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7월 50bp 의심, 연준 유연성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5월 의사록에서 6월과 7월에도 50bp 인상이라는 빅스텝 기조를 재확인했지만 75bp 언급은 없었다. 최근 일련의 경제지표 부진에 시장은 75bp 인상 기대를 아예 접고 7월 50bp 인상마저 의심하는 분위기다. 모간스탠리 E*Trade의 Mike Loewengart는 이번 의사록이 몇주 전의 상황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다음 FOMC에서 보다 확실한 가이던스가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이 방관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LPL Financial의 Jeffrey Roach는 연준이 다음 회의에서 50bp를 올린다 하더라도 성장 전망이 약해질 경우 25bp로 보폭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 경제의 기초 체력에 대한 연준의 확신이 매우 강하다며, 왠만해서는 공격적 긴축 기조를 포기하진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전일 크게 밀렸던 테크주를 중심으로 반등해 S&P 500 지수가 1% 가까이 상승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440억 달러에 이르는 트위터 인수 자금과 관련해 지분 파이낸싱을 335억 달러까지 높이고 마진론 계획을 취소했다. 한편 오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75%로 25bp 추가 인상하고 경제전망을 업데이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신임 한은총재가 금통위 공식 데뷔전에서 물가 대응 의지를 강조하며 깜짝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의심하는 시장

연준이 공격적 긴축 스탠스를 재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더들은 7월 50bp 인상을 더이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이다. 스왑시장은 6월과 7월 두 차례 FOMC에서 단행될 금리 인상이 총 100bp에 못미칠 것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지난 주만해도 심지어 한번에 75bp 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100bp 넘게 인상을 내다봤던 시장 분위기와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9월 FOMC 회의의 경우 스왑시장은 33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50bp 인상 확률은 66% 정도로 보고 있다. 5월 FOMC 회의 전에는 60bp 이상까지 예상했었다. 현지시간 화요일 발표된 4월 신규주택매매가 성장 둔화 우려를 부추김에 따라 미국채 단기물을 중심으로 비둘기파적 리프라이싱이 본격화됐다. 수요일 나온 내구재주문 역시 시장 예상보다 부진해 미국채 금리가 대체로 하락했다. 이달초 3.4%까지 올랐던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는 내년 중반 정도 2.93% 부근으로 후퇴했다.

연준 유연성

5월 3-4일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다음 두차례 회의에서도 50bp 인상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움직일 경우 나중에 필요시 기어를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목표 범위를 50bp 인상하는 것이 다음 두 번의 회의에서 적절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며, “많은 참석자들은 정책 완화 철회를 서두를 경우 FOMC가 올해 후반쯤 정책 긴축의 효과와 경제 발전이 어느 정도까지 정책 조정을 필요로 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놓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또한 정책의 제약적 스탠스가 경제 전망 변화와 리스크에 따라 적절해질 수도 있다고 보았다. 노동시장의 경우 수요가 가용가능한 공급을 계속해서 추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 안정 이슈에 관해 언급한 여러 참석자들은 통화정책 긴축이 미국채 시장 유동성 및 민간분야의 중개 여력과 관련된 변동성과 상호작용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한편 연준 실무진은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을 올해 4.3%, 내년 2.5%로 전망했다. 한편 일부 위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에 따라 미국채 시장 유동성이 타격을 입을 위험을 지적했다.

중국 경제 우려

리커창 총리는 중국 경제가 팬데믹이 발발했던 2020년보다 어떤 면에선 더 나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수요일 정부 및 국유기업,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경제 안정화 대책을 논의한 뒤 “중국 경제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었고, 어려움이 어떤 측면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2020년 전염병이 심각한 타격을 가했을 때보다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급등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고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합리적 범위” 내에서 가동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관료들에게 당부했다. 중국의 설문조사 실업률은 4월 6.1%로 202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중앙값 기준 4.5%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약 5.5%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봉쇄 조치가 성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리커창 총리는 엄격한 방역 정책에 따른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채 “유행병을 통제하는 동시에 우리는 경제 개발의 과제를 완수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루블화 상환

미국 정부가 제재조치 일환으로 러시아 국채의 달러 상환 옵션을 차단하자 러시아는 이제부터 자국 통화인 루블화로 채무 변제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5월 25일부로 러시아가 국채 원리금과 이자를 미국 채권자들에게 상환할 수 있도록 했던 한시적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이에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성명서에서  “비우호적 국가가 조장한 인위적 상황”에 직면했다며, “우리는 채무를 갚을 자금과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금요일 쿠폰이자를 내야 하는 2026년 만기 달러 채권은 루블화 지급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 30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디폴트로 갈 수도 있다. 반면 같은 날 쿠폰이자가 만기인 2036년 유로화표시 채권은 루블화 지급이 허용된다. 러시아 재무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러시아 국립예탁결제기관에 등록 후 접근할 수 있는 타입 ‘C’ 계좌를 통해 루블화로 대금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아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

ECB 긴축 일정

유럽중앙은행(ECB) 위원들은 3분기 말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탈출하겠다는 라가르드 총재의 계획에 지지를 보냈다. 다만 몇몇 위원들은 보다 공격적인 액션을 배재할 수 없다는 주장을 고집했다. Luis de Guindos ECB 부총재는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라가르드의 긴축 일정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말했고, Philip Lan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명하고 견조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매파로 유명한 Klaas Knot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라가르드의 생각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7월 50bp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테이블위에서 치우지 않았으며 이 역시 라가르드의 계획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