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中 하늘길 폐쇄, OPEC+ 진통

(블룸버그) —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 항공사의 취항 정상화 요청을 거부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항공사 소속 여객기의 미국 운항을 막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항공사는 미국 항공사의 중국 운항 횟수만큼만 미국으로의 운항이 제한된다. 미 교통부는 해당 명령이 6월 16일부터 발동되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점화된 양국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되어 하늘길마저 폐쇄되는 분위기지만 뉴욕증시는 예상보다 양호한 미국 경제지표에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지며 랠리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 넘게 올랐고, S&P 500 지수는 3개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운항 제한에 따른 적자 부담 완화와 여행 수요 회복 신호에 항공주가 날아올라 유나이티드항공 주가는 13% 가량 급등했다.
안전자산 후퇴로 달러(BBDXY)는 3월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리며 2개월만에 6% 이상 하락했다. 미-중 관계 악화와 미국내 사회 불안에도 불구하고 펜데믹발 글로벌 불황을 둘러싼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미 가격에 반영된 듯 보인다고 Acadian Asset Management는 진단했다. 유로는 PMI 반등과 역내 부양책 기대에 7거래일 연속 오르며 2013년래 최장기 랠리를 펼쳤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정은 예상을 뛰어넘는 1300억 유로 규모의 부양책 패키지에 합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지시간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5000억 유로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확대를 기대하는 시장에 실망을 안겨줄 경우 유로화의 회복세는 위협받을 수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코로나19발 경제 충격이 정점을 찍은 듯 보인다며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고, 브라질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35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국 4월 경상수지는 31.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조건부 감산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일부 국가의 감산 속임수에 대해 최후통첩을 보냈다. 양국은 공급 제한을 한달 더 연장하기로 일단 합의했지만 다른 산유국들이 약속한 생산 쿼터를 100%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전일 감산 연장설에 한때 4% 넘게 급등했던 국제유가(WTI)는 장중 2.5% 가량 밀리기도 했다. 새로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OPEC+는 예정대로 다음달 공급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한다. 러시아와 사우디는 특히 이라크, 나이지리아, 카자흐스탄, 앙골라에게 5월과 아마도 6월 이행하지 못한 감산분을 7월~9월에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지난 3년간 OPEC 합의를 종종 어겨온 이라크와 나이지리아는 지난달 역시 약속했던 감산분의 절반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월요일 블룸버그 설문 결과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5월에 너무 많이 생산했기 때문에 향후 몇달간 공급량을 할당받은 쿼터보다 줄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美실업 최악 지나

미국 기업들의 일자리가 5월에 예상보다 적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이 최악은 지났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제공했다. ADP 취업자수는 5월 276만명 감소해 시장 예상치 900만명 감소보다 훨씬 양호했다. 4월치는 -196만명으로 당초 -202만명에서 소폭 수정됐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 고문은 해당 수치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양호했다”며 “숫자가 워낙 좋아 매우 기쁜 소식이지만 실업수당 청구건수만 더해 계산한 수치에서 크게 벗어났기 때문에 혹시라도 뭔가 이상한 점이 있는지 깊게 들여다봐야겠다”고 폭스 비즈니스에서 말했다.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상당수가 급여보호 프로그램(PPP)으로 정부 지원을 받은 덕분에 5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고용은 43만50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대기업의 경우 16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중견기업은 72만2000명 감소했다. ADP Research Institute의 Ahu Yildirmaz 공동 소장은 “코로나19 위기의 파장이 모든 규모의 사업체에 계속해서 부담을 주고 있다”며, “노동시장이 팬데믹 영향에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지만 일자리 손실은 4월이 피크였던 것 같다. 많은 주에서 단계적으로 비즈니스를 재개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금요일 노동부가 발표할 5월 고용보고서에서 민간부문 고용은 700만명 이상의 감소가 예상되며 실업률은 19.5%로 전망된다. 5월 30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84만3000건으로 이전치보다 줄어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ISM 비제조업지수가 5월 45.4로 이전치 41.8에서 크게 개선되며 서비스업종이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중국 자극하는 英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중국이 과거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에 국가보안법을 강행할 경우 최대 300만명의 홍콩 거주자에게 영국에서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의 직접 개입으로 민주주의 주창자들이 홍콩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하는 국가보안법을 놓고 영국의 대중 압박 수위가 훨씬 높아졌다. 존슨은 The Times of London 신문 기고문에서 “많은 홍콩인들은 중국이 수호하겠다고 약속했던 삶의 방식이 위협받고 있다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만약 중국이 이들의 두려움대로 강행한다면 영국은 양심상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의무를 지켜 대안을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발끈해 존슨의 발언이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며, 협정에 따라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모든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Zhao Lijia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은 벼랑 끝에서 뒤로 물러나 냉전시대와 식민주의식 사고방식을 버리고 홍콩이 중국에게 반환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만 한다. 즉시 홍콩과 중국의 내정에 간섭을 중단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HSBC 아시아 CEO인 Peter Wong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BOE 노딜 브렉시트 대비 권고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가 시중 은행들에게 노딜 브렉시트 대책을 강화하라고 조언하면서 연내 EU와의 무역협정 타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시간 화요일 금융기관 대표들과의 컨퍼런스 콜에서 베일리 총재는 브렉시트 과도기가 합의 없이 종료될 시나리오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을 가속화하라고 촉구했다. 영국과 EU 관료들이 연장에 합의하지 않는 한 브렉시트 이전의 관계를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는 과도기는 올해 말로 끝나게 된다. 연장 요청은 6월말 전에 영국 측이 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존슨 총리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로 무역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이미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EU 회원국 내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해왔다. 한편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이번주 돌파구 마련이 힘들어 보이는 가운데 EU는 존슨 총리를 설득해 타협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또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영국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한다면 EU 역시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을 존슨 총리에게 제시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그렇게 되면 올 하반기에 합의를 기대할 수 있다.

연준 지방정부 대출지원 확대

연준이 주와 지방정부를 위한 5000억 달러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해 각 주마다 인구 규모에 상관없이 최소 2개 도시나 카운티가 지방정부 유동성기구(MLF)에 직접 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이나 공항 등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의 운영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MLF는 연준이 펜데믹에 따른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9개의 긴급 대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연준인사들은 지자체가 심각한 재정난에 공공서비스를 줄이고 직원들을 내보내야 할 경우 경기 침체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이 4월 9일 해당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투자자들의 지방채 수요가 되살아나 신용등급이 좋은 기관이 발행한 채권의 금리가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내려가 많은 경우 중앙은행에 손을 벌일 필요가 없게 되었다. Western Asset Management는 일부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중기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제 디폴트 걱정은 덜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