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골드만 급락, 그린슈트

골드만과 씨티그룹이 투자자들을 감동시키는데 실패하면서 금요일 JP모간 체이스 덕분에 순조롭게 출발했던 미국 1분기 어닝시즌은 ‘혼조세’가 예상된다. 골드만 주가가 4% 가까이 급락하며 은행주 약세를 이끌었고, 사상최고치를 코앞에 두고 S&P 500 지수는 4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중국발 ‘그린슈트(green shoots)’ 신호에 최근 위험선호가 힘을 얻었지만, 시장은 기업 실적을 확인하며 쉬어가자는 분위기다. 미국채는 일각에서 단기적으로 방어적 플레이를 권고했다.
무역 쪽에서는 긍정적 소식이 흘러나왔다. 중국이 농산물에 부과된 관세를 다른 제품으로 변경해달라는 미국측 요청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EU는 미국과 무역협상 개시에 시동을 걸었다. 파리노트르담 성당 대화재로 마크롱 대통령은 예정됐던 국민담화를 취소했다. 씨티그룹은 조기총선으로 코빈 노동당 대표가 영국총리에 당선될 경우 하드 브렉시트만큼 금융권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정치화되는 미-중 무역협상

중국 정부가 관세 부과 대상을 주요 농산물에서 다른 제품으로 변경해 달라는 미국측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합의를 농민들의 승리로 선전해 지지율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 7월부터 5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보복관세를 비농산물로 전환하게 될 수도 있다. 양국이 무역전쟁 종결 합의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미국측에서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철회할 의도가 없기 때문에 이같은 변경 요청이 나왔다. 트럼프가 자신의 선거 공약을 고수하고 유럽연합과 인도 등 여러 나라를 상대로 무역조치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징벌적 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합의 결과는 점점더 어려워보인다.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타 주요 제품에는 항공기 엔진과 부품, 반도체, 승용차, 화학 제품 등이 포함되어 있다.

EU-미국 무역협상 청신호

유럽연합(EU)은 양국간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양측은 최근 14년에 걸친 항공기 보조금 분쟁을 두고 신규 보복관세 위협을 주고 받기도 했다. EU 각료들은 월요일 공산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 위한 협상의 권한을 집행위에 위임했다. 작년 7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타결한 정치적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 말스트롬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9월 초까지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EU가 선의와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며 협상 개시를 지연시켜왔다. EU는 트럼프가 위협한 수입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관세를 피하기 위해 합의를 추진해왔다. 말스트롬은 “대미 관계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며 협상 날짜를 잡기 위해 바로 미국측 대표에게 연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로간에 무역 장벽을 부순다면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에반스‘2020년까지 동결’…연준 ‘새로운 피’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현 수준에서 편안해보인다며, 2020년 가을까지 금리를 바꿀 필요가 없을 듯 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을 가진 에반스는 미국 경제지표가 최근 몇 주간 약간 강해졌고 펀더멘탈은 여전히 꽤 좋다며, 올해 GDP 성장률을 장기추세인 1.75%~2% 범위로 예상했다. 그러나 “조금 걱정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2% 아래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커들로 백악관 자문은 트럼프가 허먼 케인과 스티븐 무어를 연준이사에 지명해 연준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케인과 무어가 “비전통적 인물”이라며, 트럼프는 혁신적 “파괴자(disrupter)”라고 묘사했다. 뉴욕주 4월 제조업 지수는 예상을 넘었지만, 전망이 크게 하락해 미국 경제의 성장 역풍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다. 도이치은행은 경기침체 리스크가 후퇴하고 연준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면서 미국의 경제확장은 2020년 미국 대선을 지나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과 씨티 ‘감동부족’…금융주 매력적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이 예상보다 좋은 1분기 EPS와 채권 트레이딩 수익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은 향후 전망에 집중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골드만은 투자은행 딜 잔고가 작년말 대비 줄었다고 밝힌 후 주가가 3% 넘게 하락했다. 솔로몬 CEO는 올해 출발 성적에 대해 “저조한 편”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장시키고 다각화하고 전세계적으로 보다 광범위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코어 ISI는 골드만이 “약간의 컴백 징후”를 보여줬지만 마스터스 챔피언 자리를 되찾은 “타이거 우즈의 감동적 재기” 순간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글로벌 성장과 금리 상승을 뒷받침하는 매크로 환경을 이유로 애널리스트들이 금융주 매수를 추천하고 유틸리티 업종에 대해서는 주의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의 회복 조짐과 1분기 미국 경제의 탄력성에 투자자들은 2019년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후퇴시키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연저점에서 20bp 점프해 다시 3개월 금리 위로 올라섰다. 웰스파고는 금융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두단계 업그레이드했다.

PBOC, 통화공급 통제로 선회

중국인민은행(PBOC)은 경기 회복 신호 속에 경제 진단에 대한 어조를 바꾸고 과도한 통화 공급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통화공급 “수문”을 잘 관리해서 경제가 과도한 유동성으로 “넘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분기 보고서에서 누락되었던 해당 문구의 재등장은 PBOC가 경제 개선으로 유동성 관리에 보다 신경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4월 12일 통화정책위원회의 1분기 회의 결과 성명서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견조한 발전을 보이고 경제 성장은 탄력적”이며, 시장기대와 금융지원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PBOC는 지속적인 경기대응적 조치의 필요성을 말하면서도, “전략적 초점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대규모 부양책은 피하고 싶어하는 눈치다. 시장 지향적 금리 개혁을 추진하고, 명목 국내총생산(GDP) 속도에 맞게 신용 증가세를 유지하며, 금융 부문의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개방을 촉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