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딜레마, 비축유 방출

(블룸버그) — 이번주 초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정상회담에서 비축유 방출을 논의한데 이어 중국이 자국의 전략적 비축유 일부를 방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미국의 요청에 방출을 결정했는지, 아니면 이미 사전에 계획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OPEC+가 증산 요구를 거부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비롯해 인도와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게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를 요청했다. 미국내 일부 지역에서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바이든은 자국 비축유 방출 등 각종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이 전략적 비축유 방출을 발표한 뒤 90일 내에 국제유가(WTI)는 평균 12% 하락했다. 한편 바이든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미국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약 2조 달러에 달하는 바이든의 조세·사회지출 법안에 대해 곧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의회예산국은 해당 법안 통과시 향후 10년 동안 예산 적자에 얼마나 부담이 될지 추정해 그 결과를 보고한다. 뉴욕증시는 옵션 만기를 하루 앞두고 기술주 랠리에 힘입어 S&P 500 지수가 올해 들어 66번째 신고점을 경신했다. 애플은 자율주행 기능을 중심으로 자체 전기자동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후 주가가 한떄 3% 넘게 뛰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딜레마

자넬 존스 미국 노동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일자리를 위해 경제를 뜨겁게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대체로 일시적이며 공급망 및 코로나19 이슈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만일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리거나 경제 지원을 축소할 경우 미국 고용 회복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와 상반된 입장이다. 존스는 현지시간 수요일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정말로 경제 둔화를 보고 싶지 않다. 연준에 있는 사람들도 동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에 발탁되기 전 경제정책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존스는 “경제에 제동을 걸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키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둔화시키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약 12개월 후면 적어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임금 상승 압력은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JP모간은 내년 중반이면 완전 고용 조건이 충족됨에 따라 연준이 내년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차기 연준의장은?

조 맨친 민주당 상원의원은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재임명된다면 그를 지지하는데 매우 긍정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더 힐이 보도했다. 맨친은 파월과 만난 후 “내가 가졌던 많은 우려가 씻겨졌다”고 말했다. 한편 브레이너드 연준이사가 차기 연준의장이 된다 하더라도 달러 강세의 운명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주 추수감사절 즈음에 차기 연준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비어있는 연준이사직에 여성과 유색인종 등 보다 다양한 인물을 등용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준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방향을 바꿔 꽤 많이 상승했다며, 그러나 추가로 크게 오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내년이나 2023년에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eremy Siegel 와튼스쿨 교수는 누적 인플레이션이 2-3년에 걸쳐 20%~25%에 달할 전망이라며, 연준이 테이퍼링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림받은 터키 리라화

터키 중앙은행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박에 못이겨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5%로 100bp 내렸다. 3개월 연속 완화로 9월부터 총 400bp를 인하한 셈이다. 달러-터키리라 환율은 한때 6.4% 오른 11.3118로 신고점을 경신했다.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글로벌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상승 조짐에 긴축을 얘기하고 있지만 터키의 경우 에르도안 대통령이 자신을 “금리의 적”이라고 부르며 금리 인하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중앙은행 인사들을 경질하면서 인플레이션이 폭등하고 화폐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InTouch Capital의 Piotr Matys는 “이번 정책 결정은 중앙은행이 리라화 가치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대폭의 평가절하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부인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진단했다. “시장은 완화 싸이클이 12월에 끝날 수도 있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믿지 않을 것이다. 이는 완화 싸이클이 아니라 위험한 통화정책 실험으로 심각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년 증시 전망

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인 Mark Haefele는 통화 부양책이 축소되고 경기순환주가 앞서면서 S&P 500 지수가 내년 6월 5200포인트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모두 내년 상반기에 높은 수준을 기록한 후 하반기에 둔화되는 ‘상고하저’가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미국 중형주와 글로벌 금융주, 유로존 및 일본 주식, 에너지와 원자재 상품 등 글로벌 성장의 수혜자를 찾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팬데믹 관련 경제성장 동인이 약해지면서 새로운 장기 경제 체제를 찾기 위한 발견의 여행이 시작되었다”고 연간 전망 보고서에서 적었다. 낙관적 시나리오로 S&P 500 지수가 5200선을, “중앙” 전망으로는 6월까지 5000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헬스케어 외에 시니어론 같은 “비전통적 수익률”을 추구해 보라고 조언했다. 또한 달러 강세와 연준의 테이퍼링, 성장 둔화 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PBOC 안정적 통화정책

이강 중국인민은행(PBOC) 총재는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중소기업과 환경친화적 프로젝트에 선별적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현지시간 목요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화상 유라시아 포럼에서 밝혔다. “팬데믹이 점차 억제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일부 일시적 지원책을 단계적으로 철수했지만 중소기업과 그린 금융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정책의 일관성, 안정성,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데 보다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요국 정책당국이 한계에 도달한 상황에서 통화와 재정 지원 조율에 새로운 딜레마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이 올해 중반부터 코로나19 감염 재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충격, 에너지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둔화되기 시작했다며,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경제 회복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급등한 상황에서 물가 압력이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해 아직도 판결이 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