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딜레마, 채권시장 시험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은 이번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25bp로 축소하고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얼마나 더 금리를 올려야할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스왑시장은 이번 ‘베이비스텝’ 인상 이후 기껏해야 한번 더 25bp 인상에 그칠 것으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연준이 이제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가이던스를 자제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경제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연준이 최대한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안개가 매우 심한 밤에 운전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뉴욕증시는 금요일 반등세를 이어가 S&P 500 지수가 12월초 이래 고점을 경신했다. 나스닥 100 지수는 지난주 4.7% 상승으로 11월 이래 최고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인텔마저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지만, 인플레이션 추가 둔화 신호에 연준의 긴축 감속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그동안 억눌렸던 테크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부 첨단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데 일본과 네덜란드의 동참을 이끌어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친환경 기술과 물류 분야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지원을 독려하기 위한 통화정책 프로그램을 연장하기로 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PCE 인플레이션 추가 둔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지난달 1년여래 가장 느린 속도로 둔화된 반면 개인소비는 감소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에 힘을 보탰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개인소비지출(PCE)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비 4.4%, 헤드라인 PCE는 5.0%로, 둘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2021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2월 개인소비지수는 전월비 -0.2%, 실질 개인소비는 -0.3%을 나타냈다. 한편 1월 최종 미시간대 설문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과 5년-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각각 3.9%와 2.9%로 낮아졌다.

정책당국은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해 임금과 물가에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를 확실히 관리하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집세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 분야에서 아직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라며,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를 오랫동안 더 높게 유지하겠다는 매파적 기조를 고수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최근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관련 지표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 경제가 높은 금리로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음을 시인했다. 한편 미국이 디폴트 위기를 피하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이라며, 단기 연장과 같은 임시방편은 사실상 거부했다.

연준의 딜레마

임시직의 감소는 종종 경기 침체의 전조가 되곤 했지만, 최근 추세는 오히려 연준인사들의 연착륙 기대를 높이는 모습이다. 미국의 임시직 근로자 수가 지난 7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1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를 보였다. 이는 연준이 광범위한 해고를 촉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임금 인상을 막는데 충분할 정도로 노동시장의 열기를 식히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임시직 감소를 언급하며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고도 물가 고삐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팬데믹 당시 과도하게 직원을 늘렸던 아마존닷컴 등 테크 대기업들이 이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그동안 치열한 경쟁 속에 인재를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중소기업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 여건상 연봉을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이는 임금 상승세 둔화로 이어져 연준에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딜레마에 직면했다며,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고 경제활동 지수 역시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는 반면 트레이더들이 연준 금리 인하에 베팅하면서 금융여건이 완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연준의 2% 목표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여건이 지나치게 완화될 경우 연준이 오히려 매파적으로 행동해야만 할 근거가 된다는 주장이다.

채권시장 시험대

채권시장 강세론자들이 2023년 들어 첫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진정 신호에 연준의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미국채 시장은 이달 랠리를 펼쳤다. 자산운용사와 연기금들이 주식에서 장기 채권으로 몰려감에 따라 미국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1월 들어 약 40bp 빠졌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Alexandra Wilson-Elizondo는 글로벌 디스인플레이션 신호와 일부 경제지표 약화를 지적하며 “역사를 보면 터닝포인트가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일부 연기금의 경우 연착륙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최대 1조 달러를 채권에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워낙 현금이 풍부한데다 금리 급등으로 주식보다 변동성이 낮은 채권 쪽으로 자산을 재배분해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일 파월 연준의장이 트레이더들의 긴축 종료 또는 금리 인하 기대를 확실히 무너뜨릴 경우 미국채 시장은 다시 요동칠 수 있다.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위원들은 최종 금리 전망을 5.1%로 제시하며 2023년 동안 금리를 높게 유지하겠다고 밝혀 시장의 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ECB에 맞서는 시장

트레이더들이 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유럽중앙은행(ECB)과 다시 한번 맞서고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투자자들이 급등하는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필요한 금리 인상 폭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한데 이어 이달 다보스포럼에서도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공격적 긴축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고 연내 금리 인하를 가격에 반영함에 따라 유로존 채권은 1월 랠리를 즐겼다. 이번주 연준과 영란은행, ECB 모두 금리를 결정하는 정책회의를 연다. 노무라의 Andrzej Szczepaniak는 “ECB와 시장간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며, “시장은 ECB가 주장하는 여러 차례의 50bp 금리 인상 기조에 도전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스왑시장에서 이번주 50bp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상태지만 3월의 경우 추가 50bp 인상 확률은 70%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9월 경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전쟁 리스크

마이크 미니한 미국 공군대장이 내부 문건에서 미국과 중국이 2025년에 전쟁을 치를 위험이 있다며 부하 직원들에게 목표물 명중 훈련 등을 포함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N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공중기동사령부 사령관인 미니한은 자신의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육감적으로 전쟁이 2025년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치뤄지는 미국과 대만의 대통령 선거를 기회로 중국이 대만 장악을 시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NBC는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니한의 발언이 미 국방부의 견해를 대표하진 않는다고 보도했다. 공중기동사령부 대변인은 억지(deterrence) 정책이 실패할 경우 충돌에 대비하기 위한 컨틴전시 플랜의 일부라고 NBC에 말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