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골드만의 비관, ECB 실망

(블룸버그) — 미국이 멕시코 관세 부과 시한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가 일고점을 높이고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상승으로 돌아섰다.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악관은 아직까지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고, 펜스미 부통령은 진전은 있었지만 현재로선 예정대로 월요일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 페소는 뉴스 헤드라인에 요동쳤다.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필요시 부양책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며 달러 대비 7주래 고점으로 급등했다.
이번주 파월 연준의장이 무역 긴장 속에 정책 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인하 베팅이 가열됐다. 시장은 수요일 한때 연내 70bp 이상 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했고, 일드커브 주요 구간들이 적어도 11월래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ECB 역시 비슷한 약속을 내놓았고, 호주는 3년래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일본은행 역시 부양책을 추가할 것이란 추측이 일고 있다. ADP 고용쇼크 후 금요일 나올 고용보고서가 미국 경제의 균열 징후를 더할지 주목된다. 미국 재고 급증에 국제유가(WTI)는 전일 약세장에 진입했지만 간밤 3% 가량 반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골드만의 비관

골드만 삭스는 더이상 오는 G-20 정상회담에서 미-중 무역합의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7월부터 추가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가 부과될 확률을 60%로 보았다. 멕시코의 경우 5% 관세가 부과될 확률을 70%로 보고, USMCA 협정 인준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정책 전망이 여러 면에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며, “올해 관세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부과했던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의 여지가 생겨 결국 트럼프는 내년 대선 전에 중국과 합의를 타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트럼프는 대중관세 추가조치에 대해 이달말 일본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마친 후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만은 글로벌 무역 충돌로 국경간 직접투자가 둔화될 경우 스위스프랑과 엔화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FDI가 몰리는 호주와 브라질 등은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 드라기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서 머뭇거리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드라기는 불확실성의 장기화와 보호주의 위협 확대를 이유로 정책 입안자들이 필요할 경우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일부 관료들은 금리 인하나 양적완화 재개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추가 QE에 “상당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ECB는 기존 가이던스를 연장해 사상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최소한 2020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또 은행권을 위한 신규장기대출 지원 조건 역시 공개했다. 그러나 최근 연준을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서면서 ECB의 정책 결정과 발언은 일부 투자자들에게 충분치 않았다. ECB는 내년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020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이제 1.4%로, 3월 전망했던 1.6%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1.3%, 내년 1.4%, 2021년 1.6%로 여전히 ECB의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보았다.

유로 강세

ECB의 완화 기조에도 유로는 한때 0.8%나 급등해 1.13달러를 상회했다. 단스케은행은 유로화 강세가 “회의전 시장에서의 비둘기파적 기대와 그 후 당장 완화하겠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실망감을 보여준다”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ECB는 옆으로 물러나 있어 달러 대비 유로에 “긍정적 모멘텀을 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유로화 추가 강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노무라는 유로화의 박스권 움직임을 크게 바꾸긴 어렵다며, 유로화가 1.13달러 위에 안착하지 못할 경우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맥쿼리은행 역시 유로 강세 전망에 회의적이다. 특히 1.12달러와 1.13달러선을 주목하고 있다며, “ECB 기자회견은 비둘기파적이었고, 시장은 분명히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수요 촉진책

중국은 무역긴장 격화로 경제가 위협을 받자 자동차와 전자제품 수요를 촉진하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목요일 발표된 정책은 중앙정부의 신규 지출이 담겨있지 않았지만, 지방정부에게 여력이 있을 경우 “지원”을 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방 정부는 자동차 구매에 추가 규제를 가하지 못하고 신에너지 차량(NEV) 사용을 제한할 수 없다. 또한 5G 모바일폰을 장려하고, AI와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스마트 가전제품에 대한 R&D를 촉구했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에너지 효율적인 제품으로 교체할 것을 종용하고 가전제품 제조업체들에게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라고 조언했다.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는 이번 조치가 강제력이 없어 소비 증가세 둔화를 역전시키는데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며, 중국 당국이 선별적 부양책만 내놓을 뿐 위안화에 압력을 가하거나 부채 관련 리스크를 촉발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IMF 경고…뉴욕 연은총재 ‘리스크 확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3%p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무역 긴장의 추가 고조나 금융 시장의 심각한 침체로 인해 경기 확장세가 경로를 벗어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아무도 무역 전쟁에서 이기지 못한다”며, 중국과 멕시코를 포함한 무역 상대국들과의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 전망이 여전히 견조하지만,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나의 기본 시나리오는 매우 좋지만, 동시에 우리는 언제나처럼 우리의 견해를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드커브 역전은 시장이 금리 하락을 기대하고 있다는 “상당히 강력한 신호”를 준다며, 이를 진지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