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칼날위 연준, EU채권 흥행

(블룸버그) — 연준의 FOMC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서 매파적 메시지를 경고하고 있지만 시장은 대체로 일관된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파월 연준의장이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를 고수한데 대해 Wincrest Capital은 말도 안된다며 미국의 경기회복과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른 인플레이션 버블 가능성을 우려했다. 머니마켓 트레이더들은 연준 점도표가 2023년 적어도 한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할지 주목하고 있다. 뉴욕증시는 미 소매판매 감소와 생산자물가 상승에 신고점에서 소폭 후퇴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가 5월 중순 이후 후퇴 중인 반면 소시에테제네랄이 선별한 글로벌 인플레 수혜주 바스켓은 상승해 주요 자산간에도 견해 차이가 뚜렷하다. 한편 JP모간에 이어 씨티그룹도 팬데믹에 따른 호황이 끝나 트레이딩 부문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주가가 1.8% 하락했다. 어제 공개된 5월 27일 한은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금융불균형 심화 방지를 위해 통화정책의 정상화 시점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아슬한 칼날위 연준

연준이 워싱턴 정계 및 월가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긴 여정의 출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5개월 동안 수 조 달러의 채권 매입을 통해 연방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전례없는 유동성을 제공했던 연준은 이제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지원 축소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실제 테이퍼링 액션은 수개월 후가 될 전망이다. 작년 3월 코로나19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연준은 2.5조 달러 넘게 미국채를 사들여 연방정부 적자를 절반 이상 충당했다. 모기지담보증권(MBS)마저 8700억 달러 가량 매입해 금융시장 유동성이 넘쳐났고, 덕분에 주식시장이 팬데믹 저점에서 두 배나 올랐다.

영란은행 정책위원을 지낸 찰스 굿하트는 연준이 “칼날 위를 기어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너무 적게 움직이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너무 많이 움직이면 금융 위기와 불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acroPolicy Perspectives의 Julia Coronado는 “연준이 무슨 이유로 공급 병목현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조기 금리 인상으로 수요를 꺾으려 하겠는가” 반문했다. David Wilcox 전 연준 관료는 수년간 인플레이션 목표에 미달한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이 부양책을 거둬들이는데 차라리 “인내심의 실수”를 선택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소매판매↓

미국 5월 소매판매가 전월비 1.3% 감소해 시장 예상치 -0.8%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그룹 소매판매 역시 0.7% 줄었다. 3월과 4월 증가세를 이끌었던 재난지원금 효과가 약해진데다 이제 소비자들이 경제 리오프닝이 진행됨에 따라 여행 등 서비스쪽 지출을 늘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앞으로 소매판매는 계속 늘어나겠지만 실업 수당 등 정부 지원금이 정상화되면서 그 증가 속도는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뉴욕주 제조업지수가 6월 17.4로 예상치와 이전치를 크게 하회하며, 수급 불균형이 여름에도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한편 초당적 인프라 지출 법안 작성에 참여한 소수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공화당내 지지 확대 가능성에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EU 채권 흥행

유럽연합(EU)이 첫 10년만기 경제회복기금(NGEU, Next Generation EU) 채권을 발행해 200억 유로를 조달했다. Danske Bank와 ABN Amro Bank가 당초 예상했던 규모의 두 배로 투자자들로부터 1420억 유로가 넘는 주문이 몰렸다. Danske Bank의 Jens Peter Sorensen는 높은 인기에 주목하며, EU가 안전하게 10년물을 선택한데다 매력적인 프리미엄을 제공했다고 진단했다. 앞서 EU가 실업위험 완화 긴급지원(SURE) 프로그램을 위해 발행했던 사회적 채권은 빅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앞으로 7월 말까지 추가 2차례 NGEU 채권 발행이 진행될 예정이며, 첫 그린본드는 이르면 올 가을 시작될 수 있다. EU는 또한 입찰을 통해 채권을 발행하고 단기물도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안정화기구(ESM)의 Klaus Regling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유럽에서 발행하는 채권에 매우 만족해 한다며, 유럽이 팬데믹 위기에 잘 대응하고 유로존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글로벌 대형은행 10곳이 과거 반독점 규정 위반을 이유로 NGEU 신디케이트 채권 발행에서 배제됐다.

비트코인 버블비트코인이 지난달 35% 급락했지만 투기적 과열과 버블의 상징이라는 견해는 여전히 강한 모습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설문조사에서 펀드매니저 약 80%가 비트코인 시장을 버블이라고 진단했다. 5월 75%에서 더 많아진 것이다. 207명의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로 이들의 자산 총계는 6450억 달러에 이른다. 또한 “비트코인 매수” 포지션이 원자재 상품 다음으로 가장 쏠림이 심한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나왔다. 극심한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암호화폐가 믿을만한 자산인지에 대한 일각의 회의론을 보여준다. 6월 4일~10일에 실시된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72%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답했고, 63%는 8월-9월에 연준 테이퍼링 신호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브라질 금리인상

Roberto Campos Neto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만큼 매파적인 인물은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지난 3월 75bp 인상으로 트레이더들을 놀라게 했던 브라질 중앙은행은 5월에도 기준금리를 75bp 올리며 강경한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3월 첫 인상 이후 거의 움직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코노미스트들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승했다. 최근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연말 인플레이션을 5.82%, 기준 금리를 6.25%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번주에도 추가 75bp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