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리프라이싱, 테크주 고통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채 금리가 2년물이 한때 16bp 급락하는 등 전 구간에 걸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치몬드 연방 제조업지수가 5월 -9로 이전치 14에서 예상과 달리 크게 악화되고 신규주택매매 역시 4월 59만1000건으로 전월비 16.6% 급감하며 2020년 4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자 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리프라이싱이 나타난 영향이다. 머니마켓은 다음 3번의 FOMC 회의에 걸쳐 금리 인상 기대를 141bp에서 135bp 정도로 낮췄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2% 급락했다. 이제 금융시장의 화두는 인플레이션에서 성장 둔화 또는 침체로 바뀌는 분위기다.

뉴욕증시에선 스냅의 실적 경고에 소셜미디어 주식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350억 달러 넘게 증발했다. 스냅 주가는 한때 44%나 무너졌고, 나스닥 100 지수는 장중 3.8%까지 낙폭을 키웠다. 테슬라 역시 중국 생산 차질에 다이와가 목표주가를 1150달러에서 800달러로 크게 내린 영향에 주가가 7% 가량 급락했다. 한편 북한이 25일 오전 탄도미사일 3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 나흘 만의 무력 시위이자 이달 12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이어 새 정부 들어 두 번째 도발이며, 올해 들어서만 벌써 17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라고 연합은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다시 사기 시작한 월가

월가에서는 블랙록과 T. Rowe Price 등 채권시장 베테랑 투자가들이 다시 미국채를 사도 안전하다는 신호를 포착 중이다. 인플레이션이 40년 최고치로 치솟고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을 이제 막 가동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아직 미국채의 바닥을 외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들어 거의 두배나 뛰어오르면서 과거 매수 기회를 떠올리게 했고, 대형 소매업체들이 실적 경고를 보내는 등 경제가 식고 있다는 신호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성장주와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이 폭락하자 안전자산인 미국채의 매력이 재차 부각되었다. T. Rowe Price Investment Management의 David Giroux는 “많은 악재가 가격에 반영된 상태”라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3% 위에서 고점을 찍었던 2013년 및 2018년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는 현금을 줄이고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NatAlliance Securities는 “미국 경제가 극적으로 둔화되고있다”며, 미국채 10년물의 다음 테스트로 2.55%를 제시했다.

연준 긴축 신중론

비둘기파로 알려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연준 동료들에게 급등하는 물가에 대처하는데 있어 신중함을 촉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끌어내리기 위해 통화정책을 보다 중립적인 기조로 신속하게 되돌리고 있는 가운데 나는 의도를 갖고 무모하지 않게 나아갈 생각”이라며, “팬데믹 기간에 목격했듯이 이벤트와 시장 변화가 빠르게 발생할 수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에세이에서 강조했다. 물가 압력을 진정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에선 파월 연준의장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전망을 너무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은 펜데믹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 차질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측면에서 경제전망을 장막처럼 가린다”며, “정책 입안자들은 이같은 불확실성을 유의하고 정책 긴축에 있어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이 없는 보스틱은 9월 FOMC 회의에서 긴축을 잠시 멈추고 그동안의 조치가 실물 경제에 미친 영향을 검토하는 편이 좋다고 말해왔는데, 이번 에세이에선 이를 반복하는 대신 유연성을 강조했다. “우리 모두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리스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평가하고 경제의 체력이 바뀌는지를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美증시 추가 손실 경고

골드만삭스와 BofA는 연준이 긴축 종료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 미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Benjamin Bowler 등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크레딧 스프레드나 S&P 500 선물 유동성 등 현재 시장 스트레스 지수가 과거 연준이 개입했던 수준에 있지만, 이번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개입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계속해서 연준풋을 시험하려 하겠지만 연준이 패닉을 느끼려면 추가적인 시장 패닉이 필요하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Vickie Chang 골드만삭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연준이 긴축의 끝을 알리는 신호를 보내야만 주식 매도세가 바닥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기침체 위협이 가시화될 때까지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 Chang은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역사적으로 볼때 통화정책이 긴축을 멈춘 뒤 약 3개월 후에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고, 이후 약 2개월이 지나면 완화 쪽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ECB 라가르드 ‘점진적 인상’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ECB)총재는 통화부양책을 철수하는데 있어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전일 일부 매파적 ECB 인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 옵션을 열어두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전해졌으나, 라가르드와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긴축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는 현지시간 화요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수요가 폭발적인 상황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공급 측면에서 유발된 것이다. 그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당연히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서두를 필요도 없고 패닉에 빠질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빌레로이 프랑스 총재는 50bp 인상은 현재 컨센서스가 아니라며, “통화정책 정상화이지 긴축이 아니다.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50bp 인상을 주장했고,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는 50b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디폴트 리스크

미국 재무부가 러시아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자와 관련 대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한 예외조치를 결국 5월 25일부로 종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은행과 개인은 뉴욕시간 25일 12:01 AM 이후로 러시아 정부로부터 채권 상환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미국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보복을 가하기 위해 각종 제재조치를 단행하고 자국 금융기관과 러시아 중앙은행·재무부 사이의 거래마저 금지했으나, 러시아 채권 소유자들이 이자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예외를 허용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러시아가 역외 채권에 대해 디폴트로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미국 이외 지역의 투자자들은 여전히 돈을 받을 수도 있는데다 대부분의 러시아 채권 보유자들이 유럽에 있어 실제로 디폴트까지 갈지는 미지수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