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피봇 거래, OPEC+ 빅컷?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호주가 시장 예상을 깨고 50bp 빅스텝 인상 행진을 멈춘데 이어 미국 경제의 추가 약세 신호가 나오자 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소위 ‘피봇’ 기대가 일며 글로벌 채권과 주식이 랠리를 펼쳤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8월 구인건수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1005만3000여 건으로 14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111만7000여 건이나 줄어들어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래 최대폭 감소를 보였다. 부진한 미국 ISM 제조업지수와 더불어 마침내 노동시장의 수요가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11월 FOMC에서 75bp보다 50bp 인상 쪽에 힘을 실어줄 여지가 있다. 이에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12bp 넘게 하락하며 9월 21일래 처음으로 4%를 하회했다. 뉴욕증시는 저가매수가 이어지며 S&P 500 지수가 이틀에 걸쳐 5.7% 급등해 2거래일 기준 2020년 4월래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달러(BBDXY)는 1% 넘게 밀렸지만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으로 강달러 기조는 여전하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IBC의 FX 전략 책임자인 Bipan Rai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가 부족해 금리 피크설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Bank of New York Mellon의 Geoffrey Yu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결정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며, 11월 FOMC에서 최소 75bp 인상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발표될 미국 9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전년비 8.1%로 다소 둔화가 예상되지만 근원 CPI 상승률은 오히려 6.5%로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의 9월 CPI 상승률은 전년비 5.6%으로 시장 예상치 5.7%에 못미쳤다. 한미 군 당국은 5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합동참모본부를 인용해 보도했다. 연일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에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전화통화를 갖고 가장 강력한 규탄을 공동 발표하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피봇 임박?

RBA가 예상보다 일찍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고 영란은행의 긴급 채권 매입이 당초 발표했던 것보다 많은 1000억 파운드로 승인되는 등 “비둘기파적 서프라이즈”가 나오면서 글로벌 통화 긴축 움직임이 가장 가파른 구간을 지났다는 추측이 일었다. Danske Bank의 Jens Peter Sorensen는 “중앙은행이, 특히 유럽에서, 금리를 그처럼 빠르게 올릴 경우 심각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을 깨닫기 시작해 긴축 속도를 늦추고 변동성을 낮추려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Global X ETFs의 Morgane Delledonne는 금리가 피크에 달했는지 단정하기 어렵지만 “연말로 갈수록 매파적 서프라이즈보다 비둘기파적 전환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면 PGIM Fixed Income의 Greg Peters는 “현 시점에서 시장이 특히 연준 정책의 변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중앙은행들은 물가 안정이 최우선 과제로 추가 금리 인상을 통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ING Bank 역시 연준의 피봇이 임박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난 여름 섣불리 연준의 비둘기파적 피봇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8월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잭슨홀 매파 발언에 기대를 접어야 했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이제 채권을 사야할 때라고 말한다. 특히 단기물의 경우 대부분의 시장에서 이미 충분한 통화긴축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8조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핌코는 우량 채권이 장기 평균치에 보다 부합한 수익률을 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에서 잠재적 수익률은 만기에 걸쳐 금리가 높아진 덕분에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이제 채권에 투자해야 할 근거가 더 강해졌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의 경우 하방 리스크를 내다봤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실적 기대가 중앙은행 긴축과 높아진 경기 침체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연준 물가안정 의지

연준이 RBA를 따라 보다 완만한 긴축 경로로 선회하기엔 아직 그 기준이 높아 보인다. 연준인사들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다음 11월 회의에서 긴축 보폭을 좁힐 수 있다는 신호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필립 제퍼슨은 지난 5월 연준이사 취임 후 첫 공식 데뷔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중앙은행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과감하게 행동했으며,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나와 나의 동료들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안정을 되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일정 기간 추세보다 낮은 성장이 수반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점이 가장 큰 걱정으로 자칫 일반 국민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부추길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려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고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확실히 끌어내릴 때까지 제약적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미국 경제를 심각한 침체로 몰아넣지 않고 적당히 성장 속도와 노동시장을 둔화시켜 연착륙이 가능하도록 연준이 이끌 수 있다고 자신했다.

