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양방향 연준, ECB 시그널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모두 지나친 비관론을 자제했다. 3월 FOMC 의사록에서 몇몇은 ‘양방향’ 금리 움직임이 가능하다면서도 일부는 금리인상 전망을 고수했다. 의사록 공개후 연방기금선물 시장은 연내 연준 금리 인하 확률을 78%로 약간 낮추었다. BMO는 비둘기파적 연준과 중국 부양책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낮아졌다면 금리 인하 유인도 약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존 회복 자신감이 줄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ECB 위원들은 유로존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더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진단했다. 
미국 근원 인플레이션 둔화와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재확인하며 미증시와 채권시장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기술주 랠리에 나스닥 지수는 0.7% 상승했다. 달러지수(BBDXY)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유로는 드라기가 연내 금리 인상은 없다며 하방 리스크 경고를 되풀이하면서 하락했으나 달러 약세에 반등했다. 파운드는 브뤼셀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연기 조건을 논의함에 따라 0.3% 올랐다. 국제유가(WTI)는 공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란 추측에 하루만에 랠리를 재개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에서 이행 메커니즘에 상당히 합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서 11일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대북제재 해제에 여지를 둘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제재로 북한를 굴복시킬수 있다고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며 자력갱생과 자립경제를 강조해 향후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FOMC 의사록..무어 ‘12월 인상 되돌려라’

연준은 지난달 “상당한 불확실성”과 낮은 인플레이션을 고민하며, 정책 유연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올해 금리 인상 전망을 철회했다. “몇몇 참석자들은 연방기금금리의 적절한 목표 범위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가 향후 데이터와 전개 상황에 따라 어느 방향으로든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고 FOMC 3월 19일-20일 의사록은 전했다. 4분기 둔화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과 더불어,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 내수 부진 리스크, 유럽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이 지적됐다. 과반수는 리스크로 인해 연내 동결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일부는 경제 성장이 장기추세를 계속 상회할 경우 올해 말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봤다. 연준이사로 지목된 무어가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결정이 현명하지 않았다며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펜스 부통령 역시 금리 인하를 지지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연준의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연은총재는 미국이 아직 완전 고용상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ECB 시그널

소프트패치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드라기 ECB 총재는 현재의 경기 둔화가 2019년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확신이 흔들리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유로는 드라기 발언 중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를 확대했다. 드라기는 정책위가 아직 희망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필요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전망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새로 들어오는 지표들은 계속 부진하고, 인플레이션은 향후 몇달에 걸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마이너스 금리 부작용의 완화가 필요한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정책을 그대로 유지한 ECB는 첫 경기 대응책이 될 수 있는 TLTRO-III의 구체적 내용을 6월 회의에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블랙홀보다 더 어두운 메이의 운명

유럽연합 (EU) 지도자들은 브렉시트 시한을 10월 21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2명의 외교관이 밝혔다. 다른 잠재적 날짜도 나오는 등 논의가 지속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앞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장기 연장에 강하게 반대하며 “우리는 영국이 왜 이런 요청을 했는지, 이를 정당화할 정치적 계획은 무엇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터스크 EU 상임의장은 최대 1년 연장을 제안했고 일부 회원국은 12월을 지지했다. 아예 시한을 정하지 말자는 얘기도 나왔다. 메르켈 독일총리는 EU에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태도를 촉구했지만 마크롱의 설득을 얻어내 EU의 만장일치 합의가 쉽게 나올지 아직 미지수다. 이미 영국 의회에서 연패를 당한 메이 총리의 정치적 운명은 블랙홀보다 더 어두워 보인다.

美 3월 근원 인플레 둔화

미국 3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비 2.0%으로 예상치와 전기치 2.1%에 못미쳤다. 전월비 역시 0.1%로 예상치 0.2%를 하회했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년비 1.9%, 전월비 0.4%로 각각 전기치를 상회했다. 자료 수집 방법론 변경 이후 처음 발표된 이번 지표에서 의류 가격이 하락하면서 핵심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약해 연준의 금리 인상 인내심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의류 가격은 1949년래 가장 큰 폭인 전월비 1.9% 하락했고, 전년비로는 2.2% 빠졌다. PNC Financial Services Group은 의류 가격이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며, 유가 요인을 제외할 경우 “전반적 물가 압력은 여전히 억제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EU ‘트럼프 WTO 해체시 정글의 시대 온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가 세계무역기구(WTO)를 해체할 경우 세계적인 혼란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EU에 대해 새로운 관세를 위협한 후 말스트롬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도쿄에서 “결국 정글의 규칙이 적용되어 가장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어쩌면 그들조차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WTO를 ‘사상 최악의 무역합의’라고 비판해왔다. WTO 탈퇴는 미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WTO의 무역분쟁 중재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수입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했으며, 트럼프는 유럽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도 고관세를 위협했다. 월요일 미무역대표부(USTR)는 에어버스 보조금을 이유로 110억 달러 상당의 EU산 수입품에 관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