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로 마비된 워싱턴에서 간밤 공개된 1월 FOMC 의사록은 ‘인내심’의 여유를 강조하며 금리 경로는 확신이 부족하지만 올해 안에 대차대조표(B/S) 축소는 종료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음을 확인해주었다. 일부 위원들이 여전히 금리인상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어 인플레 가열 조짐시 긴축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고, BMO는 동결과 긴축 진영이 팽팽해 적어도 9월까지는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혼조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는 소폭 상승 마감했고, 달러(BBDXY)는 5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분트에 힘입어 한때 2.62%대까지 밀렸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의사록 발표전 2.65%를 회복한뒤 오름폭을 줄였다.
영국과 EU가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에 한걸음 다가섰지만 메이 총리는 일부 보수당 의원의 탈당 등 끊임없는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피치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이유로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며, 노딜시 영국 무역과 경제 전망에 “상당한 차질”이 초래될 것으로 경고했다. ECB 프레이트 집행위원은 TLTRO가 조만간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총리는 은행권에 실물 경제를 위해 장기 대출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다음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미국의 제재조치를 벗어나려면 “의미있는”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의사록: 올해 자산축소 종료…금리 인상은 확신없어
1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연내 B/S 축소를 종료하는 방안에 대체로 동의한 반면 올해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을 나타냈다.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올해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이를 통해 B/S 정상화 완료 과정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많은 위원들이 올해 기존금리를 어떻게 조정하는 것이 적절할지 아직 확실치 않다고 시사했다. 몇몇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자신들의 기본 전망보다 더 높아질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다른 몇몇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올해 나중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연준이 U턴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해 금리를 올리거나 전혀 올리지 못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금리 인상은 실수가 아니며 다음 조정에 있어서 연준은 인내심을 가질 여유가 있다면서, 향후 회의에서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를 언제 멈출지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 변동성 2013년래 최대폭 하락
경제 불확실성이 금리 전망을 흐리게 만들면서 미국 채권 변동성이 5년여래 가장 빠른 속도로 붕괴되고 있다. 미국채의 예상 가격 변동성을 보여주는 BofAML의 MOVE 지수는 올해 32% 빠져 2013년래 2개월 기준 가장 큰 폭의 하락을 향하고 있으며, 2017년 사상최저치에 접근하고 있다. 달러 금리의 낮은 변동성은 글로벌 하이일드 자산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조달비용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BofAML은 내다봤다. “시스템 숏-vol 전략이 강하게 되돌아왔다”며, “현재의 시장 환경은 조세 개혁 불확실성과 지표 부진으로 채권금리가 좁은 폭에서 움직였던 2017년과 유사하다. 이번의 경우 직감과 달리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죽였다”고 진단했다. 미국 채권 변동성은 연초 경기 비관론 확산에 하락하기 시작해 1월말 연준이 적어도 당분간 금리 인상을 쉬겠다고 밝힌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 기대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은 브뤼셀에서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이 마련 중에 있다며,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 영국 총리는 수요일 브뤼셀에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논란의 쟁점인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을 갈아엎기 위한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영국을 안심시킨다는 차원에서 법적인 해석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명의 영국 고위 관료는 며칠 내에 타협안이 마련되어 내주 의회 표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U는 회원국 정상들의 서명 전에 먼저 영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 올 것을 메이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앞서 양측 지도자들이 합의했던 브렉시트 딜은 영국 의회서 좌절된 바 있다.
골드만 ‘경기침체 우려 지나치게 멀리 갔다’
골드만 수석 글로벌 주식 스트래티지스트인 Peter Oppenheimer는 채권시장의 비관론이 지나쳐 보이며, 미국 경제는 추가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정도로 강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성장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이는 크레딧과 주식 시장 반등에 반영되고 있다. 일종의 긴축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한다”며,”작년 말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으로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다”고 지적했다.
성장 우려에 미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수년래 최저 수준 부근으로 하락했다. 장기물의 상대적 프리미엄은 2016년 7월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증시 시가총액은 3조 달러 이상 늘었고, MSCI 전세계 지수는 10% 상승했다. 이는 훨씬 더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시사한다. 채권과 주식의 차별화는 미국채 시장의 스마트머니가 시장 주기의 선행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부추기고 있다.
위안화에 대한 ‘경제적 무지’ 경고
전 브릿지워터 EM 책임자인 베이커는 위안화 안정화 약속을 대환영하는 신흥시장 강세론자들이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며, 중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하려 하다가 중국 경기 둔화가 악화되면서 역내 금리 상승과 신용 증가 억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개도국의 밸류를 칭송하고 있지만, 중국이 흔들리면 결국 위험자산의 최근 랠리도 위험해질 수 있다. “중국은 환율 안정보다 유동성을 우선시 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보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점에서 중국 당국에게 환율에 개입해 통화정책을 긴축하라고 요구하는 셈이다. 이같은 경제적 무지는 중국 성장 둔화를 악화시키거나 추가 크레딧 이벤트를 초래해 역효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