OPEC+ ‘빅컷’시 유가 100불

OPEC+는 감산규모를 최대 하루 200만 배럴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대표단이 전했다. OPEC+ 에너지 장관들은 수요일 예정된 회의에서 200만 배럴 감산과 더불어 그보다 적은 100만~150만 배럴 정도의 감산을 논의할 수도 있다고 대표단은 말했다. 감산 규모가 정해지면 기존의 국가별 할당량 방식을 따르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몇몇 회원국들은 이미 공식 할당량보다 훨씬 적은 원유를 생산하고 있어 사실상 감산을 하지 않고도 새로운 생산 한도를 자동으로 준수하게 된다. 이는 2020년 팬데믹 발발 초기에 합의했던 대규모 감산 이래 가장 큰 공급 감소가 되겠지만, 글로벌 원유 공급에 미치는 실제 영향은 헤드라인 수치가 시사하는 것보다 상당히 적을 수 있다. 하지만 감산 소식에 국제유가(WTI)는 전일 5.2% 급등으로 마감한데 이어 간밤 한때 4% 넘게 올라 배럴당 87달러에 근접했다. 만일 큰 폭의 감산이 결정될 경우 100달러를 재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백악관은 미국 에너지부에 휘발유와 디젤 등 정제 석유제품의 수출을 금지할 경우 국내 연료 가격을 낮출 수 있을지 분석할 것을 요청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CB 연말까지 빅스텝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로는 ECB가 기준금리를 10월과 12월 회의에서 큰 폭으로 올린 뒤 내년에 상황을 재평가하고 긴축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밝혔다. ECB는 기록적 인플레이션에 맞서 지난 7월과 9월 두 번에 걸쳐 총 125bp 인상을 단행했다. 이처럼 공격적 대응을 지지했던 빌레로이는 단기수신금리를 현재 0.75%에서 연말까지 중립 수준인 2% 부근으로 올리자는 입장이다.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거기에 도착해야 한다”며, “그 다음에는 더 유연하고 더 느리게 여정의 2단계를 시작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이 거기서 멈출 것이라는 말은 아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망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발행된 네덜란드 신문 NR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ECB가 한번에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서는 “베팅 게임”과 같다며, 정책위원들이 보다 광범위한 접근방식으로 가계외 기업의 금융여건도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금융여건은 최근 시장 상황 악화로 “크게 타이트해졌다”고 진단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피크”에 도달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아직도 “부적절하게 높다”고 지적했다. Mario Centeno 정책위원은 ECB가 핵심 통화정책 수단으로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Andrea Enria ECB 금융감독이사회 의장은 유럽계 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거시경제 리스크에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우려했다.

머스크, 트위터 인수 재추진

역대급 법정 공방을 앞두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했던 트위터를 당초 제안대로 주당 54.20달러에 사들이겠다는 의사를 트위터 측에 제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머스크는 공시를 내고 4월 25일 체결한 합의에 따라 트위터 인수 계약을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확인했다. 트위터는 해당 소식에 거래가 잠시 중단되었다가 재개후 주가가 20% 넘게 급등했고, 앞서 최대 6.2% 올랐던 테슬라는 마이너스로 돌아서기도 했으나 증시 랠리에 힘입어 2.9% 강세로 장을 마쳤다. 트위터는 해당 제안서를 받았으며 당초 계약대로 딜을 마무리지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 4월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합의했으나, 트위터가 가짜 계정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며 7월 돌연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자 트위터는 델러웨어주 형평 법원에 계약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10월 17일부터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트위터는 프로그램에 의해 생성된 봇(Bot) 계정 문제는 단지 핑계일 뿐이라며, 머스크가 경제적으로 더이상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해 합의를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재판을 맡은 캐슬린 맥코믹 판사가 공판준비기일 중 계속해서 트위터 편을 들면서 머스크 법무팀은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트위터 내부고발자의 등장에도 머스크측은 계약 해지 사유인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재판 과정에서 입증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