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개장전 꼭 알아야 할 5가지】연준금리 더높게, 英시장심판(1)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연일 실망스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금요일 뉴욕 증시는 전일 깜짝 반등을 뒤집고 기술주를 중심으로 다시 급락했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1%로 9월 4.7%에서 껑충 높아지고 5년-10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7%에서 2.9%로 올라 물가 안정을 위해 전력 질주 중인 연준에 압박을 더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는 한때 4.5% 돌파를 시도했고, 달러(BBDXY)는 0.8% 가까이 상승했다. 11월과 12월에도 연속 75bp ‘자이언트 스텝’ 인상이 점쳐지면서 BofA는 미국 증시와 경제가 추가 고통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금요일 급락했던 파운드는 영국 정부의 감세안 추가 철회 기대에 이른 월요일 아시아장에서 한때 0.9% 가량 반등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0월에 빅스텝 금리 인상을 한 것은 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졌으나 예상 밖의 환율 상승으로 높은 물가수준이 지속될 가능성과, 환율 급변동에 따른 자본유출 압력 증대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미국 현지시간 토요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서 발언했다. 달러-엔 환율이 148선을 넘어선 가운데 일본 당국은 변동성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과감한 행동”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심리적으로 중요한 150선이 깨질 경우 일본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 하강에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에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Martins Kazaks 정책위원이 주장했다. 그는 10월 75bp 인상에 이어 12월에도 50bp나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사면초가 트러스 영국총리

리즈 트러스 영국총리는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내년 법인세 동결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보리스 존슨 전임 총리가 계획했던 대로 내년 법인세는 19%에서 25%로 인상된다. 트러스는 현지시간 금요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미니예산 중 일부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앞서나갔다. 따라서 당장 우리의 미션을 이행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한다”고 밝혔다. 사임 의향이 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은 영국을 저성장의 늪에서 구하겠다는 목표를 관철시키겠다고 답했다. 또한 신임 재무장관으로 임명한 제레미 헌트가 이달 말에 중기 재정 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경제 안정을 강조했다. 헌트는 트러스 감세안의 추가 유턴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았다.

전일 2% 넘게 급등했던 파운드-달러 환율이 트러스 발언 이후 1% 넘게 후퇴하고, 길트채 30년물 금리가 27bp 가량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은 여전한 모습이다. 영란은행(BOE)의 긴급 채권 매입 조치가 금요일 종료되면서 트러스는 시장의 심판대 위에 올랐다. 크레디아그리아콜은 “트러스가 대체로 시장 기대를 확인시켜줬지만 이미 언론에 내용이 유출되어 오늘 새로울 게 별로 없었다”고 진단했다. “트러스의 최근 양보에 시장이 더욱 과감해져 정부의 친성장 어젠다를 완전히 무너뜨리려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Nomura는 이번 조치로 트러스가 “며칠 시간을 벌었지만, 여론이 그대로라면 결국 똑같은 얘기로 불가피한 상황이 단지 연기되는데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트러스 총리가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준 금리 더 높게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자 연준 인사들은 반드시 더 빠르게는 아니더라도 앞서 계획했던 것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준비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미국 가계가 여전히 저축이 많아 소비여력이 크다며, “최종 연방기금금리가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머물러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는 경제가 식고 있다는 조짐이 있지만 기준금리를 4.5%-5%로 인상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결과”라며, 이 후 당분간 그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사 쿡 연준이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때까지 이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해 볼때 연준은 시장 일각에서 추측하듯이 75bp보다 더 빠르게, 예를 들면 100bp로 움직이기엔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루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연준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고 현지시간 일요일 밝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를 위험이 있어 빠르게 긴축을 단행하는 “선제적 대응(frontloading)”을 선호한다고 한다며, 아직 결정하긴 이르지만 11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각각 75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또한 당분간 현재 속도대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연이은 75bp 금리 인상에도 심각한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의 움직임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이 일단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금리를 올리고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정책을 변경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달러가 계속 절상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총재는 자신의 자산운용 담당자가 규정을 어기고 금융거래를 했다는 사실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시진핑의 메시지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신의 3연임을 확정지을 당 대회 연설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 하는 그 어떤 시도도 실패할 것이란 메시지를 세계에 보냈다. 그는 16일 개막한 5년에 한번씩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업무 보고를 통해 중국이 보다 적대적인 세계에서 “위험한 폭풍”에 직면해 있지만 “중화민족의 부흥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경로에 있다”고 선언했다. “세계 질서를 만들어가는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과 호소력, 힘이 크게 증가했다”며, 공산당 일당 체제와 사회주의 견지를 핵심으로 하는 “중국식 현대화”가 인류에 새로운 대안을 제공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미국의 제재조치에 맞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데 있어 중국의 승리를 다짐하며, 기술 자립에 필수적인 분야에서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임을 밝혔다. “중국은 전략적이고 장기적으로 중요한 큰 그림의 여러 주요 국가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가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발전이 당의 “최우선순위”라고 말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가안보나 자급자족보다 경제 성장을 중시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Natwest Markets는 중국이 성장률에만 집착하기 보다는 안정적 경제발전을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투자은행 Chanson & Co의 Shen Meng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당장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장 심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대만 이슈에 대해선 “민족부흥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는 힘차게 전진할 것”이라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고 또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통일이라는 비전을 위해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을 견지하고, 무력 사용 위협은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을 요구하는 극소수의 분리주의자에게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G-20 분열

