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깊어지는 독일…美고용 이상징후?
제조업 침체가 깊어지면서 독일 경제가 거의 7년 만에 최악의 경기하강을 겪고 있다. IHS Markit에 따르면 9월 제조업 PMI가 10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서비스 PMI 역시 예상보다 더 둔화됐다. 노동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추가 징후도 나왔다. 이는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유럽 최대 경제의 악순환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유로는 한때 0.5% 가량 하락해 1.1달러 아래로 밀렸다. 무역 긴장과 자동차업계의 시련, 브렉시트 등이 겹치며 독일은 이제 불황으로 빠질 위험에 처해있다. Markit은 연내 팽창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제조업이 워낙 깊은 침체로 빠지고 있는데다 이제는 서비스 분야 역시 둔화되고 있어 4분기 역시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의 경우 제조업 침체가 서비스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며 경제 엔진이 거의 멈춰섰다. 드라기 ECB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 결정에 반발한 몇몇 내부 인사들의 공개적 비판이 부양책 효과를 약화시켜 유로존 경제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자제를 종용했다. 또한 다시 한번 각국 정부에게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 9월 IHS Markit 서비스 PMI 고용지수가 2009년래 최저치인 49.1로 수축을 시사했다. 전체 서비스 PMI 지수는 50.9로 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제조업 PMI는 51로 5개월래 고점을 기록했다.
레포시장 진정…더들리 상시개입 주장
미국 단기자금시장이 지난주 혼란에서 빠르게 진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연준의 연일 유동성 투입으로 오버나잇 레포금리는 1.92%로 안정되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관련 시장 전개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분석하겠다며, 연준 위원들이 “지준의 적절한 수준과 연준 대차대조표의 자체 확장을 재개할 시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후 연준은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해 채권 매입을 통해 대차대조표를 4.5조달러로 확대했다가, 2017년 10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채권 포트폴리오를 일부 줄였고 그 과정에서 은행권에서 현금을 흡수했다. 지난주 시장 혼란은 연준이 보유자산을 지나치게 축소한 것은 아닌지, 또 성장하는 경제의 수요에 맞춰 언제 다시 대차대조표를 늘려야할 지에 대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주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대차대조표의 유기적 성장을 재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 전 뉴욕 연은총재는 단기금리 통제를 위해 연준이 상시적 레포 시장개입 등 새로운 수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연준이 다시 미국채 매입을 재개해 보유자산을 늘리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최근 사태가 유동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은행간 자금 이동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무역 갈등과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하방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채 금리 하락 전망 우세
대부분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연준 스탠스와 지정학적 우려 증가에 단기적으로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플래트닝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반면 긍정적 경제지표 서프라이즈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여 듀레이션 중립으로 전환하고,일드커브 플래트닝이 여전히 지배적이라고 진단했다. 골드만은 5s30s 스티프너를 우선 정리후 나중에 재진입 기회 노릴 것을 권고하고, 최근 점도표는 추가 금리 인하에 장애물이 늘고 있음을 시사하지만 무역전쟁과 브렉시트, 중동 분쟁 등 리스크 분포는 여전히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모간스탠리는 당분간 2년물과 5년물 보유로 레인지 트레이딩 선호한다며, 미국채 금리가 다음 한달간 레인지 하단을 테스트할 것으로 내다봤다. 10년물의 경우 1.60% -1.85%로, 10월 15일부터 대중 관세가 인상되면서 미국채 금리가 8월 저점을 돌파할 수 있으며, 10년물이 사상최저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MO는 예외적으로 4분기에 채권 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채 시장이 글로벌 전망 불확실성으로 지지를 받고 있지만 금리 하락시 매도 압력이 나올 수 있다며, 여전히 미국 경제가 견조한데다 연준의 선제적 완화 조치와 타이트한 노동시장이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미정부는 미국채 거래량에 대한 자료 공개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내년 초부터터 주간 거래 통계를 상세히 공개하도록 했으나, 프라이싱 데이터가 빠져 일부 시장 참여자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
EM 글로벌 채권 발행 인기
신흥시장(EM) 국가들이 글로벌 채권시장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 부양책에 조달비용이 하락하고 투자자들이 다시 수익률을 쫓기 시작한 영향이다. 남아공은 작년 5월래 처음으로 유로본드를 50억 달러 발행했다.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아부다비 역시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채 금리 상승과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 불확실성으로 7주간 조용했던 시장에 먹구름이 걷히고 활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EM 달러채 발행시 지불해야 하는 미국채 대비 프리미엄이 3주전 8개월래 고점에서 최대 28bp나 하락했다.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을 발표한 영향이다. BNP Paribas Asset Management는 “스프레드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일 정도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지만 발행자 입장에선 금리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라 소위 스윗 스팟(sweet spot)에 있다”며, 추가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BofA에 따르면 “일드 매니아” 현상 속에 9월 19일까지 일주일간 EM 채권 펀드에 9억 달러의 자금이 몰렸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지수에 따르면 EM 달러 채권 투자자들은 올해들어 11%의 수익률을 거뒀다.
EM 낙관론
유가 상승, 무역 긴장,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한계 등 모든 분명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EM이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MSCI EM 통화 지수가 주간기준 3주래 첫 후퇴했지만, 내재 변동성은 약 8.25 %로 지난해 평균 아래에 머물고 있다. EM 역내통화 채권 금리는 8월 기록했던 사상최저치 4.12%와 10bp 미만 차이에 불과하다. MSCI EM 주가 지수 역시 7주래 고점에서 멀지 않다. Pinebridge Investments는 “글로벌 중앙은행 완화기조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압도함에 따라 향후 몇달간 EM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필리핀, 멕시코 중앙은행은 아마도 이번주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