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 GDP 반전, 연준 미니조정?

미국 GDP 서프라이즈에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5%를 하회하고 2년물은 약 한달래 저점으로 밀렸다. 1분기 성장률이 연율 3.2%로 블룸버그 설문 예측치 상단마저 훌쩍 뛰어넘었으나 주로 변동성이 심한 무역과 재고 효과 때문으로, 개인소비와 연준이 주목하는 PCE 근원물가의 경우 각각 1.2%, 1.3% 증가로 둔화되면서 기저 수요는 헤드라인 수치가 시사하는 것 만큼 강하지 않았다. 3% 성장을 내세웠던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믿기 어려운” 대단한 성장이라며 극찬했지만, 향후 둔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연준의 금리인상 재개가 예상보다 일찍 올 수도 있다는 경고와 오히려 저물가로 긴축이 지나쳤다는 판단에 ‘미니조정’ 차원에서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맞물리면서 이번주 FOMC가 어떤 가이던스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미국 증시는 금요일 예상보다 좋은 기업 실적에 상승 마감해 S&P 500과 나스닥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아마존과 포드가 깜짝 실적에 급등하며 인텔과 엑손모빌에 대한 실망감을 덮었다. 테슬라 머스크 CEO는 트위터 내용와 관련해 미국 증권당국과 합의했다. 달러지수(BBDXY)는 연고점에서 이틀 연속 후퇴, EM통화 약세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번주 애플 실적 발표에 미-중 무역협상, 연준과 영란은행 통화정책 회의 등 주요 이벤트가 가득하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채권 트레이더 vs 이코노미스트

트레이더들은 예상보다 강한 헤드라인 GDP 수치보다 세부 내용과 인플레이션 둔화를 눈여겨보고 단순히 추가 완화를 가격에 반영했다. 이는 FOMC가 수요일 성장 전망을 재확인하거나 금요일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온다 하더라도 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기엔 부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G는 “연준이 경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할 순 있겠지만, 금리시장의 무게중심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미국채 금리를 끌어 내리고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은 글로벌한 현상으로 특히 부진한 인플레이션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금리 인하 가능성을 거의 70%로 반영하고 있다. 반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설문 조사에서 내년까지 동결을 내다봤으며, 39명 중 단 2명 만이 올해 인하를 예상했다. 이코노미스트들과 시장 참가자들 모두 이번주 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트럼프와 푸틴, 이번엔 유가 놓고 힘겨루기

미국이 지난 월요일 이란 원유 제재 예외 연장 거부를 결정한 이후 트럼프는 사우디 등 여러 산유국과 원유 흐름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며, 모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수급 우려가 악화되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75달러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으나 금요일 3% 가량 하락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토요일 사우디가 글로벌 시장에서 이란산 원유 부족분을 메울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모든 국가가 OPEC+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가 앞장서서 OPEC+ 감산 합의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올해 6월까지 유효한 약속을 중간에 깰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란제재 예외 조치는 5월 2일 만료되며, 이에 따라 중국과 인도, 일본, 한국,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대만 등은 대체 공급라인을 모색해야 한다. 푸틴은 이로 인해 5월에 원유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중국의 원유 수요에 기꺼이 응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 불안…日 연휴에 또 플래시 크래시?

유로 약세론자들이 그토록 기다려왔던 때가 마침내 온 듯 하다. 유로존 경제지표 부진 속에 유로-달러 환율이 2년래 저점에 부근에 거래되고, 옵션 투자자들은 추가 약세를 베팅하는 분위기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더해 일본이 골든위크로 장기 휴장에 들어가면서 유동성도 줄어 유로가 갑자기 레인지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다. 지난 1월 일본 연휴 기간 나타났던 엔화의 플래시 크래시와 같은 현상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유로화 매수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는 5월 1일 FOMC 결정 역시 중대한 기조 변화가 예상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할 듯 하다. 유로화가 1.13달러로 반등에 실패할 경우 올해 지금까지 목격했던 수준보다 더 낮은 거래 범위를 형성할 수도 있다. 심리적 지지선인 1.1달러 아래로 내려가 2017년 프랑스 선거 당시 수준으로 추락할 위험이 있다. 관심을 모았던 스페인 총선은 집권당이 승리했지만 연정을 위한 양보가 필요할 듯 보인다.

BOE 매파적 서프라이즈?

영국 투자자들은 영란은행(BOE)이 보다 매파적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을 얕잡아보고 있다. BOE는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동결이 예상되지만 낮은 실업률과 브렉시트 연기로 한명 이상의 정책위원이 인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 머니마켓은 2021년까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인상 소수 의견이 나올 경우 파운드와 길트채 금리가 오를 수 있다. UBS는 매파적인 톤이 나올 수 있다며, 정책당국이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정치 리스크는 물론 고용 및 소매판매 지표 강세 역시 주목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브렉시트 연기로 BOE가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8월에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24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6명은 적어도 한 명의 정책위원이 이번 목요일 즉각적인 긴축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BOE는 이번에 경제 전망도 업데이트한다.

헤지펀드 VIX 순매도 사상최대…낮은 변동성 지속

미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변동성은 찾아볼 수 없는 분위기다. 헤지펀드는 이같은 고요가 지속될 것으로 베팅하며 CBOE 변동성지수(VIX)를 최소 15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매도하고 있다. CFTC 선물 거래동향 보고에 따르면 4월 23일 마감 주간 기준 헤지펀드들의 VIX 순매도가 약 17만 8000계약으로 자료가 기록되기 시작한 2004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하락에 대한 공격적 베팅은 자신감이나 자만의 증거가 될 수 있다. VIX는 소폭 올랐지만 여전히 13 밑으로 지난 20년 평균치보다 30% 이상 아래다.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최근 VIX 포지셔닝 데이터의 정보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CFTC 데이터는 특히 변동성 매수 포지션을 가진 ETP나 헤지 또는 상대 가치 전략으로 롱과 숏을 같이 들고 있는 트레이더들의 포지션은 감안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