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3월인하 시기상조, 연준논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채권 투자자들이 연준의 최근 정책 피봇에 따른 파장을 계속해서 가늠함에 따라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현지시간 금요일 장중 한때 4%를 하회하며 7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지난 10월 기록했던 수년래 최고치인 5.18%에서 거의 두달만에 3.99%로 가파르게 후퇴한 셈이다. 5년물에서 10년물 금리는 이미 FOMC 직후 4%를 하회했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가 금요일 시장의 3월 인하 기대를 꺾으려 애썼지만 시장 방향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뉴욕증시서 나스닥 100 지수는 0.5% 올라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파월 연준의장의 완화 피봇이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높이면서 내년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유권자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잠재우고 낮은 실업률과 견조한 경제 성장, 금리 인하 등을 내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로 예상되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전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시에 파월의 예상치못한 피봇은 중앙은행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으로 불거질 위험이 있다. 파월은 현지시간 13일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정책을 결정할 때 정치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Brookings Institution의 Sarah Binder는 이번 대선으로 인해 연준이 더 큰 비난에 노출되었다며, “그로 인해 연준이 신뢰성을 유지하고 훌륭한 통화정책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북한은 17일 심야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위원들 3월 인하 시기상조

두 명의 연준 위원들이 현지시간 금요일 미국 중앙은행이 이르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커지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FOMC가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충분히 제약적인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 고민을 시작하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CNBC에서 “우리가 정말로 금리 인하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3월 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하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시장이 점도표에서 보여줬던 연준위원들의  전망보다 “훨씬 강하게” 반응했다고 진단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2024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며, 첫 인하 시기를 3분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리스크가 상당히 균형적이 되었다며 3월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그러나 일요일 CBS 인터뷰에선 연준의 인플레이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 인하 결정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발언에 금융여건 완화

연준이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인하 전망치를 중앙값 기준 75bp로 제시하고 파월 연준의장이 기자회견 중 금리 인하를 논의했다고 인정하면서 채권시장 랠리에 기름을 부었다. 프랭클린텀플턴의 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인 Sonal Desai는 솔직히 파월의 발언에 당황했다며, “왜 파월이 채권 금리 인하를 부추겨야 한다고 판단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특히 앞서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적절하게 보다 타이트한 금융여건을 조성하는 시장의 역할을 인정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태세 전환이 갑작스럽다고 평가했다. 채권과 주식 시장 랠리로 골드만삭스그룹의 금융여건 지수는 10월말 이래 1% 넘게 완화되었다. AXA Investment Managers의 Chris Iggo는 “시장 모멘텀을 바꾸기 어렵다”며, 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기대를 조절하려 시도하겠지만 이제 금리 인상은 막을 내렸고 다음 단계는 통화 완화 쪽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록, 연준 피봇 이후 채권 듀레이션 확대 고민

블랙록은 내년 미국 금리 인하 리스크를 반영하기 위해 채권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 확대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연준이 내년 정책 완화 쪽으로 초점을 맞추겠다는 피봇을 전한 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최고 투자 스트래티지스트 웨이 리는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선택적 기회”를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밝혔다. “채권 듀레이션상 물가채는 특히 연준 피봇을 감안할 때 실제로 흥미로워 보일 수 있다”며 더 많은 금리 인하로 인해 미국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은 수준에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자신의 견해가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이달 초만해도 시장이 금리 인하에 너무 낙관적이라며 장기물 채권에서 한발 물러서라고 조언한 바 있다. 이같은 견해를 공식적으로 바꾸진 않았지만, 이미 물가채에 대해 “전략적으로 비중확대” 상태라고 리는 밝혔다. 그는 블랙록이 오랫동안 고수했던 전술적 듀레이션 비중축소 포지션에서 이번 분기에 비중확대로 전환했으며, 최근엔 이를 중립으로 바꿨다고 전했다. 연준의 피봇이 워낙 분명해 다소 이른 시기에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에 거스를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BOJ, 마이너스 금리 시대 종료 아직 마음의 준비 못해

이번주 시장의 모든 시선은 일본은행(BOJ)에 쏠릴 예정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마이너스 금리 체제의 종료를 향해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오는 화요일 금정위에서 결단을 내릴 확률은 낮아 보인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통화당국은 서두를 필요가 별로 없다는 입장으로, 지속 가능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임금 인상 전망과 그에 따른 지출 및 수요 주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우에다 총재의 발언과 정책성명서를 꼼꼼히 살펴볼 것이다.

낙관적 평가가 나올 경우 이달초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 응답한 이코노미스트 3분의 2가 예측한 대로 BOJ가 늦어도 4월까지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우에다 총재가 시장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정책 검토와 의도적 시그널을 통해 부양책 출구전략을 향해 조심조심 움직일 것이라며, 그 과정이 이미 시작되었지만 목적지까지 한참 남았다고 진단했다. 표면적으로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황에서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미션은 다소 어색해보일 수 있지만, BOJ는 제약적 환경을 도입할 의도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에다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더라도 통화정책이 대체로 경기부양적임을 강조할 것이다.

월가내 중국 강세론자들, 올해 실망에 내년 기대 낮춰

월가내 중국 강세론자들에게 2023년은 잊고 싶은 해이다. 골드만과 JP모간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작년 이맘때 쯤 거의 만장일치로 중국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으나, MSCI 중국 지수는 올해 14% 빠졌다. 이제 중국 정책 당국이 주택시장 침체에 보다 적극 대응하고 보다 광범위한 경제 지원 노력을 확대함에 따라 2024년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격으로 기대치는 훨씬 낮다. 대부분은 MSCI 중국 지수에 대해 한자리수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Lazard Asset Management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Steve Wreford는 “우리가 12개월 동안 시간 속에 멈춰 있는 것과 같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다. 그들은 매우 낙관적인 입장에서 매우 비관적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1년 전만 해도 낙관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지금은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잘못된 일이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