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경착륙? 터키 특단조치

(블룸버그) —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봉쇄 우려가 높아지고 2조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세제·지출법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뉴욕증시는 주요 주가지수 모두 1% 넘게 급락했다. S&P 500 지수는 3거래일에 걸쳐 3% 가량 빠지며 9월래 최대 하락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예상치 못한 맨친 상원의원의 반기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역점사업인 ‘Build Back Better’ 경제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할 생각이라고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맨친은 수정안을 제시했고, 민주당 진보진영은 협상을 다시 시작할 시간이 없다며 차라리 바이든에게 행정권한을 이용해서라도 일부 환경 이슈와 학자금 대출 부담 완화 등을 해결하자고 압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과 맨친은 최근 대화를 나눴으며 추가 협상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연준 피봇 이후 연말 유동성이 줄어들며 미국채 시장은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BofA는 중기적으로 단기물 금리 상승과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내다봤고, BMO는 내년 상반기 미국채에 대해 보다 약세적 견해를 제시했다. JP모간은 10년물 숏포지션 유지를 권고했고, TD증권은 연준이 내년 6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연말까지 3차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2002년말 10년물 금리를 2%로 전망했다.

씨티그룹과 시타델에 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뉴욕 근무 직원들에게 연말 연휴 기간 동안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오미크론이 미국 내에서 지난주 코로나19 신규 확진 사례 중 73%를 차지해 이제 우세종이 되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영국은 일단 방역 규제 강화를 유보하고 오미크론이 얼마나 심각해질지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결정한 반면, 내년 1월 중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경제포럼은 감염 우려로 연기되었다. 모더나는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으로 3차인 부스터샷 접종시 오미크론 변이 중화항체가 37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터키리라 방어

터키 정부가 추락하는 리라화의 방어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발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무회의 주재 후 리라화의 가치 하락이 은행이 약속한 이자율을 초과할 경우 리라화 예금 보유자에게 정부가 그 손실분을 보전해주기로 약속했다. 이에 달러-리라화 환율이 반락해 한때 12리라 수준으로 25% 넘게 빠졌다. 에르도안은 이제 환율 변동성 때문에 이자 수익이 날아갈까 두려운 나머지 예금을 리라에서 외화로 갈아타지 않아도 된다며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또한 자유시장 경제나 외환제도로부터 후퇴할 의도나 필요가 전혀 없다며 시장의 불신을 잠재우려 애썼다.

앞서 기준금리를 계속 내리겠다는 에르도안의 공언에 달러-터키리라 환율은 12% 가까이 급등한 18.3633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개월 동안 리라화 가치는 절반 가량 증발해 글로벌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보르사 이스탄불 국가 100 지수가 8% 넘게 빠지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터키 국채 10년물 금리는 23.9%로 100bp 넘게 뛰었다. Danske Bank는 에르도안이 정책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실질금리 하락, 펀더멘털 약화, 보다 타이트한 글로벌 금융 여건 등으로 리라화 가치가 더 하락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美경착륙?

미국 경제는 2022년 막대한 통화 부양책과 재정 지원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살아 가는 법을 배워야만 할 듯 하다. 연준이 지난 주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3월쯤 종료하고 금리 인상에 나설 생각임을 공식 발표한데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1.75조 달러 규모의 지출 계획이 맨친 상원의원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들은 경제성장률이 올 4분기 약 7%에서 내년에 둔화되고 인플레이션 역시 수십년래 고점에서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와 같은 외부 충격에 경제가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해밀턴 프로젝트 책임자인 Wendy Edelberg는 오미크론이 여행과 외식 등 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에 일부 타격을 주겠지만 전반적인 확장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입장에서는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면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반드시 고수할 필요는 없다. Moody’s Analyt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Mark Zandi는 너무 많은 변수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마치 시속 100마일로 양 방향에서 강풍이 부는 가운데 경제라는 비행기를 착륙시키는 것과 같다”고 진단했다. 바이든 지출 법안이 이대로 주저앉는다면 경제성장률이 내년 4분기에 1.5%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은 바이든 지출 법안이 무산될 경우 내년 3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일찌감치 하향 조정했다. 다만 해당 법안 패키지에 법인세 인상이 포함되어 있어 의회 통과 실패시 금융시장에 일부 호재가 될 수 있다.

맨친의 요구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2조 달러 규모의 경제재건안에 반기를 든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현지시간 월요일 수정안을 제시해 막판 극적 타협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중도파인 맨친은 조세제도를 보다 공정하게 개혁하고 처방약값을 더 낮출 것을 요구했다. 또한 부양자녀 세액공제 확대및 전기차 세제 혜택 등과 관련해 진보진영이 그동안 거부해온 조건들을 주장하고 있어 민주당 지도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불투명하다. 여야가 50대 50으로 동석을 이루고 있는 상원에서 민주당내 단 1표의 이탈만으로 법안이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백악관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습이다. 척 슈머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맨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 상원에서 경제재건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라고 월요일 밝혔다.

獨 마이너스 성장…신임 총재

코로나19 재유행으로 강력한 방역 규제가 부활함에 따라 독일 경제가 올해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분데스방크가 경고했다. 독일 중앙은행은 현지시간 월요일 월간 보고서에서 일부 서비스 부문의 활동이 “상당히 방해받고 있다”며, 작년에 비해 매출 타격은 적은 편이지만 공급 압박이 지속되고 있어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분데스방크는 이미 지난주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다만 내년 봄이면 민간소비가 크게 늘면서 모멘텀이 되살아 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소비자 인플레이션의 경우 향후 몇개월에 걸쳐 4% 위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새로 출범한 독일 연립정부는 바이트만의 후임으로 Joachim Nagel를 분데스방크 총재로 지명했다. 독일 중앙은행 이사회에서 6년을 역임한 Nagel은 국유개발은행인 KfW Bank를 거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은행부서의 2인자이다. Christian Lindner 독일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감안할 때 안정 지향적인 통화정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경험이 많은 Nagel이 분데스방크의 정책 연속성을 확보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Nagel의 경력과 그동안의 공개 발언 내용 등을 감안할 때 바이트만과 비슷한 매파적 성향의 인물이라며, 따라서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회내 의견의 균형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유가 급락

국제유가(WTI)가 이달 들어 최대폭인 6.8% 급락하며 한때 배럴당 66달러까지 밀렸다. 오미크론 변이의 가파른 확산세로 여행 규제가 강화되고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 온 2조 달러 규모의 세제·지출 법안이 예상치 못한 맨친 상원의원의 반란에 좌초될 위기에 빠진 영향이다. CIBC Private Wealth Managemen의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인 Rebecca Babin는 오미크론 대응 관련 불확실성이 석유시장에서 두려움과 변동성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전면 봉쇄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겠다고 말하지만 결국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릴 경우 항복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