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통화정책 이빨, 미국채단기 숏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1월 고용지표가 강하게 나와 연준 위원들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최종금리를 더 높게 가져가야 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인터뷰에서 예상보다 강한 경제가 지속된다면 “아마도 우리가 조금 더 일을 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그것은 지금 내 전망보다 금리를 더 올리는 상황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자신의 기본 시나리오는 기준금리가 지난 12월 점도표 중앙값인 5.1%에 도달해 내년 말까지 거기에서 머무는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보스틱은 연준이 필요할 경우 50bp ‘빅스텝’ 인상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며, 올 1분기와 2분기가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좋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긴축 사이클이 거의 끝나간다는 시장 기대를 꺾은 영향에 글로벌 채권시장은 2거래일 연속 후퇴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 금리는 지난 목요일 급락분을 반납했고, 미국채 2년물은 보스틱 발언 후 20bp 넘게 점프해 4.49%로 연고점에 다가섰다. 미국이 정찰용이라 주장하는 중국 비행체를 격추하면서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고 러시아 추가 제재를 준비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가운데 내일 예정된 파월 연준의장 발언을 대기하며 뉴욕증시는 약세를 이어갔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증시 랠리가 성장 리스크에 시들해질 수 있다며 S&P 500 지수의 3개월 목표치를 현 수준보다 낮은 4000포인트로 제시하고 연말 목표치 역시 4000로 유지했다. 델 테크놀로지스가 PC 판매 부진에 글로벌 인력의 5%에 달하는 약 6650명을 해고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미국 테크업계의 감원 물결에 동참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통화정책 이빨

지난주 채권시장은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결정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며 강한 랠리를 펼쳤지만 이후 Robert Holzmann ECB 정책위원 등 여러 정책결정자들이 매파적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Holzmann은 “인플레이션 목표로 믿을만한 수렴이 나타날 때까지 통화정책은 계속해서 이빨을 보여줘야 한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부다페스트 컨퍼런스에서 말했다. Columbia Threadneedle Investments의 금리 스트래티지스트 Ed Al-Hussainy는 “우리는 단기물에 숏 상태이며, 현 매도세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이 최종 금리 기대치를 연준이 제시한 5.125% 부근으로 재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채 단기물의 추가 약세시, 2년물 4.5%와 5년물 4% 부근에서 매수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더들은 아직도 연준이 연말까지 30bp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Invesco의 David Chao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해 조만간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면이 있다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보다 낮아진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기대 인플레이션 후퇴

뜨거운 미국 고용 속에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모습이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의 대표적 지표인 5년 후 5년간 BEI 선도금리는 지난 금요일 2.18%로 일주일전 2.31%에서 하락했다. 10년 BEI는 월요일 2.25% 부근으로, 최근 고점인 10월말 2.6%에서 크게 내려왔다. 파월 연준의장이 지난 주 디스인플레이션 전개가 시작됐다며 물가 압력의 완화를 시인하자 채권 트레이더들은 인플레이션 후퇴 베팅에 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다만 파월이 추가 긴축을 예고하고 1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나오면서 추가 통화긴축 전망은 높아졌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 따르면 3월 FOMC에서 추가 25bp 인상은 거의 기정사실로 굳었으며, 5월 25bp 인상은 78% 확률로 예상 중이다. 지난 월요일 8%에 불과했던 6월 인상 가능성은 30%를 넘어섰다. 이번주엔 파월을 포함해 연준인사들의 발언이 줄지어 있다. JP모간의 Marko Kolanovic는 미국의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일시적’ 현상이 그칠 수 있어 지난주 연준발 증시 랠리가 약세장 함정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이 가까워짐에 따라 미국 정부가 러시아를 추가 압박하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해당 조치는 수개월간 논의되었으며, 러시아가 미국 시장에 알루미늄을 싼 값에 덤핑해 미국 기업들에게 손해를 준 사실도 원인을 제공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직 이를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세계 2위 생산국인 러시아로부터 알루미늄 수입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어 항공우주와 자동차 등 미국 산업이 부수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의 전체 알루미늄 수입 중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10%에서 최근 3%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러시아 금속기업 루살의 주가는 한때 2% 넘게 하락했다.

EM 약세 베팅

세계적 헤지펀드인 맨그룹이 골드만삭스 등 일부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의 낙관적 견해와 달리 신흥시장(EM) 약세에 대비하고 있다. 맨그룹의 EM 채권 전략 책임자인 Guillermo Osses는 올해 위험자산의 눈부신 랠리가 경제 펀더멘털 개선을 발판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이 곧 역전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맨그룹은 1380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가량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에 투자 중이다. 그는 “향후 2개월 내에 매도세가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이 익스포저를 늘리면서 매우 타이트한 밸류에이션에 위험자산 롱 포지션이 매우 커진 가운데 유동성 여건이 바뀌고 있어 결국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지난달 EM 채권은 연준 긴축 중단 및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경제 성장 기대에 10여년래 최고의 랠리를 펼쳤다. 모간스탠리투자운용은 앞서 미국 주식에서 나와 EM 익스포저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JP모간자산운용과 Legal & General 투자운용 역시 EM 채권이 투자자들에게 올해 최대 10%의 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글로벌 운용사인 누버거버먼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Steve Eisman은 테크주에서 크립토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산의 최근 랠리에 속지 말라며, 고금리 시대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이제 새로운 승자는 미국의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자국 복귀) 및 녹지화(greenification) 관련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파월 연준의장이 그의 말처럼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면 패러다임 전환이 빨라지겠지만, 만일 금리를 내린다면 다시 성장주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미국 은행들의 경우 과거보다 레버리지가 낮기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가 재발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Eisman은 2007년 미국 주택시장 버블 붕괴 직전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하락에 베팅해 유명세를 얻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