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서프라이즈? 中봉쇄타격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의 3월 구인건수가 1155만 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인력난이 더욱 심각해짐에 따라 가파른 임금 인상 기대를 부추길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실업률에 반영된 것보다 고용 상황이 훨씬 타이트해 보인다며, 연준이 5월은 물론 6월과 7월에도 50bp씩 빅스텝으로 움직여 연말까지 연방기금 금리를 2.5%-2.75% 범위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이미 인플레이션 파이터를 자처하며 공격적 긴축 경로를 예고했지만, 선진국 중 가장 소극적이었던 호주마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이번 FOMC에서 75bp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매파적 서프라이즈가 나올지 주목된다.

뉴욕증시는 투자자들이 FOMC 결과를 기다리며 갈팡질팡 하는 가운데 S&P 500 지수가 이틀 연속 0.5% 가량 상승으로 마감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에 이어 수도 베이징마저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UBS와 바클레이즈, BofA 등 글로벌 은행들에 이어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마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3%로 낮췄다. Pinpoint Asset Management는 2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올해 4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493.0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85.1억 달러 감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글로벌 금리 들썩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글로벌 국채 금리가 고점을 경신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를 터치했고, 영국 국채 역시 일주일여만에 2% 위로 올라섰다. 미국채 10년물도 3%선 돌파 후 2.97%대로 물러섰다. 호주 3년물 금리는 2014년래 처음으로 3%를 상회했다. 선진국 중 마지막 남은 비둘기파로 여겨졌던 호주중앙은행이 25bp 인상을 단행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움직였고, 영란은행과 연준 역시 글로벌 성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 안정이 더욱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이번주 공격적 긴축이 예상된다. Generali Insurance Asset Management는 “통화정책 매파들이 날고 있다”며, “너무 오랫동안 인플레이션을 안심하고 있다가 연준은 빅스텝 인상을 서두르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르면 7월 리프트오프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기록적 수준을 이어가면서 머니마켓은 ECB가 올해 25bp씩 거의 4차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베팅을 높이는 모습이다.

채권 추가 역풍 vs 최악 지나

핌코는 5월 자산 배분 전망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이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정책에 따른 역풍에 계속 시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의 경기 사이클 단계에선 주식이 더 나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 둔화 신호가 더 나올 경우 채권 듀레이션의 매력이 높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모간스탠리(MS)의 Andrew Sheets는 채권시장 매도세가 최악을 지났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MS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자사의 연말 타겟인 2.6%를 뛰어넘자 지난 7월부터 유지해왔던 채권 비중축소 포지션을 최근 닫았다. Sheets는 “채권 금리가 현 수준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연준이 매파적 기조로 계속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보다 타이트해진 금융 여건에 적응함에 따라 성장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어 장기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레이더들이 2023년 중반까지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경로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채권 금리는 올해 급등했다. 연준은 이번주 50bp 금리 인상과 더불어 대차대조표 축소 일정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헤지 전략 

JP모간은 투자자들에게 추가적인 시장 변동성에 헤지하려면 일부 우량 기업의 주식을 파고 대신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라고 조언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의 투자수익률은 월요일 종가 기준 평균 4.4%인데 반해 S&P 500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약 1.5%에 불과하다. 2009년래 최대 격차로 주식 투자의 매력이 그만큼 약해진 셈이다. 미국 주식은 배당금을 제외할 경우 올해 들어 12.4% 하락했다. 한편 테크주 강세론자들은 이제 더이상 폭발적인 이익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새로운 현실에 눈을 뜨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고 아마존닷컴과 애플 등 대표주자들마저 실망스런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놓으면서 시장으로부터 오랜 사랑을 받았던 성장주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우려마저 이는 모습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나스닥 상장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물론 목표가도 낮추고 있다.

세계 경제 ‘퍼펙트 스톰’ 경고

케네스 로고프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통제를 벗어나고 있어 인플레이션을 2.5%-3%로 낮추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4%나 5%까지 올려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하버드 교수로 재직중인 로고프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정확히 무엇이 필요한지 단언하기 어렵지만, 상황이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경제가 위축되고 중국이 실패한 코로나 봉쇄 정책 때문에 성장이 둔화되고, 설상가상 연준의 지나친 긴축으로 미국 경제마저 뒷걸음치는 ‘퍼펙트 스톰’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이미 침체의 경계선에 있는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디폴트 임시 모면

러시아가 30일간의 유예기간이 만료되기 직전에 두 건의 역외채권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달러로 상환하면서 일단 볼셰비키 혁명 이후 대외채무에 대한 첫 국가 디폴트 사태는 모면한듯 보인다. 러시아가 갚아야 할 금액은 2022년 만기 국채 이자 및 원금 상환액과 2042년 만기 국채 이자까지 총 6억5천만 달러로, 당초 러시아는 루블화 결제를 추진했으나 계약 위반으로 판결이 나면서 결국 자국 달러 보유고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 중 3명이 현지시간 화요일 수탁은행이 대금을 받았다고 확인했고, 주요 국제 청산소들 역시 송금을 받아 처리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문제는 러시아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이자와 관련 대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허용한 미국 제재조치의 예외조항이 5월 25일 끝난다는 사실이다. 미국 재무부는 이를 연장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미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달러 보유고를 쥐어짜도록 놔둬야할지 아니면 아예 디폴트로 몰아갈지 판단해야만 한다. 다음 지급일은 5월 27일로 2026년과 2036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에 대한 이자를 내야 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유로본드와 달리 5월말 상환해야 하는 대금은 기존의 방식이 어려울 경우 루블화로 내거나 스위스 등 미국외 계좌를 활용하는 등 다른 대안이 가능할 수도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