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다시보기, 시장 이벤트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몇몇 매파 진영의 연준위원들이 물가안정 의지를 강조하며 시장의 성급한 금리 인하 기대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뉴욕증시는 반등 모멘텀을 이어갔다. S&P 500 지수는 7거래일 연속 올라 2년래 최장기 랠리를 연출했다. 미국채 시장은 480억 달러 규모의 3년 만기 리펀딩 입찰이 무난히 소화되며 이번주 남은 장기물 발행에 낙관론을 더하면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했다. 반면 국제유가(WTI)는 중국 무역지표 실망과 연준 긴축 종료 여부에 대한 의구심 속에 수요 우려가 일며 장중 한때 4.5% 넘게 밀려 배럴당 77달러로 7월래 저점으로 하락, 200일 이평선을 하회하며 추가 약세를 예고했다. 한편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와의 전쟁이 끝나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해 “무기한” 안보 통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ABC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직접 통치하겠다는 의미인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 재무부가 현지시간 화요일 발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어떤 주요 교역국도 환율조작국 지정을 위한 3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한 나라는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중국과 독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등 6개국은 이들 국가의 관행과 거시경제정책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과 달리 한국과 스위스는 이번에 관찰대상국 목록에서 제외됐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외환시장 개입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환율 정책에 대한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미 재무부는 향후 몇주 내에 중국의 환율정책 및 통화정책의 투명성 부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할 생각이라고 환율보고서 브리핑에서 한 고위 관료는 기자들에게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다시보기…보우먼 ‘추가 금리인상 필요’ 

미셸 보우먼 연준이사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시의적절하게 끌어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이후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여건이 보다 타이트해졌지만,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사전배포한 연설문에서 진단했다. 또한 향후 지표가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멈추거나 물가목표 달성에 불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낼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할 생각임을 재차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최근 몇주 사이에 나타난 미국채 금리의 급등 현상에 대해 채권시장에 “지진”과 같은 사건이라며, 장기물 금리 움직임에 대해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리 로간 댈러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도 너무 높다며, 현재의 금융 여건이 인플레이션을 시의적절하게 또 지속적으로 2%로 되돌리기에 충분히 제약적인지가 핵심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정책당국의 최우선 순위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금리 결정에 대해 미리 약속할 수 없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어야 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경제와 일자리 성장이 핵심 포커스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어떻게 할지 미리 결정하고 싶지 않다며, 12월 중순 FOMC 회의까지 아직 시간 여유가 있는데다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신은 지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쪽이라며, 경제가 지금까지 누적된 금리 인상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통계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굴스비는 그동안 금리를 지나치게 너무 높이 올려 그 과정에서 경제가 너무 많은 고통을 겪을 위험에 대해 보다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월가의 우려…‘시장이벤트’ 경고

취약한 시장과 그림자금융, 국제적 긴장,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등 “복잡해진”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홍콩에 모인 월가의 대표주자들이 대폭발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크리스티안 제빙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는 화요일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 리더스 투자 서밋에서 “나의 가장 큰 두려움은 지정학적 위기가 한번 더 고조될 경우 시장 이벤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홍콩통화청이 주최한 이번 서밋은 10월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가장 큰 규모로 열린 글로벌 금융업계 수장들의 모임으로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공동 최고투자책임자인 밥 프린스는 미국과 유럽의 금리 긴축이 균형에 도달하기 전까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에 대해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는 전세계 지도자들이 이미 인플레이션 불씨가 다시 되살아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탈세계화는 “거대한 와일드카드”로,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고 특히 시스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부추길지 판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투자는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편 콤 켈러허 UBS그룹 의사회 의장은 글로벌 금융자산의 약 절반 정도가 “그림자 금융”이라며, “다음 위기가 발생한다면 그 분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BOE 금리 인하 베팅↑

영란은행(BOE)의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대해 “완전히 불합리하진 않아 보인다”고 말하면서 트레이더들이 내년 BOE 금리 인하 베팅을 더욱 강화했다. 시장은 화요일 처음으로 내년 예상 인하폭을 75bp까지 가격에 반영했다. 지난 달 30bp 베팅에서 두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정책회의 날짜와 연계된 스왑 거래에 따르면 첫 25bp 인하 시기는 8월로 점쳐진다. 필은 또한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할 전망이라며, 10월의 경우 5% 아래로 “가파르게 후퇴”할 것으로 내다봤다. BOE는 지난주 기준금리를 5.25%로 두차례 연속 동결했다.

BNP파리바의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인 Paul Hollingsworth는 “시장이 통화정책 완화에 있어서 충분히 가격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왔다”며, BOE가 내년 6월부터 매 회의마다 기준금리를 25bp씩 인하해 내년 말이면 4%로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NatWest Markets는 내년 총 100bp 인하를 내다봤다. 지난주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에 반박했던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가 수요일 연설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셰켈화, 전쟁 전 수준 회복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화 가치가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급락분을 회복했다. 달러-셰켈 환율은 전쟁 발발 후 14거래일 연속 올라 지난달 말 4.0855로 11년래 고점을 경신했으나 화요일 한때 1% 넘게 하락해 10월 9일래 최저치인 3.8467까지 내려왔다. 이스라엘 중앙은행(BOI)은 지난달 82억 달러 규모의 외환 매도로 시장에 개입해 외환보유고가 73억 달러 줄었다고 화요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고는 1912억 달러로 1년래 최저 수준으로 줄었지만 지난 10년 평균치보다는 여전히 높다. BOI는 전쟁이 시작되자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고에서 최대 300억 달러를 매도하고 스왑을 통해 최대 150억 달러를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긴급 발표했다.

웰스파고증권의 Brendan McKenna는 “BOI가 통화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하고 외환보유고를 동원했다는 사실은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높여준다”며, “BOI는 여전히 필요시 향후 개입을 위한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BOI가 가파른 통화 가치 하락에 확실히 대응할 수 있는 보유액이 충분하다며, 국제 원조 등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 역시 셰켈화 지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추가적 지정학적 위기 고조가 없다면 셰켈화가 현 수준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IMF, 中성장 전망치 높여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 발표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각각 5.4%와 4.6%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0월 내놓았던 전망치 대비 모두 0.4%p 높은 수치다. 다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대외 수요 부진 등에 따른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내년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중앙 정부가 부동산 시장 및 지방정부 부채에 따른 리스크의 확산을 억제하고 심리와 단기적 성장 전망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타 고피너스 IMF 부총재는 중국의 추가 국채 발행 계획이 경제 회복을 도울 것이라며, IMF가 중국 성장률 전망을 높인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3분기 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UBS그룹과 JP모간체이스도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바 있다. 최근 지표를 보면 지난달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며 위축으로 전환되는 등 경기회복세가 아직 취약한 상태다. 10월 수출 역시 전년비 감소했지만, 수입이 예상과 달리 8개월만에 증가로 돌아섬에 따라 내수가 개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중국이 중동지역에서 외교·국방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오만에 군사시설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보고받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