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ECB·BOE 50bp? 채권시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기준금리를 4회 연속 75bp씩 ‘자이언트 스텝’으로 가파르게 올렸던 연준이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50bp로 긴축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이번주 금리 결정시 인상 폭을 75bp에서 50bp로 조정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등은 글로벌 경제 전망 악화 우려를 제기했다. 뉴욕증시는 경기침체 두려움 속에 경기민감주로 매도세가 몰리면서 S&P 500 지수가 주간 기준 3.4% 하락을 기록했다. Academy Securities의 Peter Tchir는 “경제가 대부분의 예상보다 더 빠르고 심각하게 약해지면서 ‘부진한 지표’가 더이상 호재가 아닌 악재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시는 최근 코로나19와 독감, RSV 감염 환자가 속출하자 현지시간 금요일 주민들에게 실내 공공장소와 사람이 많은 야외에서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를 냈다. 한편 미국 사법당국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 몰락과 관련해 샘 뱅크먼-프리드 등을 상대로 사기 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파산 신청 시점을 중심으로 자금이 불법으로 바하마로 이전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미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는 FTX 최고경영자였던 뱅크먼-프리드가 오는 화요일 청문회에서 증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매파 서프라이즈?

시장은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은 2023년 내내 금리를 최고 수준에 유지할 것으로 보여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FOMC에서 50bp 인상 후 다음 두 번의 회의에 걸쳐 추가로 25bp씩 긴축을 단행해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4.75%-5%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금리 전망치는 4.9%로 9월 설문 결과인 4.6%에서 높아졌다.

이후 2024년 6월까지 금리를 4%로 낮춘 후 2024년 말이면 3.5%로 인하를 내다봤다. 해당 설문은 44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12월 2일-7일 진행됐다. 연준위원들은 2023년 성장률 추정치를 기존 1.2%에서 0.8%로 하향 조정하고 11월 3.7%를 기록했던 실업률은 4.6%로 상승을 전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문 응답자 중 81%가 미국 경기 침체를, 76%가 글로벌 경기침체를 내다봤다. Nationwide Life Insurance의 Kathy Bostjancic는 견조한 소비 지출과 고용시장이 물가 상승 압력을 부추겨 자사의 최종금리 전망인 5%-5.25%에 상방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기대인플레이션 vs PPI  

미국 미시간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12월 4.6%로 시장 예상치 4.9%를 밑돌며 2021년 9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지난달 56.8에서 시장 예상보다 좋은 59.1로 크게 개선되어 휘발유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해당 조사를 담당한 Joanne Hsu는 높은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지난 한달 사이에 다소 완화되었지만 1년반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시간대 설문조사 결과가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에도 미국 경제가 정책당국이 예견했던 것보다 훨씬 견조함을 보여준다며, 이번 FOMC 회의에서 최종금리 전망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11월 최종수요 기준 전월비 0.3%, 전년비 7.4% 상승으로 시장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함을 시사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비 7.3%로 다소 둔화가 예상된다.

이제 채권의 시대

오랫동안 낮은 금리로 주식 외에 대안은 없다는 TINA가 유행했지만 이제는 채권이 다시 돌아왔다는 BARB(bonds are back)의 시대라고 블랙록의 Gargi Chaudhuri는 주장했다. “우리는 지난 15년간 TINA 세상에서 살아왔는데 이제 채권시장에서 일부 믿을 수 없는 기회가 생겼다”며, 2년물 미국채와 만기 1년-5년 투자등급 회사채 등을 주목했다. 특히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크레딧 리스크를 크게 감수하지 않고도 상당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유럽의 경우 ECB 양적긴축 계획과 고질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옵션시장에서 분트채 매도 베팅이 지난 2주에 걸쳐 세배나 뛰었다. 골드만과 BNP 파리바는 분트채 10년물 금리가 내년 1분기에 10여년래 최고치인 2.7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리오프닝 리스크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제로 코로나’ 기조를 포기한 중국의 결정이 수십년래 가장 중대한 정책 전환이 될 수 있다며, 세계 다른 나라들처럼 ‘위드 코로나’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 의료시스템에 치명적 충격을 초래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향후 6개월에 걸쳐 중국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더욱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존 왈드론 골드만삭스 사장은 중국의 리오프닝 경로가 험난할 수 있다며, 미국 및 유럽의 얕은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경제 환경이 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의학 고문인 Zhong Nanshan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0.1%로 독감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내년 증시 낙관론

일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내년 주식시장에 대해 두자릿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1%가 주가 상승을 점친 반면 19%는 하락을 내다봤다. 상승을 답변한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 전망치는 10%로 집계됐다. 블랙록과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아문디 등 134명의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에서 경직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깊은 경기침체가 증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스웨덴 Swedbank Robur의 최고투자책임자인 Pia Haak는 “경기침체나 이익 감소에 직면할 수도 있지만 이미 올해 할인된 상태로, 내년으로 들어서면서 좀더 시야가 밝아져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최근 반등 랠리에도 불구하고 MSCI 세계주가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의 연간 성적을 향하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