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글로벌출구전략·연준, 中화융

(블룸버그) — 캐나다 중앙은행이 지난주 주요 경제 중 처음으로 팬데믹발 긴급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하기로 결정하면서 통화부양책 출구전략을 시사한데 이어 러시아가 금요일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50bp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테이퍼링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려 6월 예정된 차기 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이 열띤 논의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이번주 FOMC 회의에서 기존의 완화적 스탠스를 유지하겠지만 경제회복 모멘텀이 강해지면서 출구전략 시그널이 나올지 주목된다.

뉴욕증시는 4월 마킷 미국 종합 PMI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추가 경제회복 신호에 금요일 애플을 비롯한 기술 대표주와 소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바이든의 부자증세와 글로벌 감염 급증, 기업 실적 전망 등을 가늠하며 연준 FOMC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달러지수(BBDXY)는 주간기준 0.6% 하락해 12월래 처음으로 3주 연속 후퇴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견조한 기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1분기 랠리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 전문가들은 상반된 달러 전망을 제시했다.

중국 화융자산관리공사는 2020년 실적 발표가 마감 시한인 4월 30일을 넘겨 지연될 예정이라고 밝혀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할 수 있다. 화융의 회계감사인이 명시하지 않은 특정 거래를 마무리하는 데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당초 3월 31일 잠정 실적 발표 시한도 같은 이유로 넘긴 바 있다. 화융은 모든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테이퍼링

유로존 경제가 4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유로는 달러 대비 0.7% 가량 급등했다. 서비스 PMI는 8개월래 처음으로 50을 넘어 확장으로 돌아섰고, 제조업 PMI는 63.3으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들은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팬데믹 긴급 채권 매입 프로그램(PEPP)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지 여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지난 정례 회의는 아무런 정책 변화 없이 조용히 지나갔지만, 오는 6월 10일 결정은 훨씬 복잡하고 열띤 논쟁이 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정책위원들은 경제가 올 하반기에 팬데믹으로부터 강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보고 3분기부터 PEPP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할 태세다. 다른 이들은 경제 부진 가능성에 대비해 운신의 폭을 확보하자는 쪽으로 보다 신중한 접근방식을 원한다.

해당 보도에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반등해 한때 4bp 가량 올라 0.8% 부근을 시도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목요일 정책 결정 후 테이퍼링은 “시기상조”라며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CB는 지금까지 PEPP를 통해 거의 1조 유로의 자금을 경기 부양에 쏟아부었다. 연초 가파른 미국 경제 회복에 따른 글로벌 금리 급등세에 3월 채권 매입 속도를 크게 높이기로 결정한 뒤 주간 순매수를 평균 170억 유로로 연초 140억 유로에서 확대했다. 4월 부활절 연휴를 감안할 때 실제 매입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금리 인상

미국 제재조치 우려 속에 루블화 변동성이 인플레이션을 위협함에 따라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요일 기준금리를 5%로 50bp 깜짝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41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3명만이 50bp 인상을 예상했으며, 28명은 25bp 인상을 내다봤다. 이에 달러-루블화 환율은 한때 1% 가까이 급락했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중립적 통화정책으로의 복귀가 지연될 진정한 위험이 있다”며, “이같은 리스크로 인해 앞으로 보다 심각하고 상당한 금리 인상이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가 인상을 고려하겠다며, 심지어 또다시 50bp 인상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기존 3.7%-4.2%에서 4.7%-5.2%로 높이고,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예상치를 상회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NG Bank의 Dmitry Dolgin은 이번 정책결정과 코멘트 모두 “매우 매파적”이었다며, 올해 추가 두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타이밍에 있어서 러시아 중앙은행의 조심스런 가이던스에도 불구하고 긴축 기조가 더 이어질 전망이라며, 이르면 6월 차기 정책회의에서도 추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GDP·연준 주목

미국 경기 회복세가 가팔라졌다는 증거가 이번주 시장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 결과 한국시간 29일 밤에 발표될 미국 1분기 GDP 성장률은 연율 6.9%로 이전치 4.3%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예상됐다. 개인소비는 1분기 10.3% 증가가 예상되며, 3월 내구재 주문과 개인 소득 및 소비,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확실한 개선세가 기대된다. 바이든 재정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 팬데믹 규제 완화 등이 경제활동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준은 오는 FOMC 결정에서 기존 경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 동결하고 월간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역시 크게 변경하지 않을 전망이다. 파월 연준의장은 현지시간 수요일 마무리되는 이틀간의 FOMC 회의에서 서프라이즈는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글로벌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경제에 리스크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 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정책 성명서에서 경제 회복세의 지속적인 가속을 인정하면서도 양적완화 테이퍼링의 조건에 대해선 추가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 금리인상 타이밍

향후 몇 년간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베팅하는 금리 트레이더들에게 99라는 숫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99는 2023년 12월 만기 유로달러 선물이 일주일 이상 머물러 있는 가격 수준이다. 4월초 만해도 연준이 보다 매파적 스탠스로 끌려갈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으나 이제 그 열기는 상당히 식은 분위기다. 시장은 잠시 기로에 서서 방향을 가늠하는 듯 보인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를 조정하거나 채권매입 테이퍼링을 시사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연준위원들은 2023년 말 전까지는 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Manulife Investment Management는 새로운 경제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을지 확인해야 한다며, 연준이 3월 회의에서 새로운 정책틀을 기반으로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취한 점은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유로달러 포지션을 보면 연준 긴축 주기의 타이밍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기대를 굳히는데 새로운 재료가 필요한 모습이다. 1분기에 목격했듯이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경제 성장세에 공격적으로 리프라이싱에 나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타이밍은 중요하다. 이같은 움직임은 트레이더와 연준이 추세에 뒤처질 경우 다시 나타날 수 있다.

휘청이는 인도

2주 전만 해도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경제성장률을 주요 경제 중 최고 수준인 12.5%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급증하면서 이같은 낙관적 전망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인도중앙은행(RBI) 역시 이달 이번 회계연도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10.5%로 제시했지만, Shaktikanta Das RBI 총재는 감염 급증이 불확실성을 키워 경제활동의 정상화를 늦출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요일 보고된 신규 확진자 수가 34만9691명으로 최대를 기록해 지금까지 거의 1700만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가운데 모디 인도총리는 현재 전국적 봉쇄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 고빈도 데이터를 보면 이미 소매활동에서 위축이 심해지고 있어 소비가 GDP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인도 경제를 위협하는 분위기다. 다만 빠른 백신 접종과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 등을 감안해 여러 이코노미스트들이 아직 본격적인 성장률 전망치 재고는 주저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