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9월스킵, 시장 피봇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향후 지표에 따라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뛸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채 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 13거래일째 올라 1987년래 최장기 랠리를 펼쳤지만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는 약세로 마감했다. 스왑 트레이더들은 연말까지 추가 25bp 인상 가능성을 47% 정도로 낮추었고, 일각에선 연준이 더이상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Key Private Bank는 이제 긴축주기가 끝났다며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쉬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Manulife Investment Management 역시 연준이 당분간 추가 인상을 위협하며 ‘매파적 동결’을 이어간 뒤 내년엔 인하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현지시간 27일 주요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라가르드 ECB 총재가 9월 결정은 지표에 달려 있으며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25BP 인상

연준 위원들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2년래 최고 수준인 5.25%-5.5%로 25bp 인상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2022년 3월 이래 단행된 11번째 인상으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대체로 지난 6월과 유사한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추가 정보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평가할 방침”이라며, “시간에 걸쳐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적절할 수도 있는 추가적 정책 강화의 정도를 결정할 때 통화 정책의 누적 긴축과 통화 정책이 경제 활동 및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 경제와 금융 상황 전개 등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 위원들이 다음 9월 정책 회의에서 새로운 지표에 따라 기준금리를 또다시 인상하거나 인상을 일시 중지하거나 건너뛸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월 9월 ‘스킵’ 가능성 시사

파월 연준의장은 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적절할 수도 있는 추가 정책 강화의 정도를 결정하는데 있어 지표 의존적 접근방식을 계속해서 취하겠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거나 다시 올려야 할지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점은 환영할만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 실무진들이 더이상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지 않다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일축하고, 다만 몇몇 연준 위원들이 내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정도가 되어야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것으로 보여, 그 전에 금리 인상을 멈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연준위원들이 완만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개선, 특히 노동시장에서 보다 균형적인 수요와 공급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피봇 베팅

Monex Europe의 Simon Harvey는 오늘 FOMC에서 서프라이즈가 없었다며, 연준이 자칫 시장의 피봇 베팅을 부추길 수 있어 매파적 문구를 유지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연준 위원들은 6월 제시했던 점도표대로 올 4분기에 한번 더 금리를 올리고 싶어하겠지만, 이는 금융 여건을 상대적으로 타이트하게 이끌기 위한 시그널 기능에 불과하다며, 이제 최종금리 수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연준은 경제지표를 지켜보며 9월 FOMC에서 매파적 중지를 택한 뒤 11월엔 긴축 주기의 종료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ING 역시 9월 회의까지 두 달 정도 남은 상황에서 연준이 비둘기파적 메시지를 내놓았다면 시장이 추가 금리 인상 기대를 버렸을 것이라며, 9월이면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하고 있고 경제활동과 노동시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나올 수 있어 5.25%-5.5%가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의 정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ABN AMRO는 내년 3월이면 실업률이 높아지고 디스인플레이션이 더욱 진전됨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 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금값 신기록 전망

JP모간은 미국 경기 침체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금값이 올해말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 내년엔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했다. Greg Shearer 글로벌 원자재 상품 리서치 상무는 연준이 내년 2분기쯤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미국의 실질금리 하락이 금값에 상당한 동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수요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주장했다. 금값은 연준의 금리 인상 행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에 힘입어 지난 12개월 동안 약 15% 상승했다. 중앙은행들의 매입과 안전자산 수요마저 겹치면서 지난 5월초엔 2020년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2075.47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내년 4분기 평균 목표 가격을 온스당 2175달러로 제시하고, 연준이 완화를 시작하기 전에 미국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빠질 수 있어 이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자산운용사들의 금선물 순매수 포지션이 올해 들어 늘었지만 아직 해당 트레이드가 지나치게 몰리진 않은데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통화로부터 자산 배분을 다각화하기 위해 금을 사고 싶어하고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금의 매력을 더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인민은행 신임총재 

판궁성 중국인민은행(PBOC) 신임총재는 환율과 부동산 시장 등 다양한 금융 리스크에 매파적으로 대응해 온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이제 그 경험을 이용해 추가적 통화 부양책으로 경제 성장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부동산 개발업체와 지방정부가 직면한 부채 위기의 확산을 차단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10년 넘게 PBOC 부총재를 역임하고 지난 7월 PBOC 당서기로 임명된 판궁성은 옐런 미 재무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그는 전임자인 이강 총재의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를 주창해왔다. PBOC는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과 달리 팬데믹 기간에도 통화 완화에 소극적이었으며, 작년부터 다른 주요국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파른 긴축으로 돌아선 데 반해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왔다.

판궁성은 은행권 등 여러 분야에서 시장지향적 개혁을 주도해왔지만 금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부동산과 인터넷 금융 기업 등을 상대로 강력한 규제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또한 2016년부터 외환규제당국 수장으로 3조 달러에 달하는 중국 외환보유고의 운용을 감독하고 환율 불안시 구두개입과 자본통제를 적극 시도했다. PBOC가 독립적 기관이 아니라 중국 내각인 국무원에 보고해야 하는 체계임을 감안할 때 스탠다드차타드의 Ding Shuang은 신임 총재가 아마도 최고 지도부가 정하는 정책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믿을만한 인물로 보인다며, 따라서 시장에 서프라이즈가 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