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가이던스, ECB·BOE 주목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한국 금융시장이 구정 연휴로 쉬는 동안 뉴욕증시는 지난주 파월 연준의장의 매파적 서프라이즈로 촉발된 대규모 매도세를 딛고 4거래일 연속 반등 랠리를 펼쳤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 중 약 80%가 시장 기대에 부합하거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S&P 500 지수는 4거래일에 걸쳐 6% 가량 올라 1월 중순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편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는 장 마감후 가입자 수 정체와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분기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주가가 한때 20% 넘게 급락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바이든 부양책을 옹호하며, 고물가는 코로나19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수요가 서비스에서 재화로 옮겨간 영향이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은 3% 부근으로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기후 변화리스크에 대응해 은행권의 자본규정을 조정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또다시 분기 리펀딩 규모를 축소해 다음주 입찰에서 3년, 10년, 30년 만기로 총 1100억 달러를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0.75%로 150bp 인상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동유럽 지역에 미군 추가 배치를 공식화하자 러시아가 즉각 자국 국경근처에서 나토(NATO)군의 철수를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충돌 발생시 러시아가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할 경우에 대비해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대체 공급지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석유 전문가인 Daniel Yergin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러 긴장이 더욱 악화될 경우 시장이 패닉에 빠져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가이던스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올리는데 있어 불필요하게 미국 경제를 방해할 마음이 없다고 말해 아직까지 3월 50bp 인상을 과감하게 단행하겠다는 결심은 약한 것으로 보인다. 매파 진영으로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경제에 있어서 항상 점진적으로 가길 원한다. 예상치 못한 조정으로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하지만 연준은 완화정책 철수 결정에 있어서 신중하게 움직여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둘기파적 인사인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이르면 3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면서도, 과잉반응으로 지나치게 빨리 긴축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우리는 추세에 뒤처져 있지 않다. 경제가 이례적 지원을 벗어나 점진적으로 자생적 경로를 찾도록 하려 할 때 지표 의존적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점진적이어야 하며 파괴적이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올해 3차례 인상 전망을 고수하면서, 3월을 리프트오프 시점으로 보고 있지만 50bp 인상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정책 긴축 경로를 미리 정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속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총재는 올해 25bp씩 4차례 금리 인상을 지지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50bp 인상을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올해 5번 인상 전망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 베팅”이라고 말했다.

미국 고용지표

미국 1월 ADP 취업자 수가 30만 명 감소로 나타나 18만 명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을 실망시켰다. 팬데믹 초기 이래 최악의 성적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노동시장을 강타한 모습이다. 금요일 발표될 1월 고용보고서 역시 변수가 많아 정확한 예측이 어려워보인다. 비농업부문 고용의 경우 시장 전망치 중앙값은 15만명 증가로 집계됐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40만 명 감소에서 25만명 증가까지 매우 극단적이다. 백악관 관료들 역시 1월 수치가 오미크론 확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지나친 의미를 두지 말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월 고용지표가 오미크론 감염 절정으로 매우 약하게 나오겠지만,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잦아들면 고용이 강한 회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근로자들이 마치 실업률이 0%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어 연준의 2% 물가 목표 달성은 올해 힘들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일 GDP 트래커에 따르면 경제활동은 이미 1월 중순 저점에서 반등한 모습이다. 작년 12월 JOLTS(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 공고는 1092만 건으로 시장 예상치 1030만 건을 훌쩍 넘어섰다. 실업자 한 명당 1.7건의 일자리가 있는 셈이다.

월가의 연준 전망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주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준비가 되었다고 선언하자 월가는 연준이 얼마나 빨리, 또 높이 금리를 올릴지 가늠하느라 바쁜 모습이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말 보고서에서 “시장 여건이 어느 순간 급변하거나 경제가 컨센서스보다 낮은 우리의 전망보다 더 악화될 경우 FOMC의 금리 인상은 5번 미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5번 넘게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며, 연준의 향후 행보를 정확히 예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BofA는 올해 25bp씩 7차례 인상을 내다봤고, 노무라는 3월 50bp에 이어 4차례 25bp 인상을 점쳤다. BNP파리바는 25bp씩 6번 인상을, JP모간과 도이치은행,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은 25bp씩 5번 인상을 내다봤다.

BOE도 5번 인상?

트레이더들은 영란은행(BOE)이 연준을 따라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올해 5차례에 걸쳐 총 125bp 올릴 것으로 베팅하고 있다. 이번 목요일 정책회의에서 25bp 인상을 시작으로 6월이면 1%까지 올린뒤 8950억 파운드(1.2조 달러) 규모의 채권 포트폴리오를 축소해 나가기 시작할 것으로 머니마켓은 내다보고 있다. HSBC의 Dominic Bunning은 머니머켓이 이번주 금리 인상 기대를 거의 가격에 반영했지만 BOE가 인플레이션 전망과 적극적 양적긴축 논의로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길트 금리와 파운드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인플레이션 고공 행진에 시장은 올해 유럽중앙은행(ECB) 금리 인상 전망치를 높여 25bp까지 예상하는 분위기다. Monex Europe의 Ima Sammani는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라가르드 ECB 총재가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를 다루면서 동시에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춰야 하는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OPEC+ 점진적 증산 고수

OPEC+가 기존의 점진적 증산 일정을 고수하며 3월에도 일일 산유량을 40만 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대표단이 밝혔다. 몇몇 회원국이 약속한만큼 공급을 늘리지 못하면서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7년래 고점을 경신했고,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배럴당 100달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가 급등은 많은 나라에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중앙은행의 결단을 촉구하고 수백만 명을 생활고로 몰아넣고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 따르면 OPEC+은 투자 부진과 지정학적 불안 등 다양한 이유로 1월에 공급을 거의 늘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레이더들은 리비아 생산 차질이나 지난달 아부다비 드론 공격과 같은 이벤트로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증산분을 늘릴 여유가 있을지 초조해하는 모습이다. RBC Capital Markets의 Helima Croft는 “유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시 전면에 나서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