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글로벌 플래트닝, 긴축기대↑

(블룸버그) — 글로벌 통화정책 긴축 움직임에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한때 10bp 넘게 하락해 1.93%로 한달래 저점으로 밀렸다. 5년물 금리와의 격차는 78bp를 하회, 작년 3월래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1.52%선이 무너지며 9bp 가까이 빠졌다. 블룸버그 설문결과 미국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2.6%로 2분기 6.7%에서 크게 둔화된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공급 차질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다며 2%를 전망했다. 뉴욕증시는 성장 둔화 우려가 되살아나며 S&P 500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0.5% 넘게 하락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알파벳과 아마존닷컴, 테슬라 등 기술주 랠리에 장중 신고점을 경신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공공 지출 확대 계획으로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7.75%로 150bp 올리고, 12월에도 150bp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20년래 가장 공격적인 긴축에 달러-브라질 헤알 환율이 0.5% 넘게 하락했지만, 시장이 이미 다음 회의까지 총 340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한 상태라 지난 주에만 3% 넘게 빠진 헤알화의 출혈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채권시장이 글로벌 통화 긴축 베팅을 높이며 단기물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지시간 28일 정책 결정에서 시장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플래트닝

글로벌 채권 시장 리프라이싱으로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에게 경제성장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는 모습이다. 영국이 국채 발행을 예상보다 줄이면서 길트채 30년물 금리가 한때 19bp 급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전격 중단하고, 호주에선 인플레이션 상승에 통화긴축 얘기가 솔솔 나오면서 단기 금리는 오르고 장기 금리는 하락했다. 독일 역시 정부가 공급망 병목현상을 이유로 성장 전망을 하향 조정한 뒤 분트채 플래트닝이 깊어졌다. 글로벌 채권 트레이더들이 통화 긴축 전망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브라질과 유럽의 통화정책 결정은 이같은 움직임을 더욱 부채질 할 수 있다. 미국 역시 30년물 금리가 연기금 매수에 하락한 반면 단기물 금리는 연준 금리 인상 기대에 오를 전망이다. Aberdeen Asset Management는 “크게 보면 투자자들은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하는 보다 매파적인 중앙은행을 마주한 상황”이라며, “중앙은행들이 불을 지피고 그 위에 기름을 부었는데 이제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가 급락

이란과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말까지 2015년 핵협정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하면서 이란 원유 수출제재 완화 기대가 일며 유가 랠리에 제동이 걸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때 배럴당 82달러로 3% 넘게 빠졌다. 구체적인 핵협상 일정은 다음주 발표 예정이라고 Ali Bagheri Kani가 브뤼셀에서 EU측과 만난 후 트위터로 알렸다. 미국의 예상을 웃돈 원유 공급 증가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게다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에게 국내 가스 재주입이 끝나면 11월 8일부터 유럽 가스 저장 시설을 다시 채우도록 지시해 유럽의 에너지 위기 역시 한고비 넘기는 모습이다.

캐나다 금리인상 신호

캐나다 중앙은행은 공급 차질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향후 금리 인상의 잠재적 시기를 앞당겼다. 현지시간 수요일 성명서에서 정책위원회는 캐나다 국채 보유 확대를 중단해 팬데믹 이후 금융 시스템에 수천억 달러를 쏟아 부은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공급 제약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지 않고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4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을 것으로 시사했다. 매파적 기조에 한때 캐나다 달러는 미달러 대비 0.7% 급등했고, 2년물 벤치마크 채권 금리는 1.13%로 27bp 급등했다. 맥클렘 총재는 경기 회복이 완료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유지했지만 통화당국 관료들은 이제 내년 하반기 대신 중반 정도를 생각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캐나다 중앙은행이 향후 6개월 내에 금리 인상을 시작해 내년 4차례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바이든 경제정책

백악관은 민주당에게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어젠다에 대한 기본틀을 마무리져 달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주요 중도파인 조 맨친과 크리스텐 시네마 상원의원은 현지시간 화요일밤 바이든을 만난데 이어 수요일 백악관 고위 관료들과 만났다. 바이든은 다음주 영국 기후변화 정상회담 전까지 최대 2조 달러에 달하는 사회·기후 지출 프로그램에 대한 당내 합의안을 이끌어내고 싶어한다. 한편 미실현 자본이득에 23.8%의 세금을 부과하자는 소위 억만장자세 제안은 바이든의 사회지출법안 자금 마련을 위한 협상에서 빠졌다고 리차드 닐 하원세입세출위원회 위원장이 밝혔다. 대신 하원은 1000만 달러 넘게 버는 ‘슈퍼 리치’를 대상으로 최고 소득세율에 3%를 추가하는 방안을 상원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주식 사야 하는 이유

바클레이즈는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채권을 버리고 주식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은 주식 보유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을 강화시킨다며, 실제로 10월 주식으로의 자금 유입은 590억 달러 정도로 9월과 크게 차이나지 않았지만 채권의 경우 3월래 최저인 18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금리 변동성 확대가 주식으로 번지지 않았다”며, “기업 실적이 일종의 헤지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성장 둔화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일며 지난달 주식시장은 7개월간의 랠리에 제동이 걸렸지만 10월 들어선 5.3% 반등했다. 반면 블룸버그 글로벌 투자등급 채권 지수는 올해 4.3% 하락했다. 바클레이즈는 투자자들이 9월-10월에 주식 익스포저를 줄였지만 아직도 “저가매수” 모드에 있다며, 거시경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공포(FOMO)가 지배적이라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