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 펀치볼, 달러 낙하

(블룸버그) — 펀치볼을 치우는듯 했던 연준이 다시 파티의 흥을 돋우기 시작하는 듯 보인다. 1월 파월의 피봇 이후 시장이 이미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예상했지만 아예 올해 금리 인상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서프라이즈를 연출해 미증시가 반등을 시도하고 미국채 금리는 크게 하락했다. 달러지수(BBDXY)는 수직낙하해 한때 0.6% 밀리며 신흥시장 통화 랠리를 이끌었다. 연내 금리 인하 베팅도 높아졌다.
연준의 지지에 기술주와 에너지가 잠시 랠리를 펼치며 S&P 500 지수가 0.4% 가량 반짝 반등했으나 금융주와 헬스케어 업종 약세에 결국 다시 하락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최대 1% 급등해 장중 10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52%대로 밀리며 1년여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무역합의를 준수할 때까지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둘러싸고 영국과 EU가 다시 줄다리기를 시작한 가운데 파운드는 한때 원빅 넘게 하락했다. 브라질은 예상대로 정책 금리를 동결했고, 러시아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달러 또는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올해 인상 없다…보유자산 축소 9월 종료’

연준이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 목표범위를 2.25%~2.5%로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시장 예상과 달리 올해 내내 동결한 뒤 내년 1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 12월 점도표에서 전망했던 올해 2차례 금리 인상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파월은 현재 기준금리가 넓은 중립금리 추정 범위에 있다며,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기 아주 좋은 때”라고 말했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낮췄다. 보유자산 축소는 5월부터 속도를 줄여 9월에 중단할 계획임을 밝혔다. 파월은 대차대조표가 3.5조 달러를 약간 상회할 듯 하다고 추정했다. 연방기금선물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48%으로 높였다.

비둘기 연준에 EM 통화 환호…달러 약세 근거

연준이 예상보다 더욱 비둘기파적 기조를 보이자 신흥시장(EM) 통화가 급등했다. 멕시코 페소는 5개월래 고점으로 상승했고, 남아공 란드는 2% 넘게 올랐다. 브라질 헤알, 러시아 루블, 터키 리라 등 다른 주요 EM 통화도 강세를 보여, MSCI EM 통화 지수가 0.5% 올라 장중기준 한달여래 고점을 경신했다. 12월만해도 올해 2차례 인상을 전망해 당시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지만, 그 이후로 연준은 보다 비둘기파적으로 바뀌어 매도세에 시달렸던 EM 자산에 숨쉴 틈을 제공했다.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는 “EM에 매우 강세적 재료”라고 진단했다. Loomis Sayles는 많은 사람들이 허를 찔려 숏커버링에 나서며 달러외 다른 통화를 사고 있다고 지적하고, 연준이 미국 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임을 시장에 확신시켜 줌으로써 달러가 하락 압력을 받아 1월 저점 수준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TD증권 역시 FOMC가 달러 약세 근거를 강화해준다고 진단했다.

유가 60불 돌파…美 원유재고 7월래 최대감소

국제유가(WTI)가 한때 1.9% 가까이 올라 배럴당 60달러를 4개월여만에 처음 돌파했다. EIA에 따르면 미국 원유 재고가 지난주 959만 배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예상을 뒤집었다. 지난 7월래 가장 큰 폭의 감소로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원유 수출이 크게 증가한 반면 가솔린과 디젤의 미국내 재고는 줄었다. OPEC+ 감산에 이란과 베네수엘라 공급 차질까지 더해지면서 유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상승했으나,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된 우려 지속으로 상단이 제한되었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경우 매년 이맘때 쯤이면 정유사가 유지 보수를 시작하고 가솔린을 겨울에서 여름용 블렌드로 바꾸면서 원유 재고가 쌓이곤 했으나 올해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는 없다? 사기도 팔기도 애매한 파운드

파운드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시한 단기 연장 요청 계획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단기간 연기는 교착상태를 벗어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아 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를 부결한 영국 의회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 파운드는 달러 대비 9개월 고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파운드 헤지비용은 여전히 낮다. SG는 “시장은 노딜 대신 오히려 영구적 연장을 믿고 있다”며, 시한 연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파운드가 1.30달러~1.35달러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메이의 전략이 다음주 승인될 경우 영란은행의 금리 전망 역시 재평가되면서 파운드는 최고 1.45달러까지 거의 10% 상승할 수 있다고 보았다.

헤지펀드들, 어떻게 외환시장 변동성 붕괴 피하나

5.1조 달러 규모의 외환시장에 주력하는 헤지펀드들은 변동성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아주 먼 곳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GCI 자산운용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는 소액 일본 투자자들을 위해 관리선물(managed futures) 상품을 타진하고 있다. Macroscope Capital은 달러 트레이딩 대신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금에 투자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하락하면서 달러 베팅은 위험한 게임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주요국 경제가 둔화 신호를 보이자 연준과 ECB 등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에서 선회하는 가운데 글로벌 통화 변동성은 2014년 9월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단기 변동성 전략의 매력이 줄고 장기 베팅은 위험해 보이면서 월가 트레이더들은 곤경에 처한 모습이다. MUFG 은행과 Russell Investments 등은 오직 위기만이 환율 변동성을 되살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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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