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vs 시장, 中반도체 포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 2인자인 라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여전히 높은 물가를 우려하면서도 정책이 이제 제약적이라며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저가 매수세를 부추겼지만 뉴욕증시의 3거래일 연속 후퇴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S&P 500 지수는 0.8%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직후 넷플릭스는 작년 4분기 가입자 수가 월가 예상 평균치 450만 명을 크게 뛰어넘은 766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Reed Hastings 공동 창업자는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내놓고 회장으로 역임할 예정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현지시간 19일 연방정부의 부채가 법정 한도에 도달함에 따라 채무불이행을 피하기 위해 특별 조치 시행에 들어간다고 의회 지도부에 알렸다.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디폴트 가능성을 일축하며 “난 금융위기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1월 14일 마감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19만 명으로 작년 9월래 최저치를 경신해 노동시장 강세를 뒷받침했다. 반면 필라델피아 연준 경기전망은 1월 -8.9로 예상보다 개선되었지만 5개월 연속 마이너스에 머물러 제조업 성장 리스크를 부각시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nowcast 분석 모델에 따르면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6.2%로 이전치 6.5%에서 둔화가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최종금리 5% 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높기 때문에 금리가 일정 기간 충분히 제약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시장의 연준 정책 피봇 기대감에 맞섰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려면 시간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질의응답에서 정책이 이미 제약적 영역에 있다고 말해 연준의 긴축 행진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을 수도 있다는 비둘기파적 견해를 암시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는 정책 금리가 이제 제약적 영역에 들어섰다며, 현재 지표상 정점에 근접하고 있는 듯 보여 그동안 가팔랐던 긴축 속도를 보다 느리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 단계에서 보다 신중하게 금리를 조정한다면 통화정책이 직면한 서로 대립적인 위험 요인들을 더욱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콜린스는 물가 안정 회복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금리를 좀더 올려, 5% 약간 위까지 간 뒤 그 수준에서 일정 기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시장의 회복력과 기업 및 가계의 지출을 지적하며 연준의 공격적 긴축으로 미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채권시장은 5% 아래 베팅

채권 트레이더들이 또다시 연준을 코너에 몰아넣고 있다. 시장은 연준 최종금리가 5%까지 가기 어려울 것으로 베팅하며 5% 위를 고수하고 있는 연준 인사들의 스탠스에 맞서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목요일 2023년 6월물 SOFR 옵션 거래에서 정책금리 피크를 4.75%-4.875%로 타겟으로 하고 약 525만 달러의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헤징 베팅이 눈길을 끌었다. 투자자들은 또한 잠재적 경기침체에 앞서 미국채 안전자산에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전일 미국채 금리의 급락과 더불어 선물시장에서 신규 롱포지션이 줄지어 체결됐다. 한편 글로벌 채권시장이 연초 랠리를 펼치자 전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앞다투어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발행 물량이 올해 들어 벌써 5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대중 반도체 포위

반도체 제조장비의 주요 공급처인 네덜란드와 일본이 대중 기술 수출을 규제하고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저지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네덜란드와 일본의 수출 통제는 이르면 1월말 합의해 최종 결정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및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연이어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경제포럼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에 온 뤼터 총리는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수출 통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매우 확신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나 일본이 미국산 제조장비의 수출은 물론 미국 시민의 중국 반도체업체 근무마저 제한한 바이든 행정부만큼 강하게 압박하진 않겠지만, 이들 3국이 힘을 합쳐 포위망을 좁힐 경우 중국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상하이 소재 텔레콤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인 Agora는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미국 거래에서 ADR 가격이 한때 8.3% 급락했다.

ECB 추가 인상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를 재다짐했다. 그는 현지시간 목요일 다보스 포럼에서 “모든 면에서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높다”며, “적시에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도록 충분히 오랫동안 제한적인 영역으로 이동할 때까지 현재 경로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Francois Villeroy de Galhau와 Klaas Knot 정책위원은 다보스 포럼에서 단기적으로 50bp 인상이 필요하다는 라가르드의 지난달 발언이 현재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간밤 공개된 지난 ECB 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많은 수”의 위원들이 처음엔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제안한 50bp 인상 대신 75bp를 선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결국 50bp에 동의하고 대신 라가르드에게 다음 회의에서 빅스텝 추가 인상을 공개적으로 약속하도록 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둔화되고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몇몇 정책 입안자들은 2월 50bp 인상 이후 속도 조절이 적절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원유 제재

일부 유럽 국가들이 보다 강한 압박을 요구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수출가격 상한선을 낮추는데 현재로선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러시아의 대표적인 우랄산 원유는 국제 시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12월 5일 발효된 주요 7개국(G-7)의 배럴당 60달러 상한선을 밑돌고 있어 제재로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은 가격 통제선을 시장평균 대비 최소 5% 아래에서 유지한다는 목표 아래 1월 중순부터 2개월마다 검토하기로 했다. 미국은 상한선을 재검토하기 전에 디젤과 같은 정제 연료에 대한 G-7의 추가 가격 상한제가 다음달 시행될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상한선 조정은 동맹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한편 골드만삭스가 중국 수요 회복 및 만성적인 투자 부족으로 유가가 105달러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 반면 JP모간은 중국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브렌트유가 100달러를 돌파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