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잭슨홀 리스크, 유로 추락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잭슨홀 이벤트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유로-달러 환율이 한때 1% 넘게 빠져 0.9926으로 2002년 12월래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유럽 경제는 우크라이나 전쟁발 에너지난과 인플레이션, 심각한 가뭄 등으로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상태다. 반면 파월 연준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하며 매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헤지펀드들은 리보 대체 SOFR와 유로달러 선물에 상당한 숏포지션을 구축해 대비하는 모습이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달만에 다시 3%를 넘어섰고 뉴욕증시는 기술주 매도세에 2거래일 연속 급락했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면 “제약적인(restrictive)”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달러-위안화 환율이 2년래 고점으로 오른 가운데 HSBC는 연말 전망치를 기존 6.65위안에서 6.9로 조정했다. 한편 한국의 8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88.8로 상승했고,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3%로 전월대비 0.4%p 하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잭슨홀 이벤트 리스크

인플레이션과 금리 정점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이번 주 잭슨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내놓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은 통화를 포함해 금융시장 전반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잭슨홀 이벤트가 그동안 종종 달러의 큰 변동성을 촉발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경제와 지정학적 불안을 감안할 때 환율 변동성이나 달러에 대한 롱 포지션을 통해 헤지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5년을 돌아보면 잭슨홀 회의 당시 24시간 동안 오버나잇 실현 변동성은 4.2%-13.5%에 이른다. 모간스탠리의 David Adams는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 여름 미국의 금융 여건 지표들이 완화를 나타내 연준이 추가적인 매파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파월 연준의장의 이번 잭슨홀 발언이 달러에 중요한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 추락, 시작에 불과 

유로가 20년래 최약세로 밀렸지만 혹독한 겨울이 예상되는 만큼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모간스탠리는 유로가 이번 분기에 0.97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고, 노무라 인터내셔널은 9월 말까지 0.975달러에 도달한 뒤 0.95달러나 그 아래까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에너지 공급난으로 정전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Kit Juckes는 달러 강세와 일촉즉발의 유럽 경제 위기 상황에서 유로화가 다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Ulrich Leuchtmann는  주요 10개국 중앙은행 중 유럽중앙은행이 일본은행 다음으로 가장 비둘기파적이기 때문에 유로가 연준 긴축 기대에 특히 취약하다며, 연말까지 0.98달러를 터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인플레 시대는 끝났다’

일부 채권투자자들은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장기적으로 승리할 것이란 시장의 믿음이 틀렸다고 주장한다. 미국과 유럽의 금리 인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침체가 촉발되면서 수십년래 가장 가파른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겠지만, 물가 안정으로의 복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여러 자산운용사들은 인플레이션이 주요 중앙은행들의 목표치인 약 2%를 크게 상회한 수준에서 머물 가능성에 대비해 물가채를 사들이거나 원자재 상품 익스포저 및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

핌코의 Tiffany Wilding은 “지난 20년간의 대안정기(great moderation)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면서, 전반적인 투입 비용 상승으로 매우 변동성이 높은 인플레이션의 시대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했다. Emso Asset Management는 “여러 나라에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이란 시장의 견해는 머지않아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보다 지속적임을 깨닫게 되면 약간 장기물쪽의 채권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Union Investment는 연준이 긴축을 섣부르게 중단한 뒤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면서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Capital Group은 전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이 타이트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낮추려면 대규모 침체와 실업률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OPEC+ 액션?

23개 산유국 동맹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인물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극단적인” 변동성과 유동성 부족으로 원유 선물시장이 점점 더 펀더멘털과 단절되고 있다며, OPEC+가 조치를 취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블룸버그 뉴스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선물 가격이 수요와 공급이라는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어 OPEC+가 다음달 회의에서 원유 생산을 타이트하게 가져가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처럼 유해한 변동성이 시장의 기본적 기능을 방해하고 원유 시장의 안정을 해치는 모습은 우리의 결심을 더욱 강하게 만들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벤치마크 원유 선물가격은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와 이란산 석유 금수조치 해제 기대 속에 런던과 뉴욕에서 최근 몇 주동안 크게 하락했다. 지난 6월 배럴당 120달러를 상회했던 브렌트유 선물은 월요일 93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반등을 시도했다.

PBOC 지원 

중국인민은행(PBOC)은 주요 금융기관에게 안정적인 신용 증가를 유지하는데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PBOC는 이강 총재 주재로 대책회의를 개최한 뒤 월요일 늦게 성명서를 내고 국영은행을 중심으로 실물경제에 대출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또한 중소·영세기업과 친환경 개발, 과학 및 기술 혁신 등에 신용 지원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BOC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절박감을 가지고 경제 회복과 개발의 기반을 공고히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7월 사회융자총액은 7560억 위안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와 소비자 및 기업 수요 약화에 크게 둔화되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2000억 위안 규모의 특별 융자를 제공해 이미 분양된 주택의 완공을 돕기로 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