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매파적 인하, 칠레 취소

(블룸버그) — 연준이 예상대로 3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앞으로 당분간 쉬어가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매파적 인하’라는 평가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문제가 없는 한 금리를 올리진 않겠다고 말하면서 뉴욕증시는 반등해 S&P 500 지수가 신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채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하락했고, 달러지수(BBDXY)는 한때 거의 2주래 고점을 시도한 후 하락했다. UBS Global Wealth Management는 필요시 추가 인하 여지는 여전히 열려있다고 주장했고, Bryn Mawr Trust는 파월이 추가 인하 문을 닫기보다 지나친 시장기대를 조절하려 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음달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하려던 계획이 칠레가 정치불안을 이유로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취소하면서 예상치 못한 장벽에 직면했다. 백악관은 향후 몇주 안에 중국과의 1단계 무역협정을 마무리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최근 몇주 동안 칠레의 정치 불안에 다른 장소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urasia Group은 APEC 정상회의 취소로 미-중 무역합의 체결 시점이 불확실해졌지만, 장기 지연이나 협상 결렬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한국은행 윤면식 부총재는 연준 인하가 한국의 자본유출 우려를 일정부분 완화시켜 줄 여지가 있다면서도, 기존의 한은 통화정책 스탠스를 바꿀만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한국 9월 광공업생산이 전년비 0.4% 증가해 예상치 -1.9%와 전기치 -3.3%를 크게 뛰어넘었다. 애플은 시장 예상보다 좋은 10월-12월 매출 전망을 내놓았고, 페이스북역시 3분기 매출이 예상을 상회했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5%로 50bp 인하했다. 일본은행이 오늘 금정위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선제적 안내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매파적 인하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1.5%~1.75%로 인하하고, 앞으로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쉬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FOMC는 정책성명서에서 “경기 팽창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면서 데이터를 모니터하겠다는 약속을 추가했다. 성명서 문구 조정은 연준 위원들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이전 3차례 인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할 생각임을 시사한다. 지난 2차례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와 에릭 로젠그렌보스턴 연은총재는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인하를 반대했다. 지난 회의에서 더 큰 폭의 인하를 주장했던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가 이번 25bp 인하를 지지한 사실은 또다른 ‘매파적’ 신호다. 파월 연준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며, 향후 경제지표가 전망에 대체로 부합할 경우 현재의 정책 스탠스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레포시장 혼란 재발을 막기 위해 기술적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속보치에 따르면 미국 3분기 GDP성장률은 전기대비 연율 1.9%로 예상치 1.6%를 상회했다.

시장기대 후퇴…ING 12월 인하고수

연준 정책성명서 문구 변경과 파월 발언에 트레이더들은 12월 4번 연속 인하 베팅을 축소했다. 1월 만기 연방기금 선물에 반영된 올해말 금리 수준은 금리 결정 직전 1.51%에서 1.53%로 높아졌다. 이번 연준 결정으로 실효연방기금금리(EFFR)를 1.57% 정도로 추정할 때 시장은 올해 약 4bp 가량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25bp 인하 가능성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TD 증권은 투자자들이 “매파적 인하”로 평가하고 있다며, 추가 인하 기준이 전보다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Bleakley Financial Group은 이제부터 추가 인하는 더이상 리스크에 대비한 “보험성 인하”가 아니며 경기 둔화가 더욱 심해질 경우 그에 대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ING는 연준이 당분간 금리 동결을 원하겠지만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오는 12월과 내년 1분기에 추가 인하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역시 12월 25bp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버티던 BOC도 인하 시사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8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1.75%로 유지하고, 향후 2년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도 현 수준의 금리가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폴로즈 BOC 총재는 글로벌 완하 대열에 동참해 ‘보험성 인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밝혀 추가 인하 기대를 부추겼다. BOC는 정책성명서에서 캐나다 금리가 경기부양적이며, 캐나다 경제가 잠재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최근 캐나다달러 강세를 지적했다. 성명서는 “무역 갈등과 불확실성 지속이 경제의 회복력을 더욱 시험할 가능성에 주의하고 있다”며, “통화 정책의 적절한 경로를 고려할 때 BOC는 글로벌 둔화가 제조 및 투자를 넘어 확산되는 정도를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성명서 발표후 캐나다달러는 미달러 대비 한때 0.9% 가량 하락했다. 스코샤뱅크는 “BOC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소 비둘기파적으로 기울었다”며, “다음 회의에서 확실히 인하하겠다는 신호는 주지 않았지만, 12월 인하를 위한 문은 더 열어두었다”고 평가했다.

파운드 강세베팅 주춤

시장의 관심이 영국 12월 총선으로 옮겨지면서 투자자와 통화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파운드 강세 베팅에서 물러서는 모습이다. 골드만은 파운드 매수 포지션 정리를 조언했고, 블루베이자산운용은 8월부터 들고 있던 파운드 강세 베팅에 이익을 실현했다. 투자자들이 3년에 걸친 브렉시트 드라마의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동안 파운드가 10월 랠리를 더 이어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어 파운드가 급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은 2017년 선거 충격을 떠올리며 파운드가 단기적으로 제한적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총선 결과가 브렉시트 과정의 분명한 경로를 밝혀줄 경우 파운드 매수 권고를 다시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블루베이는 3년에 걸친 파운드 약세 베팅을 끝내며 브렉시트 시한 연장과 총선을 전망했지만, 이제 최근 모멘텀이 선거 때까지 멈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존슨의 승리가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어 선거 전에 파운드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는 12월 총선 후 브렉시트 합의의 정치적 난관이 사라질 전망이라며, 파운드 매수를 추천했다. 파운드 매수를 1.2860달러에 진입하고, 목표가 1.3350달러, 손절매 1.2700달러를 제시했다.

유로존 심리 악화

유로존 경제에 대한 신뢰가 더욱 악화되면서 아직 최악을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고를 뒷받침했다. 산업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경기기대가 6년만에 가장 우울해져 지출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에 추가 타격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유로존 경제는 이미 흔들리고 있으며, 3분기에는 성장이 거의 제자리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 관련 10월 심리지수는 건설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악화되었다. 제조업체들이 생산 기대에 가장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고, 서비스업체들은 미래 수요에 우려를 나타냈다. 소비자들의 경기 우려는 소매업체의 매출 전망에 부담을 주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제조업 부진이 서비스분야까지 확산되어 경기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행지수가 적어도 2020년 초까지 저조한 성장률에 부합하지만, 급강하 신호를 보내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