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긴축 연타, 정상화 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1.9%까지 오르면서 2% 빅피겨 돌파 시도는 이제 시간 문제인 듯 보인다. 뉴욕장 오후 들어 1.82%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다음주 FOMC에서 보다 공격적인 매파적 스탠스가 확인될 경우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2019년 5월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을 벗어났고, 머니마켓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10월에서 9월로 앞당겼다. 뉴욕 증시는 장중 반등을 시도했으나 결국 약세로 마감해 나스닥 종합지수가 11월 고점대비 10% 넘게 밀렸다. BofA는 4분기 트레이딩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미쳤지만 대출이 늘어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모간스탠리는 주식 트레이딩 수입이 예상보다 크게 늘고 수익 목표를 높여 주가가 한때 4% 넘게 급등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책무라며 연준의 통화부양책 축소 계획을 지지했다. 그는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의 체력과 최근 인플레이션 속도를 감안할 때 정책 지원을 재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시 러시아에게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제재조치를 가하겠다며 엄중한 비용을 치를 각오를 하라고 경고했다. 2조 달러에 달하는 경제 어젠다의 경우 의회 통과를 위해 작은 버전으로 쪼개야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중 관세에 대해서는 아직 철폐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중국이 먼저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핵합의복원 문제는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석유 공급을 늘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트유는 11월 말 이후 25% 가량 뛰어올라 배럴당 88달러 부근까지 왔다. 일각에선 유가 100달러 시대가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긴축 연타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로 연타를 날릴 경우 채권과 주식 시장 모두 불안해질 위험이 있다. 과거에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을 거의 동시에 실시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시장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지만 이미 투자자들은 우려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10거래일 동안 8% 넘게 빠졌고, 미국채는 이달 2.3% 하락했다. 전 미 재무부 관료로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Janice Eberly는 연준이 현재 고려하고 있는 긴축이 전례없는 스케일이라며, “특히 금리 변경과 더불어 대차대조표를 움직이기 전에 시장의 반응을 가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트레이더들은 3월 리프트오프 이후 몇개월 안에 연준이 채권 포트폴리오 축소에 나설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2017년의 경우 연준은 첫 정책금리 인상 이후 거의 2년이 지나서야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시작했다. 파월 연준의장 등 연준 위원들은 이번엔 더 빠르게 움직일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올해 중반이면 FOMC가 2%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 액션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올해 5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올해 3분기에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상화 베팅

트레이더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며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백신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제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경제 재개시 수혜가 예상되는 웰스파고 선정 주식 바스켓은 금리에 민감한 테크주 지수 대비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원자재 상품 랠리 역시 투자와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를 더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부양책을 거둬들임에 따라 분트채 10년물 금리는 2년 반만에 플러스 전환을 시도했다.

오안다의 Craig Erlam은 “끝이 다가오고 있다는 낙관론이 커지고 있고 이같은 견해가 시장 전반에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모든 시장의 공통 테마는 경기 회복이며 이제 회복이 지속될 것이란 믿음”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의 Naka Matsuzawa는 “이번 변이가 진정될 것이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시장이 따라가고 있다”며, “적어도 시장참가자들이 오미크론 사례 감소나 코로나 사망률 하락으로 팬데믹 종식의 가능성에 관심을 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옐런의 자신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 경제의 회복을 방해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한 연설에서 “물론 오미크론이 도전을 가해 앞으로 몇 달 동안 일부 지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한 세기 동안 가장 강력했던 경제 성장 기간 중 하나를 탈선시키진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옐런은 미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과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 지출 덕분에 오미크론으로부터의 보다 심각한 충격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3월에 제정된 1.9조 달러 규모의 ‘미국구조계획법(American Rescue Plan)’은 코로나19를 퇴치하고 가계와 기업이 경기침체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왔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40년래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오미크론 감염 확산을 이유로 올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오미크론 충격은 2분기부터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은 바이든 행정부의 장기 투자 법안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이 지난 12월 민주당내 내홍으로 무산된 뒤 의회에서 이를 수정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다며, 교육과 기후변화, 국제조세제도 개혁 등 많은 부분이 거의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낙관했다.

中부동산 규제완화?

중국 규제 당국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해 사전분양 주택 자금에 대한 접근 제한을 완화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부동산 채권 가격과 주가가 수요일 급등했다. 하이일드 달러 채권은 1달러당 최대 10센트 뛰었고, 불과 며칠전 전례없는 바닥까지 급락했던 Country Garden Holdings와 Sunac China Holdings의 채권 가격은 기록적 상승을 나타냈다.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선호주인 Agile Group Holdings는 2015년래 최대폭인 13% 급등했다.

이번 주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신뢰와 금융 전이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규제 완화 소식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크레딧 시장에 반가운 단비가 될 수 있다. 아직 전환점이 될지 확실치 않지만 트레이더들은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베팅을 거부하기 힘들어 보인다. Lombard Odier Asia Pacific의 최고투자책임자 Jean-Louis Nakamura는 “이것은 바로 우리가 기대해 왔던 것”이라며, “시장에 일부 진정과 차별과 지속가능한 안정을 되찾아 주려는 움직임이나 혹은 적어도 우량한 개발업체의 스프레드만이라도 개선되는 모습은 이미 상당한 진전”이라고 지적했다.

英인플레이션 우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더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2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높은 전년비 5.4%로 1992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베일리는 현지시간 수요일 의회에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그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상승 리스크가 영국 인플레이션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금 상승 압력 역시 높아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BOE는 2월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