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2번인하? ECB 매파인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캐나다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사전에 예고한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추가 완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매파적 인하’라는 평가 속에 트레이더들은 다음 확실한 인하 예상 시기를 올 10월에서 12월로 늦췄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한때 0.3% 올랐고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7bp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고용 둔화 신호에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지면서 지난 5거래일 동안 30bp 넘게 빠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반등을 시도했다. 전일 신고점을 경신했던 뉴욕증시는 5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확인하고 가자는 경계감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에서 비농업부문 일자리가 18만개 늘어난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 시기를 11월로 보고 있지만 JP모간과 씨티그룹은 7월 인하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OPEC+의 감산 축소 계획에 4개월래 최저치로 밀렸던 국제유가(WTI)는 산유국 장관들이 필요시 궤도를 수정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2거래일 연속 반등해 배럴당 75달러 위로 올라섰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지원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 무장세력이 최근 로켓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자 전쟁으로 갈 수도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한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네 번째 시험 비행에서 지구 궤도를 비행한 뒤 폭발 없이 인도양에 무사 착륙해 우주선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섰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25bp 금리 인하 단행, 추가 인하엔 신중 

ECB는 9개월 동안 4%로 유지했던 단기 수신금리를 시장 예상대로 3.75%로 내리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내년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필요한 기간만큼 충분히 제약적인 정책 금리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오늘 우리가 (통화정책) 되돌리기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고 자진해서 말하고 싶진 않다”며, “그럴 가능성은 높지만 지표에 달려있으며, 매우 불확실한 것은 우리가 이동하는 속도와 소요 시간”이라고 기자회견에서 설명했다. ECB 정책위원회는 성명서에서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확정하지 않겠다”며 회의 때마다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접근 방식을 계속 지켜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ECB는 분기별 전망 업데이트에서 2025년 평균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이전 2%에서 2.2%로 높였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0.6%에서 0.9%로 상향 조정했다. 라가르드는 물가 상승률이 기존 예상보다 늦게 2%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현 수준 부근에서 움직인 뒤 내년 하반기쯤 목표치를 향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늘 인하 결정에 대표적 매파 인사인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유일하게 반대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ECB 위원들은 7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거의 배제하고 있으며, 일부는 9월 조차도 인하가 현명할지 의문을 제기했다.

JP모간 글로벌 외환 전략 책임자인 Samuel Zief는 “신중한 인하”였다며 유로화 약세를 제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유로화의 적정 가치를 1.10달러 정도로 평가헀다. Principal Asset Management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인 Seema Shah는 “오늘 결정은 충분히 예상된 것이지만, 시장은 ECB가 경기가 호전되는 가운데 정책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는 사실을 숙고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ECB의 물가 전망 상향 조정은 “향후 정책 결정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美1분기 노동비용 상승 4.0%로 하향 조정…실제 고용 약할수도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는 여러 신호 속에 미국의 1분기 단위 노동 비용 지수 역시 연율 4.0% 상승으로 속보치 4.7%에서 하향 조정됐다. 미 노동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년비 상승률은 0.9%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이상적으로 효율성이나 기술 향상을 토대로 한 생산성 개선을 통해 단위 노동 비용이 낮아지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번 수치는 근로자들의 생산이 2022년래 가장 느린 속도인 0.9% 증가로 둔화된 영향이 크다. 시간당 실질 보상 증가률 역시 기존 1.1%에서 0.4%로 크게 낮아졌고, 근로 시간도 기존 추정치보다 줄었다. 비농업부문 생산성은 올해 첫 3개월 동안 0.2% 증가에 그쳤다. 다만 전반적으로 분기별 생산성 수치는 변동성이 크다. 많은 기업들이 인공 지능(AI)을 활용하는 등 효율성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높은 금리로 인해 시설 투자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별도로 미 노동통계청이 발표한 분기별 고용임금 조사(QCEW)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월평균 당초 추계치 25만개 대비 6만개 정도 적은 것으로 보여, 실제 고용시장이 연준의 판단보다 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고용 증가세가 정부 발표치만큼 강하지 않다며, “노동시장이 이미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연준이 뒤늦게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8000명 늘어난 22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Challenger, Gray & Christmas는 올해 들어 5월까지 기업들의 고용 계획은 전년동기대비 50%나 줄었다고 전했다.

