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연준 금리인상 연기? 화웨이 후폭풍

전일 마감전 투매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던 미국 증시는 금요일 OPEC+ 감산 합의 소식에도 미-중 관계 악화와 미국 경기고점 우려에 주요 주가지수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화웨이 CFO 체포가 미-중 무역 휴전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불안이 투심을 짓누르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와 미국 대사를 잇따라 불러 ‘화웨이의 딸’을 즉각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다만 미-중 무역협상은 아직까지 진행되는 모습이다.
11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을 크게 하회한 15만5000명 증가에 그쳐 노동시장의 완화를 확인하며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론에 힘을 더했고, 불러드 연은총재는 일드커브 역전을 막기 위해 이달 금리 인상을 1월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해 2.84%대로 8월래 최저치로 밀렸다. 중국 경제지표 악화 역시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캐나다는 깜짝 사상최대 고용증가에 유가 급등까지 겹치며 캐나다달러 강스파이크를 이끌었다.
존 켈리 비서실장이 이달 떠나기로 하면서 이제 행정부 내에 예측불허인 트럼프 대통령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매티스 국방장관 뿐이다. ‘노란조끼’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프랑스는 러시아 배후 의혹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개혁 후퇴를 고민하고 있다. 메이 영국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을 화요일 강행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예산안 분석을 토대로 조만간 결론을 낼 계획이다. 한국 국회는 8일 본회의에서 469.6조 원 규모의 2019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화웨이 CFO 체포에 中 강력 항의…무역협상은 별개?

중국 외교부는 주중 캐나다 대사에 이어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체포를 항의하며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간 중국과 미국은 자칫하면 크게 번질 수 있는 이번 사태에 대응해야 할지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초치가 양국 갈등의 고조를 의미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중국은 다른 나라 외교관들을 불러 종종 불만을 전달하곤 했다. 미국은 금요일 밴쿠버 법정에서 멍완저우가 이란과 비즈니스를 한 스카이콤과 화웨이의 관계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화웨이 사태가 아직까지 미-중 대화를 완전히 망치지는 않은 듯 하다. WSJ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중국의 대규모 재화 및 서비스 수입에 합의했고, 중국은 향후 몇주 안에 대두와 천연가스 구매를 발표할 예정이며, 중국은 또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하를 고려 중이다.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화웨이 CFO의 체포가 미-중 무역협상과 “별개의 트랙”임을 강조했고,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역시 이에 동의했다. 라이트하이저는 현재 90일로 정한 미-중간 관세 전쟁 휴전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을 일축하고, 중국의 기술 도용이나 제재 위반등에 대해 중국 기업을 상대로 한 추가 법적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불러드 ‘12월 인상하면 일드커브 역전…1월에 하자’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자칭 가장 비둘기파적 연준위원이라며 FOMC가 이달 금리를 인상할 경우 미국채 일드커브가 역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2월 금리 인상을 1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현재 중립이이거나 약간 그 위다. 나는 우리가 앞으로 제한적 수준까지 갈까봐 약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을 1월로 미룰 경우 FOMC는 금융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는데다 소비지출과 4분기 GDP 숫자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브레이너드 연준이사는 미국 경제 모멘텀이 강하며 점진적 금리 인상이 현재로서는 여전히 적절하다면서도,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적절하지만 정책 경로는 이제 점점 더 향후 전망의 전개 상황에 더욱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기간”이라는 문구는 지난 9월 “향후 1~2년”에 걸쳐 점진적 금리 인상의 지속이 적절하다는 입장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OPEC+ 감산 합의 소식에 유가 급등

OPEC+ 그룹이 하루 120만 배럴로 예상보다 큰 폭의 감산에 합의하면서 금요일 브렌트유와 WTI 가격이 각각 최대 6.1%, 5.3% 급등했다. OPEC 회원국이 80만 배럴,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국이 40만 배럴을 부담하기로 하면서 결국 돌파구 마련에 성공했다. 이란 원유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가 유예를 받고 미국 원유 재고와 생산이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우려가 불거지자 유가는 10월 4년래 고점에서 이번달 초까지 30% 이상 급락했다. 미국의 제재 조치로 석유 수출량을 급감한 이란의 경우 이번 감산에서 면제되었다.

중국 수출증가율 크게 둔화…대미 무역흑자는 사상최고 경신

중국 11월 수출 증가율이 달러 기준 전년비 5.4%로 예상치 9.4%와 이전치 15.6%를 크게 하회했다. 3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다. 11월 수입 증가율 역시 달러 기준 전년비 3%로 예상치 14%에 크게 못미쳤다. 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거의 356억 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중국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 447억 달러 중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대미 수출은 9.8% 증가한 반면 수입은 25% 감소했다. 맥쿼리증권은 중국 수출 성장률이 내년 한자리수 초반대로 급격히 하락하고, 이에 중국 경제의 추가 둔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중 무역협상이 일시적 호재는 될 수 있겠지만 양측간 골이 워낙 깊어 지속가능한 합의에 실패할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화웨이를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는데다, 글로벌 성장 둔화와 올해 선수출 효과로 내년 수출은 상당한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 의회 투표 예정대로 화요일에 진행

메이 영국총리는 패배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표결을 예정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의회 의원들은 메이에게 브뤼셀로 돌아가 유럽연합과 재협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브렉시트 지지자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현재의 합의안은 다른 회원국들에게 영국을 “협박”할 힘을 준다며, 메이에게 협상무기로 일부 이혼합의금 지급 거부를 제시했다. 메이의 연합세력인 북아일랜드 민주통합당의 나이젤 도스 부대표는 브렉시트 합의안이 현안대로 비준될 경우 더 이상 메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바클레이 브렉시트 장관은 해당 법안의 의회 투표를 연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정부가 합의안 없이 EU를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노딜 브렉시트는 “어렵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