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슈퍼비둘기? 시장 방어 부족

(블룸버그) — 이번주 미국과 영국, 일본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신흥국마저 통화정책 회의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어 투자자들은 빅이벤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이 ‘슈퍼비둘기’로 무역전쟁과 글로벌 성장 둔화에 대응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는 여전하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부 위원들은 필요시 경기를 지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해 금리 인하나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 증시는 FANG 등 기술주 랠리에 상승했다. 6월 뉴욕주 제조업지수가 사상최대폭 하락하고 NAHB 주택시장지수마저 부진하게 나왔지만 미국채 금리는 최근 급격히 빠진 단기물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달러지수(BBDXY)는 한때 0.1% 넘게 밀렸으나 뉴욕장 오후들어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무역 갈등 장기화 조짐 속에 중국은 미국채 보유규모를 약 2년래 최저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란은 조만간 2015년 핵합의를 어기고 저농축 우라늄 비축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은 중동에 추가 파병을 준비하고 있어 중동 지역 긴장 역시 심상치 않은 분위기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과 G-20 리스크에 방어 부족한 시장

금융시장을 보면 투자자들은 연준 정책 경로의 방향 전환과 미-중 무역협상 등 가능한 주요 이벤트에 대해 별다른 충격을 예상하지 않고 있는듯 하다. 이번주 FOMC는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하거나 혹은 향후 금리인하를 시사할 수 있다. 아니면 여전히 견고한 경제 성장을 이유로 인내심을 이어갈 수도 있다. 다음주말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궤도에 오르지 못할 경우 투자자들은 추가 관세 인상을 대비해야만 한다. JP모간은 이같은 이벤트로 시장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 내재 변동성 리스크 프리미엄이 역사적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고 진단했다. “옵션 시장은 향후 몇 주간 시장이 직면하게 될 중요한 이벤트 리스크에 대비해 충분한 방어벽을 쌓지 않았다”며, 연준이 기대와 달리 보다 신중한 스탠스를 취할 경우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치은행은 주식 포지셔닝이 여전히 높은 편이며 변동성 스파이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증시를 지지해온 기업 자사주매입 역시 이달말 분기 블랙아웃 시기에 접어들기 시작한다. 웨스턴 자산운용은 무역협상 붕괴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75%까지 하락할 수도 경고했다.

블랙록 ‘위험자산 랠리 더간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영진 대다수는 지난주 런던 회동에서 완화적 통화 정책과 금융 안정을 지적하며 위험자산에 우호적 환경이 적어도 12개월 더 이어질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무역과 연준은 여전히 큰 의문으로 남아 있다. 미국이 중국과 멕시코 등 무역상대국과 긴장이 고조되며 성장 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있고, 시장은 연준의 상당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주 FOMC는 연준이 시장 기대를 관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시장의 인하 기대가 연준의 정책 스탠스로부터 크게 벗어나 있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이 3개월 시계로 비중확대를 권고한 투자는 미국 주식과 신흥시장 주식,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 미국 지방채 등이다. 반면 유럽 주식과 채권에 대해서는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CS 역시 리스크가 상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멜트업’이 가능해보인다고 전망했다.

JP모간 자산운용 ‘회사채 팔고 국채 산다’

JP모간 자산운용은 “미래가 꽤 어둡다”며 회사채를 고점에서 팔고 대신 국채를 사겠다고 밝혔다. 크레딧물에 강세의견을 제시한지 일주일만에 180도 태도를 바꾼 것이다. 5월 대체로 매도세를 보였던 크레딧 스프레드는 트레이더들이 연내 금리 인하 베팅을 확대하면서 다시 랠리를 펼치고 있다. 하이일드 리스크 프리미엄은 6월 3일 이후 거의 50bp 타이트해졌다. JP모간은 해당 스프레드가 현 수준보다 25bp 더 움직이면 매도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지수 스프레드는 6월 14일 기준 395bp였다. 크레딧 시장보다 국채를 선호하게 된 이유는 경기 사이클이 후기에서 마무리 단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로 가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롱 듀레이션 자산을 원한다며, 3개월-10년 만기 미국채 금리 역전이 한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어려움이 닥칠 것이라는 채권시장의 분명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FOMC 앞두고 엔화 대비 유로 매도하라

TD증권은 FOMC 결정을 앞두고 방어용 헤지로 엔화 대비 유로를 매도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리스크가 낮은 이벤트가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무너질 경우” 이같은 전략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유로-엔 환율을 목표 120.00, 손절 123.50로 122.03에서 매도하라며, 연준이 “극단적”으로 비둘기파적이거나 매파적으로 나올 경우 엔화에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둘기파적 결론은 미국채 단기물 금리 급등을 초래해 달러-엔 환율이 조정될 수 있으며, 이경우 증시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EM이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유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 반면 매파적 결과가 나올 경우 위험자산이 계속 후퇴하면서 유로-엔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 美 주식 트레이딩마저 폐쇄?

도이치은행 CEO가 1차 구조조정안을 발표한지 1년여만에 2차 개혁안도 틀이 잡혀가는 모습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제빙은 또 한차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 주식 트레이딩을 폐쇄할 수도 있다. 또 500억 유로 규모의 불필요한 자산을 처리하기 위한 부문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채권 비즈니스 축소 역시 가능한 옵션이다. 미국 주식 거래를 완전히 접는 방안은 미국 시장의 접근성을 원하는 유럽계 고객들의 요구를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유리하지 않다. 감독 이사회는 지난주 콜에서 가능한 옵션들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도이치는 제빙 취임후 주식 트레이딩 인력을 25% 줄였으며 채권 트레이딩 역시 감원을 단행했지만 기대만큼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SG는 도이치가 트레이딩 부문에서 수익이 매우 낮거나 적자를 내고 있으며,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경우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