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간밤 영국 국채금리 전반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미국채 금리 또한 장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하며 커브 전반은 스티프닝됐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3% 돌파가 임박했다는 부담감 및 반도체주 약세 속 위험자산 투심이 후퇴하면서 뉴욕증시 전반이 하락하고 미달러는 지지력을 나타냈다. VIX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미국의 민감한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긴급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 관료가 전했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20일 개통된다고 밝혔다. 오늘 아시아 장중에는 일본 소비자물가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英 국채금리 급등, 왜?..미국채 10년물도 2.9% 돌파 성공
영국 국채금리가 영란은행(BOE)의 바이백 종료와 대규모 발행 등이 겹치며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다른 유럽 주요국 뿐 아니라 미국채 금리까지 상승압력을 가했다. 영국 10년물 금리가 10bp 가량 치솟아 근 1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미국채 10년 금리도 2.9%를 상향 돌파하고 근 1개월래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며 3%까지의 추가 상승 기대를 높였다. 커브는 대체로 스티프닝됐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오늘 보고서에서 2월초의 금리급등 트라우마가 자극되며 아시아 증시에도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짙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카니 BOE 총재는 향후 몇년에 걸쳐 기준금리가 몇 번 인상될 수 있다면서도 시장이 예상하는 5월 금리 인상은 아직 확실치 않다고 BBC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의 발언에 영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그나마 제한되고, 파운드가 급락했다. 카니 총재는 올해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면서도, 브렉시트 협상과 영국 경제 향방에 따라 통화정책 결정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책 위원들이 5월 뿐만 아니라 연내 다른 회의에서도 금리를 움직일 수 있다는 인식 하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경제를 “사방에서 보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3월 소매판매는 전년비 1.1% 증가해 시장 예상을 하회했으며, 파운드-달러 환율은 원빅 가량 내려 낙폭을 키우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美 증시 하락 및 전일 위안화 환율 변동성 확대의 이유
대만 TSMC가 2분기 매출전망을 하향조정하면서 애플과 미국 반도체주 전반이 하락했다. TSMC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수요 둔화를 부진 이유로 설명했다. 애플은 작년 4분기 TSMC 매출의 약 21%를 차지했다. AMD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퀄컴 등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나스닥 지수를 1% 가까이 끌어내렸다.
한편 어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자본 계정 개방을 계속 추진하면서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와 적격국내투자회사(QDIE)의 한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위안화 환율이 급락 후 V자 반등 흐름을 나타냈다. 역외 위안화 거래량은 최근 평균보다 50% 가량 많았다고 트레이더들은 전했다. 역내 거래량 역시 323억 달러로 직전일 264억 달러와 올해 평균 195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원유 공급 과잉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유가 지지력 확보할 듯
OPEC을 비롯한 산유국들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이 거의 해소되고 있다. 과잉 재고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줄어 6월 말이면 수급 균형을 찾을 것으로 소식통이 전했다. 산유국 장관들은 20일 제다에서 회동을 갖고 감산과 관련해 향후 행보를 논의한다. 국제유가(WTI)는 미달러 반등 속 3거래일만에 하락했지만 낙폭은 0.5% 수준에 그쳐 배럴당 68달러 위에서 마감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가 루살 구제에 나설 것이란 추측에 미국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공급 충격 우려가 잦아들며 알루미늄 가격이 4거래일 만에 첫 하락했다. 러시아 당국은 루살을 임시로 국유화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루살은 미국의 제재를 피해 중국 거래선을 접촉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니켈과 다른 산업용 금속 가격도 하락했다. 이같은 원자재 시장 약세는 상대적으로 미달러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부분이다. 캐나다달러 및 호주달러 등 원자재 관련 통화 전반이 약세로 거래된 반면 달러인덱스는 0.4% 가량 올라 60-DMA를 상회했다.
美 경기 약화 우려 속속 엿보여
간밤 발표된 4월 미 필라델피아 연방 경기전망 확장지수는 시장예상을 상회했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 전망치가 올해 후반 경기 약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지표와 뉴욕주 제조업지수가 보기보다 유사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헤드라인 수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두 설문조사 결과 모두 성장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반면 신규주문 둔화 및 올해 후반 경기 약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주 제조업지수는 하락하고 필라델피아 경기전망은 오르는 등 언뜻 보기에 두 지표는 4월 전반적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 엇갈린 신호를 주었지만, 필라델피아 설문조사는 대개 결과가 더 좋게 나오는 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시장은 미국채 일드커브 플래트닝 심화 속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가 보기 드문 친-주기적 재정부양을 이끌고 있어 인플레이션이나 금융 불안정의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美 실업수당 청구 예상 상회했으나…이상無
이달 14일 기준 주간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23만2000건으로 당초 예상을 2000건 상회했으며, 7일 기준 연속수급신청자수도 시장예상보다 많았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현재 노동시장의 체력이 크게 나빠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3월의 고용 부진은 일시적 현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상당폭 또 지속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한 경기주기 중반에서 고용 확대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견해를 유지한다며, 올해 중반을 지나면서는 일자리가 20만개 이상 늘어나 이번 분기에 실업률이 4%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대개 학교 봄방학과 겹치는 부활절 연휴에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