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오버슈팅, 비트코인 흔들

(블룸버그) — 전일 충격적 소비자물가(CPI) 지표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한층 가열된 가운데 미국 4월 생산자물가(PPI) 상승률이 전월비 0.6%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 0.3%를 뛰어넘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0.7% 상승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한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7만3000건으로 예상보다 줄었다. 인플레이션 공포에 사로잡혔던 뉴욕증시는 가치주 로테이션 속에 4거래일만에 반등했고, 미국채 금리는 중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미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실내나 대규모 모임 등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해 일상생활 정상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중국 상무부는 대미 무역협상 컨트롤 타워를 류허 부총리에서 후춘화 부총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지난 주말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을 멈춰야 했던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동유럽 해커들에게 사태 해결을 위해 약 50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스파이크가 일시적이란 판단을 내리고 기준금리를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인 4%로 동결했다. 브라질 경제장관은 경제가 올해 기대보다 좋아지고 구조개혁이 성공하면서 헤알화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무력충돌이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 공군과 지상군이 현재 가자지구를 공격하고 있어 전면전으로 비화될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오버슈팅 허용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물가상승률이 올해와 내년 연준의 목표치 2%를 상회하겠지만 이후 목표 수준으로 되돌아올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전일 소비자물가 보고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지만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리는 요인들이 일시적인 데다가 완화적 통화정책이 계속해서 경기회복 지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인플레이션의 일시적 오버슈팅에 과잉반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준위원들이 경기 회복의 강도를 제대로 판단하려면 경제지표가 몇달 더 강하게 나와야 한다며, 실망스러웠던 4월 고용보고서는 “빅 서프라이즈”였다고 밝혔다. “5월과 6월 고용보고서는 4월 수치가 이상치였음을 보여줄 수도 있지만 일단 이를 확인해야 우리의 정책 스탠스 조정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저효과, 에너지 비용 상승, 재정 부양책, 축적된 저축의 지출, 공급 차질, 노동력 수요 증가로 인한 임금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재계 인사들로부터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기나 장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를 아직 듣지 못했다며, 소비 지출이 고용보다 빨리 되돌아왔고 이번 봄과 여름은 매우 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혼란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에 화석 연료가 갈수록 많이 소비되고 있다며 단 두달 만에 입장을 바꿔 테슬라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15% 넘게 급락해 4만6000달러 대까지 밀렸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마크 큐반은 암호화폐를 여전히 지지한다며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금을 대체할 경우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반박했다. 또다른 억만장자인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에 대한 강세 의견을 재확인하며 저가매수를 독려했고, 마이크 노보그라츠 역시 자신의 팔로워들에게 비트코인을 사라고 권고했다. Fundstrat Global Advisors는 이번 매도세가 신고점 경신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이기적이라며 발끈했고, 일각에선 그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시장을 지배하려 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테슬라는 보유 중인 비트코인 중 10%를 처분하면서 1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한편 미국 법무부와 국세청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 대해 자금세탁과 탈세 등 불법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인플레이션과 월가

인플레이션은 주식시장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매우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그 대답은 누구에게 물어보고 어떤 과거 데이터를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한 해 5년물 BEI로 계산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동안 주가 지수가 긍정적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시장의 최근 하락세와는 대조적으로 주가는 인플레이션 상승 기간에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졌던 날에도 평균적으로 S&P 500 지수의 모든 업종이 올랐으며, 가장 큰 수혜자는 에너지와 금융이었다. Leuthold Group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MSCI 미국지수의 주가수익률(PER)간 역사적 관계를 토대로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시 주식 밸류에이션이 하락해 투자자들은 너무 뜨겁다고 느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관계가 지난 2년 사이에 약해졌지만, 현재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이 크게 오르지 않아도 주가가 저평가되는 ‘디레이팅’이 촉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달러 구두개입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BOC) 총재는 캐나다달러의 추가 절상이 경제에 역풍이 되지 않도록 환율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에 캐나다달러는 한떄 0.5% 가량 약세로 돌아섰다. 그는 경제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통화정책 지원을 계속하겠다며, 일자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약 20만개 정도 늘고, 기업이 재투자에 나서고, 젊은 여성 등 가장 취약한 그룹의 고용 상황이 개선되는 등 구체적으로 조건을 제시했다. 현재 일자리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50만개 정도 적다며, 약 70만개의 일자리가 더 창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BOC는 주요국 경제 중 처음으로 가능한 금리 인상 일정을 앞당기고 채권 매입 규모를 줄였다. 이후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금리 인상 전망에 베팅을 높였고, 캐나다달러는 3.1% 올랐다. 캐나다달러는 올해 들어 4.5% 절상으로 주요 통화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러시아 채권 바이백

러시아 당국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긴급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했던 루블화 채권을 조기상환하는 바이백 메커니즘을 모색하고 있다. 티무르 막시모프 러시아 재무부 차관은 “포트폴리오 구조를 정상화해 다음 위기 때 국채를 통해 다시 적극적 경제 정책을 펼치는 것이 목적”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바이백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러시아는 작년 유가가 폭락하고 미국이 제재를 가하는 가운데 자국 경제를 팬데믹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채권 발행을 두배로 늘렸다. 재무부는 중앙은행 기준금리에 따라 쿠폰금리를 지급하는 변동금리부채권(FRN)도 발행했다. 이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조건이 불리한 국채를 정리하겠다는 생각이다. FRN은 러시아 재무부가 발행한 잔존 역내 채권 중 약 35%를 차지한다. 막시모프는 그 비중을 15%~20%로 낮추고 싶다고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