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글로벌 긴축발작, 연준리스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다른 중앙은행들도 출구전략을 서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일며 글로벌 채권 금리가 팬데믹 이전 고점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거래일 연속 올라 한때 1.806%까지 상승해 2020년 1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길트채 5년물 금리는 1%를 돌파해 201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분트채 10년물은 2019년 5월래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을 노리고 있다.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주장이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트레이더들은 5-6번 인상까지 리스크 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연준이 아직도 비둘기파적 환상에 빠져 있다며 더욱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는 “운이 좋다면” 연준이 금리인상을 통해 경제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해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생각보다 악화될 위험이 있어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만일 4차례 인상에 그친다면 개인적으로 놀랄 것이다. 25bp씩 4번 인상은 매우 적으며 경제가 쉽게 소화할 수 있다”고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화요일 예정된 재지명을 위한 상원 인사청문회에 앞서 공개한 모두발언에서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인플레이션 상승 고착화를 막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뉴욕증시의 경우 나스닥 100 지수가 장중 2.7% 넘게 급락했으나 막판 저가매수세에 반등을 시도했다. 뉴욕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에 도달했을 수도 있다는 신호 역시 호재로 작용했다. City Index의 Fiona Cincotta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보다 매파적 긴축을 고민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시장이 허를 찔려 고성장 테크주가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2020년 2월 거액의 주식펀드 매매 사실이 최근 밝혀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클라리다 연준부의장은 예정보다 2주 빠른 1월 14일에 연준이사직을 사임하기로 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빨라지는 글로벌 출구전략

골드만삭스는 미 연준이 올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하고 7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전망을 지지한다며 3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밝혔다. 스왑시장은 3월 인상 확률을 88% 정도로 가격에 반영했고, 2월말 만기 연방기금선물의 경우 숏 포지션 미결제약정이 크게 늘고 있다. 뉴욕연은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로 기록적 수준에 머물렀다.

유로존 채권시장 역시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22년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지만 그린 에너지로의 전환 노력이 ECB 인플레이션 전망을 높일 수 있다는 Isabel Schnabel ECB 집행이사의 발언이 나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이는 모습이다. 한국은행 역시 이번주 금통위에서 또다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만일 시장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하거나 향후 정책 정상화 속도를 늦추겠다는 시그널을 보낼 경우 원화 약세 흐름을 막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미국채 투자 전략

베테랑 투자자인 마크 모비우스는 시장참여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최근 급등한 미국채 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미국채 금리가 “훨씬 더 높이 갈 수 있다”며, 미국채 금리가 연간 인플레이션을 크게 하회할 경우 투자자들이 미국채를 사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7%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통화공급량이 지난해 30% 넘게 증가한 사실을 감안할 때 물가 역시 그만큼 오를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 수치가 이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BofA는 지난주 미국채 금리 상승 속도가 놀랍긴 하지만 금리 수준 자체는 충격이 아니라며, 듀레이션 비중축소와 커프 플래트닝을 추천했다. 바클레이즈는 장기물의 경우 추가 매도세는 제한적이지만 금리가 아직 매력적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고, 골드만삭스는 10년물 금리가 자사의 올해 목표치인 2%를 크게 넘어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치은행과 JP모간은 미국채 10년물 매도 포지션을 권고했다.

증시 낙관론 vs 추가 조정론

JP모간은 최근의 채권 금리 상승에도 주식시장이 버틸 수 있다고 주장했다. Mislav Matejka 등 JP모간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채권 금리가 경제 성장과 같은 바람직한 이유 때문에 상승한다면 주식은 이를 견딜 수 있다며, “적어도 실질금리 상승이 플러스로 돌아서기 전까지, 또는 실질금리가 잠재적 실질성장률 아래 머무는 한 주식시장이나 경제활동을 다치게 하진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 및 유럽중앙은행의 테이퍼링으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르겠지만 이는 은행주와 자동차 등 경기순환주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테크업종은 우월한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Marko Kolanovic는 연준 의사록 이후 위험자산의 후퇴가 과도하다며 저가 매수를 시작할 타이밍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채권 시장이 너무 갑작스럽게 요동치면 대개 주식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의 시장 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주식 밸류에이션이 사상 최고인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좀더 빠져야 이번 조정이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너진 비트코인 

비트코인이 한때 6.3% 가량 급락해 9월래 처음으로 4만 달러를 하회하며 암호화폐가 탄생한 초창기 이래 최악의 연초 성적을 예고했다. 11월초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대비 40% 넘게 빠진 셈이다. Infrastructure Capital Advisors의 Jay Hatfield는 연준의 유동성 투입이 줄면서 암호화폐가 계속 압박을 받아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 아래에서 2022년을 마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JP모간 고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5% 정도만이 연내 10만 달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고, 41%는 6만 달러를 전망했다.

미-러 대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10만 명의 군대를 배치하면서 서방 세계와의 긴장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현지시각 10일 제네바에서 8시간 가까이 협상을 벌였지만 돌파구 마련에 실패했다. 다만 양측은 대화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는 러시아측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는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우크라이나 등 전 소연방 국가의 가입을 받지 않겠다는 보장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는 각 국가가 결정할 문제라고 거부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이번주 나토(NATO)-러시아 회담 결과를 보고 최선의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셔먼은 주요 돌파구가 마련되려면 수주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