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레딧 몰락? 美부양책 표결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공매도 과열 종목의 급등세를 촉발했던 레딧 개미군단의 투자 광풍이 무너지고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에 눈을 돌리면서 S&P 500 지수가 이틀 연속 1% 넘는 상승을 이어갔다. 장 마감후 구글의 알파벳과 아마존은 예상보다 좋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올 3분기에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앤디 제이시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주고 회장으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러(DXY)는 숏커버에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1.9조 달러 부양책을 신속 통과시키기 위해 예산 결의안을 상원에 제출해 논의를 개시했다. 상원은 목요일에 이 결의안의 통과를 시도할 예정이며, 하원 역시 자체 구제안을 이번주 투표로 결정한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예산조정권을 발동하더라도 공화당의 참여는 가능하며 그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민주당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느리게 또는 소심하게 움직이는 모험을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1분기 부진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결코 아직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 하원 탄핵소추위원들은 다음주 탄핵심판을 앞두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월 6일 내란선동을 통한 미의사당 난입 사태의 책임이 특히 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측은 그의 연설을 이유로 탄핵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로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탈리아 마타렐라 대통령은 연립정부 붕괴에 따른 정국 위기 돌파를 위해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를 만나 신임 총리직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로는 반등을 시도했다. 한국 외환보유고는 1월 말 4427.3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3.7억 달러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레딧 트레이드 몰락?

레딧 개미군단의 투자 광풍 트레이드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게임스탑 주가는 전일 31% 후퇴한데 이어 간밤 60% 폭락했다.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는 41%, 익스프레스는 32% 하락했고, 은 선물 역시 9% 넘게 빠졌다. Mirabaud Securities의 Mark Taylor는 “숏스퀴즈 모멘텀이 결국 피할 수 없는 끝에 도달했다”며, 월가에 대항한 개미투자자들의 세력 결집과 분노가 힘을 다한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들의 공매도로 거의 죽어있던 주식을 상대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을 불러 일으켰던 레딧의 월스트리트벳츠 대화방엔 이제 엄청난 손실을 봤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Personal Capital의 Craig Birk는 “온라인 상에서 이들 종목을 매수해서 보유하자는 탄원이 일고 있지만 지금 그럴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Huntington Private Bank의 Chad Oviatt은 “이처럼 초기 단계의 투기를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이제 문제는 그 기업의 펀더멘털이 어떤지가 된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펀데멘털이 주가를 움직이게 되고, 이 시점에선 이들 종목이 보다 합리적 주가 수준으로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억만장자 투자자인 Mark Cuban은 아직 열풍이 끝나지 않았다며 로빈후드가 거래제한을 완전히 풀면 월스트리트벳츠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라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여유가 있다면 팔지 말고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이들 주가의 극심한 변동성이 금융안정 시스템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골드만 ‘실버 숏스퀴즈 없다’

골드만삭스는 월요일 나타났던 실버 랠리가 숏스퀴즈를 유발할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면서도 여전히 은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은 선물 가격은 최근 개미군단의 투자 광풍에 휩쓸려 8년래 고점으로 급등했다가 화요일 바로 이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전일 상승분을 반납했다. 은의 포지션 한도와 상대적으로 풍부한 현물 공급을 감안할 때 게임스탑과 같은 숏스퀴즈는 항상 “도달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숏은 투기적이며 만기 전 숏커버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숏은 산업 생산자들이 미래 실적을 헤지하는데서 비롯된다”며, “원자재 상품 숏 포지션의 경우 대부분 실물이 뒷받침하기 때문에 매수가 이어져 숏 스퀴즈가 발생하는 일은 없다”고 지적했다. 은을 비롯해 레딧 개미군단에게 인기를 끌었던 종목들이 급락했지만, 골드만은 은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버리지 않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태양광 발전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은 가격이 온스당 33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은 이번 사태가 시장과 정치에 있어서 포퓰리즘의 영향력 확대를 부각시켜 주었다고 평가하고, 각국 정부가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면서 보다 확장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원자재 상품에 대한 자사의 강세 견해를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연준 테이퍼링

파월 연준의장은 적어도 아직까지 연준의 대규모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테이퍼링 논의 재개는 시간 문제일 뿐이며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파월은 지난달 FOMC 기자회견에서 “출구에 대한 그 모든 관심은 시기상조”라며, 연준 동료들에게 향후 예측보다는 당장 직면한 현안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미국채 시장은 올해 후반 경제가 재정 지원과 백신 보급으로 회복할 것이란 낙관론 속에 연준이 언제양적완화 프로그램 조정에 나설지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2021년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해 발언하자 파월은 연준이 한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는 모습이다. Deutsche Bank Securities는 테이퍼링과 관련해 연준 위원들 간에 긴장이 존재한다며, “언젠간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당연하다.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조차 다양한 견해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금요일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매우 열정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월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일부에선 실업률이 연말 5%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연준이 테이퍼링 기준으로 제시했던 인플레이션과 고용의 “상당한 추가 진전”으로 판단할 수 있어, 현재 조기 테이퍼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연준 위원들이 컨센서스를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PGIM Fixed Income은 연준이 “낯선 미개척지에 서 있다”며, “상당히 어려운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여러 정책입안자들이 상황을 서로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더블딥 우려

작년 4분기 유로존 GDP 성장률은 전기비 -0.7%로 시장 예상치 -0.9%보다는 나은 성적을 기록했다. 독일과 스페인이 우려와 달리 경기위축을 피한 덕분이다. 이탈리아 분기 성장률은 -2%로 다시 추락했다. 유럽 전체 2020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6.8%로 나타났다. 유로존은 작년 펜데믹 발발 당시 경험했던 경기 침체 충격을 피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백신 접종 출발이 혼란스러워 봉쇄 조치가 좀더 연장될 수 있어 단기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독일의 경우 Jens Spahn 보건장관은 올해 1분기는 물론 4월까지도 백신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현재 3월말로 시한을 정한 비상사태를 적어도 6월까지 연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유럽이 올 1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더블딥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1월초 추정했던 -4%보다는 나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유로존이 코로나19 위기로부터 회복되는 속도가 세계 다른 나라보다 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중앙은행은 필요시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1.85조 유로 규모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과 은행권에 대한 관대한 장기대출, 사상최저 기준금리 만으로 유리한 금융 여건을 유지하는데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OPEC+ 다음 전략은?

OPEC+는 이번주 공동각료감시위원회(JMMC) 회동에서 글로벌 석유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전략의 성공을 자축할 수 있겠지만 조만간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전망이다. 압둘라지즈 빈 살만 사우디 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이 지난달 추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약속하면서 유가는 팬데믹발 충격에 잘 버텨왔다. 국제유가(WTI)는 한때 3.2% 급등해 1년래 고점을 경신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를 향하고 있다. 덕분에 OPEC+가 당장 산유량 정책을 조정해야 할 부담은 덜었지만 이제는 얼마나 오랫동안 공급을 제한해야할지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시기다. 이란이 산유량을 한두달 안에 미국 제재 이전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하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딜레마의 중심에는 사우디와 러시아 간의 근본적인 긴장이 놓여 있다. 사우디는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더 높은 유가를 추구해 온 반면 러시아는 이같은 부담이 없어 자국의 시장점유율을 되찾고 싶어한다. OPEC+는 올해 하루 200만 배럴 가량 증산할 예정으로 1월에 우선 50만 배럴을 늘렸으나,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연료 수요가 위협받으면서 이후 2개월간 동결에 합의했다. JMMC가 이번에 새로운 정책을 조언할 가능성이 낮으며, 3월초 전체 OPEC+ 회의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