기대에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전망을 둘러 싸고 여전히 의문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제를 해결하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현재 바이러스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CNN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통제 도입이 시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 베이지북은 최근 미국 경제활동이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며 비즈니스 전망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