BOJ 비둘기파, 채권 매입 축소 가능성 시사

대표적 비둘기파인 나카무라 도요아키 일본은행(BOJ) 정책이사가 다음주 금정위 회의를 앞두고 채권 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경기 회복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에 대비해 시간을 두고 축소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요일 일본 북부 삿포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6월 13-14일 진행되는 금정위에서 금리 인상과 채권 매입 축소가 동시에 결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나카무라는 두 가지 정책 방안이 모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금리 인상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채권 매입과 관련해 그에 따른 잠재적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은 “어느 쪽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지난 3월 BOJ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종료하기로 의결했을 때 반대했던 두 명의 정책위원 중 한 명이다. 그에 앞서 작년 7월과 10월에 일드커브 통제 프로그램의 조정 결정에도 반대표를 던졌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BOJ가 이르면 다음 주 정책회의에서 장기국채 매입 축소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BOJ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채권 매입 축소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BofA ‘미국채 대신 캐나다 채권에 베팅하라’

미국채 일드커브가 계속해서 최장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캐나다의 금리 변동에 베팅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미국채 2년물 금리가 10년물을 상회하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482일째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의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Ralph Axel 등 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금리 역전 해소에 베팅하는 이들에게 먼저 캐나다중앙은행(BOC)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일드커브 역전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한 함수로, 연준의 인하 속도가 느려질수록 시장은 향후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BOC가 향후 6개월에 걸쳐 연준보다 더 빠르게 완화하거나 보다 비둘기파적인 기조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미국채 일드커브에 비해 캐나다 일드커브의 전망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이미 금리 인하를 시작한 반면 미국의 경우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워낙 끈질겨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정책 차별화를 감안할 때 트레이더들은 캐나다 채권의 일드 스티프닝에 베팅하는 편이 나으며, 미국채 2년-10년 플래트닝은 일부 리스크 다변화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현재 시장이 BOC가 연준과 통화정책을 차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멕시코·인도 선거 결과에 허찔린 트레이더들…유럽과 미국 주목

이번주 초 멕시코에서 좌파인 집권 여당 후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압도적 격차로 대통령에 당선되자 반(反)시장적 개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월요일 한때 멕시코 페소화가 달러 대비 4% 넘게 급락했다. 인도에선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압승을 점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던 뭄바이 증시의 경우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단독 과반 수성에 실패함에 따라 하루만에 6% 가까이 급락했다. 이처럼 주요 개도국에서 벌어진 깜짝 선거 결과는 2024년 정치가 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여론조사를 믿고 결과를 예측하는 행동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약 40개국에서 국민 투표가 실시되며, 굵직한 이벤트로 유럽연합 의회 선거가 이번주, 영국 총선은 7월, 미국 대선은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물론 여론조사의 헛점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8년 전에도 브렉시트 결과나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포퓰리즘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 정치와 시장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면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글로벌 거시지정학 책임자인 Lindsay Newman은 “기본 시나리오와 시장에 반영된 내용을 아는 것도 좋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테일리스크로 이같은 가능성이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앞으로 미국과 영국의 선거에서 더 많은 리스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주 유럽연합 전역에서 무역 및 규제, 기후에 관한 정책을 결정할 유럽의회 의원들이 선출된다. 이번 선거는 극우 정당의 영향력 확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여겨진다.

7월 4일 영국 총선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노동당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지만, 그 격차에 대해선 추측이 다양하다. 노동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부의 재분배를 위한 조세 개혁 등 진보적 정책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노무라의 고객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노동당이 소득세나 법인세를 올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복귀가 무역전쟁을 격화시키고 채권시장을 흔들며 다른 통화의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더들이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Gauss Zaftra의 Mauricio Jose Moura는 일부 주식 투자자들이 이미 트럼프 재집권 시 유리한 미국 기업들의 주식을 사들이고 재생 에너지 분야 등 불리한 기업은 공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여론조사는 예측이 아니라 스냅샷에 불과하다”며, “여론조사를 예측으로 받아들이면 틀릴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