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임무완수? 美CPI 안도랠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마침내 끝났다는 신호라며 크게 환영했다. 트레이더들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을 사실상 버렸고, 첫 인하 예상 시기를 내년 6월로 다시 앞당겼다. 이어 7월에도 추가 2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고, 내년 말까지 총 100bp 인하를 내다보고 있다. 이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21bp 하락해 9월 22일래 최저치인 4.43%로 밀렸고, 30년물 역시 16bp 넘게 밀려 4.59%로 내려왔다. 심지어 5년물은 25bp나 급락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장중 1.3% 밀리며 1년래 최대폭 후퇴를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테슬라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1.9% 급등했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디플레이션이 미국에서 업계 전반에 걸쳐 이미 진행되고 있다며, 내년 어느 시점에 가면 CPI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준이 그동한 지나치게 통화정책을 긴축했기 때문에 앞으로 상당히 큰 폭의 인하 주기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TV에서 말했다. 한편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을 하루 앞두고 관계 개선을 원한다며, 미국이 어려운 중국 경제를 도울 의사는 있지만 지적재산권 보호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하원 표결에 앞서 민주당 지도부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임시 예산안을 지지함에 따라 11월 18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발생할 리스크는 낮아진 모습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근원 인플레이션 둔화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10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와 이전치 0.3%를 하회했다. 전년비로는 4.0%으로 이전치 4.1%에서 둔화됐다.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전월비 0.0%, 전년비 3.2%로 집계됐다. 주거비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가격 상승률 역시 거의 2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고, 소위 근원 재화 가격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최근 몇 달간 약간의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작년 기록했던 40년래 고점으로부터 상당히 안정되자 몇몇 연준 위원들은 조심스럽게 임무 완수를 시사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필요시 다시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매파적 스탠스를 여러차례 강조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연준의 자신감을 강화해줄 것으로 진단했다. 이같은 추세가 몇개월 더 지속되어야 FOMC가 금리인하 주기의 확실한 종료를 선언하겠지만, 디스인플레이션 모멘텀이 회복되고 11월 유가도 약세를 보임에 따라 연준이 당장 액션을 취해야 할 긴박함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연준 임무 완수?

예상보다 소프트한 CPI 지표에 Mischler Financial Group의 Tony Farren은 “연준이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의 정점이 지났다는 점은 명백하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고 한동안 거기에 머물지 않는 한 채권 금리 역시 고점을 지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핌코의 멀티에셋 전략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Erin Browne은 “인플레이션이 내려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연준이 보통 때보다 오랫동안 동결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며, 연준이 단 한 건의 지표에 승리를 확신하기보다 좀더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핌코는 내년 미국 경기 침체 확률을 50% 정도로 보고 채권 강세 전망을 다시 내세웠다. 웰스파고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Jay Bryson은 “현 시점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위한 잣대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Sit Fixed Income Advisors의 Bryce Doty는 연준의 긴축이 끝났다고 확신하지 못한 최후의 투자자들조차 이제 “투항”한듯 보인다며, “연준의 다음 행보는 추가 인상보다는 내년 여름 인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New York Life Investments는 투자자들의 과도한 흥분을 경계하며 금융여건이 다시 완화되고 있어 연준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직은 신중한 연준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총재는 최근 몇 달 동안 물가 상승 압력을 억제하려는 노력의 “실질적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2% 목표를 향해 확실히 나아가고 있는지 아직 확신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사우스캐롤라이나 행사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이 2%까지 순조로운 착륙 경로에 있는지 확신이 없다”며, “인플레이션 수치는 낮아졌지만 대부분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코로나 시대 가격 급등이 부분적으로 되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주거비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역사적 수준에 비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가 놀라울 정도로 회복탄력적인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가 제약적이고 금융 여건이 타이트해져 지난 FOMC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지지한데 대해 편안한 마음이라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기업들은 필요한 순간까지 가격을 내리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선 성장이 둔화되어야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느 정도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둔화를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갈 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재화 인플레이션은 이미 내려오고 있고 비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대개 적응이 느리다. 향후 몇 분기에 걸쳐 추가적인 진전의 핵심은 주거비”라며, “보다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 항상 일부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타델 그리핀 ‘금리 너무 빨리 내리면 연준 신뢰에 타격’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인 켄 그리핀은 연준이 성급하게 금리 인하로 돌아설 경우 중앙은행의 명성에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마이애미에서 가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요정을 다시 병 속에 집어넣을 방침이라는 메시지가 필요하다”며,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연준의 의지가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 나타난 미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지적하면서, 화요일 시장 반응에 놀랐지만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5% 정도면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재정 정책이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정치적 압력 때문에 크게 타이트해지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는 내년 2분기에 침체가 예상되지만 그 강도는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나 재정적자 축소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니키 헤일리 공화당 대선 후보를 금전적으로 지원할지 곧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中주택시장 구제책 

중국인민은행(PBOC)이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도시 재생 및 저렴한 주택 공급 프로그램에 최소 1조 위안(1370억 달러) 규모의 저비용 파이낸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해당 보도가 전해진 후 달러-역내위안화 환율은 한때 0.6% 가량 하락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PBOC는 정책은행들을 통해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궁극적으로 가계의 주택 구입에 흘러가도록 할 생각이다. 또한 당국자들이 담보보완대출(PSL)이나 특별대출 등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달 1단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신규 자금 규모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PBOC는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소위 ‘헬리콥터머니’라고 불리는 PSL을 통한 대출 잔액은 10월 기준 2.9조 위안으로, 이번에 1조 위안을 순투입할 경우 2019년에 세웠던 사상최고 기록을 넘어서게 된다. 이 계획은 허리펑 부총리가 주도하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경제 성장과 소비 심리를 짓누르는 수십년래 최악의 부동산 경기 악화를 어떻게든 끝내려는 중국 당국의 노력이 크게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