주요 20개국(G-20) 경제수장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이슈에서 분열을 보였다. 올해 의장국을 맡은 인도네시아가 일요일 발표한 G-20 의장국 요약에 따르면 “많은 회원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하게 규탄하고,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부당하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 침공이 글로벌 경제 회복을 방해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는 워싱턴에서 수요일과 목요일 진행된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 연차총회와 더불어 열린 G-20 회의를 정리한 내용으로, 보통 때와 달리 회의 직후 공동 커뮤니케 성명문이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회원국간 이견이 컸음을 방증한다.

강달러를 직접 언급하거나 연준에게 금리 인상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는 대신 G-20은 많은 국가들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부채 부담 증가 등 자국 통화 약세로 인한 여러 어려움을 언급했다. 잘 설계된 한시적이고 선별적인 경제 지원책을 허용하고,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제 회복을 지키고 국경간 파급효과를 제한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을 잘 고정시키기 위해 지표 의존적인 방식과 분명한 의사소통을 통해 통화정책 긴축 속도를 적절하게 계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많은 통화가 큰 폭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2021년 4월에 합의했던 경쟁적 평가 절하를 지양하고 경쟁을 목적으로 환율을 타겟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크레디트 스위스 자구노력…월가 은행 실적 

크레디트 스위스(CS)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증자 가능성을 몇몇 은행들과 논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CS는 현재 급락한 주가에 유상증자는 선호하지 않지만 필요시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손실과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10월 27일에 대대적인 자구책을 내놓기로 약속했지만, 구조조정 비용과 관련해 일부 사업부 매각 외에 보다 구체적 자금 조달 방안은 아직 미정 상태다. 일단 부실자산을 ‘배드뱅크’로 옮겨 청산하고, 단계적으로 천천히 비즈니스와 포지션을 정리해 비용 부담을 줄일 방침이라고 한 소식통이 말했다.

한편 분기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 월가 대형은행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JP모간은 기준금리 인상 덕분에 역대 최대 순이자수익을 기록해 연간 전망을 높이면서 주가가 한때 5% 넘게 급등했고, 웰스파고 역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상회해 주가가 최대 6% 점프했다. 반면 투자은행 부진으로 인해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은 모간스탠리는 4% 넘게 빠졌다. 모간스탠리 CEO는 인력 감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S&P 500 기업의 3분기 실적 기대가 단 몇달 사이에 크게 낮아져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추정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