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3년간 제로금리, 파월실망

(블룸버그) — 연준이 2022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제로부근으로 계속 유지하고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일단 멈춰 “적어도 현 속도”로 묶어둘 생각임을 시사하면서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재차 확인했다. 뉴욕증시는 잠시 반등을 시도했으나, 파월 연준의장이 일드커브 통제 전략을 논의했지만 아직 결정된게 없다고 밝힌데다 전반적으로 조심스런 경기 판단에도 성장 회복시 부양책을 거둬들이겠다는 원론적 발언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S&P 500은 재차 하락했다. 채권 강세론자들이 힘을 얻은 가운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10bp 넘게 밀렸고, 달러(BBDXY)는 장중 0.9%나 빠지며 3월래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200선을 내주었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연준의 동결 기조가 시장을 지지하겠지만 경제를 되살리는데 충분할지 확실치 않다는 판단이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추가 재정부양이 필요하며, 특히 코로나19로 영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산업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 의원들은 약 250억 달러 규모의 국내 반도체업종 지원안을 발의했다. 스타벅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이번 분기 매출 타격이 최대 3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면서 주가가 4.1% 급락한 반면 테슬라는 모델3에 대한 중국 수요 급증에 주가가 9% 가량 급등하며 사상처음으로 10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유가(WTI)는 미국 원유 재고가 지난주 사상최대로 늘면서 한때 3% 넘게 빠졌다. 일본은행은 다음주 정책회의에서 기존 스탠스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전염병 전문가안 파우치 박사가 코로나19 종식이 아직 멀었다고 경고하고 경제 재개로 미국내 2차 유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9일 오클라호마주에서 선거 유세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제로금리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제로 부근에서 유지하고, 적어도 2022년 말까지 동결기조를 시사했다. 또한 대규모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하한을 정했다. FOMC는 성명서에서 “가계와 기업으로의 신용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연준은 향후 몇 달 동안 미국채와 MBS 보유를 적어도 현재 속도로 늘려 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유지하고 통화정책이 효과적으로 보다 광범위한 금융 여건으로 파급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연은은 관련 성명서에서 매입 증가 속도는 미국채의 경우 월간 약 800억 달러, MBS는 약 400억 달러라고 명시했다. 연방기금 목표금리 범위를 0%~0.25%로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연준이 작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업데이트 된 전망에서 모든 정책입안자들은 기준금리가 2021년 말까지 제로 부근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2명을 제외하고 모든 연준위원들은 2022년 내내 정책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4월과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가 중기적으로 “상당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판단했다. 파월은 5월 깜짝 고용보고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조심스런 경제 전망을 유지했고, 금리 인상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준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6.5%로 추락한 뒤 내년엔 5%로 반등을 예상했다.

암울한 OECD 전망

OECD는 분기 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6%로 내다보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다시 유행할 경우 -7.6%까지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유행 시나리오는 팬데믹 진정 만큼이나 확률이 높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정책 입안자들은 기업과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한 생명줄을 섣불리 거둬들여선 안되며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러 국가에서 봉쇄 조치를 완화함에 따라 경기침체의 최악은 지나고 있다는 일부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OECD는 근로자와 기업 지원을 너무 일찍 거둬들일 경우 팬데믹의 사회적, 경제적 피해가 더 오래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 일부 공화당원들은 이미 5월 깜짝 고용 증가에 추가 부양책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OECD의 견해에 따르면 기업 도산 증가와 실업 장기화 같은 리스크가 여전히 높다. Laurence Boone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당시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경제성장과 고용성장이 모멘텀을 다시 얻을 때까지 이번 과도기를 지원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같은 불확실성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이것이 이번 위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다. 상황이 워낙 급변할 수 있고 매 주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이대로 끝날 경우 미국과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올해 각각 -7.3%, -9.1%로 전망했다. 중국은 -2.6%이 예상된다.

미국 소비자물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월 -0.1%로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월은 2008년래 최대 하락폭인 -0.8%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수요를 여전히 억누르는 모습이다. 근원 CPI 역시 전월비 0.1% 하락했고, 전년비로는 2011년래 최소폭인 1.2% 상승에 그쳤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매우 급격히 하락하며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수요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월간 수치로는 아마도 디스인플레이션 피크에 도달한 듯 보이지만 전년비 하락세는 향후 몇달간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디플레이션 위험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지만 이제 곳곳에서 자택대피령을 해제하고 있어 수요 회복으로 물가도 오를 전망이다. Amherst Pierpont는 “경제가 정상으로 되돌아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그때까지 CPI를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팬데믹으로 항공여행과 의류 쇼핑 등이 크게 타격을 입으면서 CPI를 구성하는 일부 품목의 물가에 이상현상이 발생해 CPI가 소비자들이 현재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ECB 여전히 부족

유럽중앙은행(ECB)이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을 6000억 유로 늘렸지만 씨티그룹은 유로존의 채권 발행 증가를 감안할 때 약 1500억 유로가 부족하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PEPP는 현재 1.35조 유로에 달한다. 이같은 불균형이 악화될 경우 이탈리아와 같은 부채가 많은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조달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CB의 백스톱이 유럽 채권 수요의 주요 원동력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유럽 국가들이 지출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을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수요 역시 아직까지는 매우 강하다. 화요일에만 아일랜드와 스페인, 그리스가 200억 유로 이상의 채권을 발행했고, 영국과 합치면 주문이 거의 30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탈리아는 월요일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규 채권 발행을 발표했고, 독일과 핀란드도 시장에 나온다. 프랑스 재무부는 2020년 채권 발행을 300억 유로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양에 나서면서 유럽의 자금조달 수요는 올해 막대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유로존 국가들이 올해 최소 1.2조 유로의 채권을 발행해야만 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지만, 그 수치를 넘길 수도 있다. ING Groep은 이처럼 막대한 공급 물량은 시장에 자취를 남긴다며 “채권 쓰나미”가 계속된다고 진단했다. Luis de Guindos ECB 부총재는 필요시 추가 액션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 상품 트레이딩의 부활

한때 트레이딩 부문의 왕좌를 누렸던 골드만삭스그룹의 원자재 상품 비즈니스가 요동치는 시장 덕분에 올해 들어 5월까지 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십년래 최고의 출발로, 대부분은 Anthony Dewell과 Qin Xiao가 이끄는 석유 트레이딩에서 나왔다. 이들은 펜데믹에 따른 경제 멜트다운의 위험을 예견하고 유가 붕괴에 대비해 숏 포지션을 취했다. 전례없는 시장 대혼란에 유가가 마이너스로 급락해 기업 리스크 매니저의 허를 찔렀으며 개인 투자자들은 베팅을 되감아야했다. 그러나 월가 트레이더들에겐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2년 전만해도 해당 사업은 불확실한 미래에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해 새로 취임한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올해 변동성 확대에 거래가 늘면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 덕분에 대형은행들은 글로벌 팬데믹과 경기 악화로 인한 다른 사업 부문의 타격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