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매파 경고 연발, 피봇 증거 희박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과 경제활동 둔화에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해 7일 발표될 미국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5만명 증가가 예상된다. 실업률은 3.7%로 50년래 최저 수준 부근에 머물 전망이다. 10월 1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21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보다 다소 늘었다. 연준은 실업률이 내년 말까지 4.4%로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도 있다. 과거 50년 동안 거의 모든 경기 침체마다 실제 실업률은 연준의 예측을 벗어났고, 2009년을 포함해 3번의 경우 1%p 이상 상회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Scott Minerd는 M2 기준 통화공급이 대공황 이래 처음으로 줄어드는 등 “균열”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며 연준이 이르면 11월 초 긴축을 멈추고 선회해야만 할 수도 있어 투자자들에게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반등을 시도했지만 미 고용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연준 및 캐나다 중앙은행이 연달아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S&P 500 지수는 1% 약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변동성지수(VIX)가 현재 30 수준에서 내년 3월까지 150으로 치솟을 가능성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가 장 마감 직전 출현했다. 국제유가(WTI)는 OPEC+ 대규모 감산에 4거래일 연속 올라 배럴당 88달러를 넘어서며 다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110달러로 높였고, 모간스탠리는 100달러를 예상했다. Global X Management 역시 중국 수요 반등으로 내년 110달러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위터는 인수를 재추진하겠다며 소송을 멈춰달라는 머스크의 요청을 거부하고 다음주에 딜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으나 맥코믹 델라웨어 법원 판사는 10월 28일까지 시한을 허용했다. 한편 머스크가 자신의 인수 제안이 130억 달러의 대출 파이낸싱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양측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매파 메시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미국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 책무를 다 끝내지 못했으며,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추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면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정점을 찍고 하락을 향한다는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 난 중단을 선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내 생각엔 우리가 중단까지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말했다. 팬데믹 전까지만해도 연준 인사 중 가장 솔직한 비둘기파로 유명했던 카시카리는 올해 최대 매파로 부상했다. “고금리 환경으로 전환함에 따라 세계 경제에 약간의 손실과 실패가 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경제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주시해야만 하지만, 내게 있어 우리의 정책 기조를 전환하기 위한 기준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또한 원자재 상품 가격은 오르고 내리지만 임금이나 서비스와 같은 기저 인플레이션은 보다 경직적인 성향이 있다며, 아직 이같은 부문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사 쿡 연준이사는 첫 공식석상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2% 목표를 향하는 경로로 들어섰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를 계속해서 올린 뒤 한동안 제약적인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연준 동료들만큼이나 단호한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일각에선 쿡 연준이사가 경제 불평등과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해 왔기 때문에 노동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덜 매파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기준금리가 내년 초면 4.5%-4.7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내년 초에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연준 피봇 증거 희박

PGIM Fixed Income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그렉 피터스는 연준 피봇 임박 기대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또 다시 화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이 영화를 몇 번이고 다시 봤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온 뒤 다음 발표 때까지 그 사이에 다른 주장에 한껏 고조되곤 한다. 나는 이에 놀라 매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이번 주 초 호주가 빅스텝을 예상했던 시장 기대를 깨고 25bp 인상에 그치자 연준도 덜 매파적으로 바뀔 것이란 추측이 일면서 미국채 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4%를 하회하기도 했다. 790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PGIM은 이때 미국채를 팔았다고 밝혔다.

피터스는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 지표”라며, 인플레이션이 둔화될 리스크는 있지만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금리가 더 올라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가 내년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시장이 내년 한차례 25bp 금리 인하와 2024년 2차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PGIM은 컨센서스에 반하는 또 다른 베팅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시장은 중앙은행의 연착륙 성공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며, “매 주기가 끝날 때마다 금리는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되었다. 나는 이번에도 비슷한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피터스는 말했다.

캐나다, 추가 금리 인상 경고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높아진 물가 압력과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 될 우려 속에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연설에서 경제가 아직 “분명히” 초과 수요 상태라며, 기업은 극도로 타이트한 노동 시장에 직면해 있고 임금 인상이 확대되고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의 발언에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3.976%까지 뛰어 올라 2007년 이래 고점을 경신했다.

최근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된 점은 환영할만한 소식이지만 “인플레이션은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아직 해야할 일이 남아 있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한 “회의 때마다 판단하는 보다 세심하게 균형 잡힌 접근방식으로 이동을 고려하려면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해 아직 이번 긴축주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의 매파적 발언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10월 26일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빅스텝 인상을 시도할 것이란 기대를 굳힐 수 있다. 캐나다는 지난 3월부터 기준금리를 총 300bp 인상했다.

IMF 침체 우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으며, 총생산(output)이 2026년까지 4조 달러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독일 경제와 맞먹는 규모다. 상황이 “호전되기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팬데믹 이후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데다 “더 많은 경제적 충격이 나올 수 있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IMF 행사 연설에서 발언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국가들이 올해 또는 내년에 최소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할 것이라며, IMF가 다음 주에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IMF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3.2%와 2.9%로 내다보고 있다.

비록 고통스럽더라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각국 정책입안자들에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경로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또한 정책 실패 시 치뤄야할 비용이 높다며, 불충분한 긴축은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초래하고, 과도한 긴축은 경기 침체를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달러와 고금리라는 조합은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시장 경제에 타격을 입히고 이들의 부채 상환 비용을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드커브 베팅

올해 기록적 손실과 변동성 확대로 시달린 미국채 시장에서 한가지 확실했던 전략인 장단기 금리 역전 트레이드가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파른 연준 긴축 속도에 9월 말까지만해도 미국채 30년물 금리는 2년물 대비 68bp나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며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이래 가장 큰 역전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연준이 내년초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출 것이란 추측 속에 해당 스프레드가 -45bp로 좁혀졌다. SLC Management의 Richard Familetti는 “1980년대 초와 같이 역전폭이 깊었던 시기를 보면 이는 순식간에 지나갔고, 우리는 금리 피크의 끝에 한발 다가섰다”고 진단했다. Columbia Threadneedle Investments는 2주전 플래트닝 트레이드 권고를 거둬들였다.

2년물 금리가 올해 들어 5배 이상 점프해 현재 4.2%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연준의 최종 금리를 4.5% 정도로 보고 있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충격적으로 높게 나오지 않는 한 단기물은 어느 정도 한계에 왔다는 지적이다. 반면 Western Asset Management의 Mark Lindbloom는 “우린 아직도 플래트너에 베팅하고 있으며 장기물 쪽으로 20년물 이상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이 긴축기조를 지속할 경우 일드커브 역전이 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 연준도, 우리도, 얼마나 통화정책을 긴축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ING Groep NV의 Antoine Bouvet는 “이번 주기가 어떻게 끝날지 모르겠다”면서, 2년-10년 구간 스프레드가 -100b까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지만 “여기서 쫓아가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