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인하압박, 미국 중동보복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이번주 FOMC 회의를 앞두고 엘리자베스 워렌 등 4명의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파월 연준의장에게 1월 28일자 서한을 보내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이들은 모기지금리 상승이 주택 공급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고금리가 집 렌트비 상승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연준 위원들은 새해 첫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주요 테크기업 실적발표 등을 대기하며 랠리를 재개해 S&P 500 지수가 4900선을 돌파했다. 한편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경쟁 저해 우려에 아마존닷컴이 결국 로봇청소기 회사 아이로봇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아이로봇은 최고경영자 사임과 인력의 31%를 내보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고, 주가는 장중 한때 19% 급락했다. 미국채 금리와 달러는 미 정부가 이번 분기 연방 차입 추정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에 하락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조기 인하 베팅에 유로·채권금리 하락

유럽중앙은행(ECB)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추측이 커지면서 유로가 약세를 이어가고 유럽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분트채의 경우 5년물 금리가 현지시간 월요일 장중 한때 9bp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0.5% 넘게 빠졌다. 유로화는 이달 들어 달러 대비 1.9% 가량 하락했다.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인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가 현지시간 일요일 올해 언제라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향후 회의에서 모든 옵션이 열려있다고 말하자 시장은 4월 25bp 인하 가능성을 지난주 정책회의 전 약 60%에서 이제 100%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Jefferies International의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 Mohit Kumar는 채권 시장이 “기본적으로 ECB가 6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자칫 경제지표가 약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는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BNP파리바는 “4월 인하를 위한 무대가 마련되었다”며, 시장 입장에서 리스크는 3월 조기 인하나 첫 인하에서 50bp 빅스텝으로 갈 가능성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피터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중앙은행 총재 겸 ECB 위원은 첫 ECB 인하 시기로 4월보다는 6월 가능성이 높다고 월요일 주장했다. 클라스 크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금리를 내리려면 임금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보였지만 시장은 이같은 경고를 무시하는 듯 하다. 트레이더들은 올해 약 148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했다.

미국, 이란과 확전 피하면서 보복 대응 검토

백악관은 지난 주말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감행한 요르단 미군기지 드론 공격에 잠재적 대응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자국 관여 의혹을 공식 부인했고, 미국 역시 이란과의 직접 충돌을 피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이번 공격에 미군 3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의 첫 사망으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강경파로부터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지시간 월요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선택지를 “해결” 중이라며, 미국은 이란과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월요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84달러를 넘어 1.5% 급등했으나 OPEC+의 저조한 감산 이행 소식에 이후 82달러대로 반락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앞으로 우리 군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무엇이든 하겠지만 분명 충돌 확대를 바라지 않으며 다만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측 입장을 잘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의 이란 대리세력에 대한 보복공격보다 수위를 높일 생각이다.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란을 당장 세게 쳐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올해말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은 유가 급등을 초래하지 않고 중동 분쟁에 더 광범위하게 끌려들어가지 않으면서 보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Modad Geopolitics의 Firas Modad 대표는 “미국에게 오직 안 좋은 선택지만 있다”며, 바이든이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엄청난 압력”에 휩싸여 있지만 이란과의 직접 충돌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많은 사상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수십년 간 이란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신 해외에 있는 이란 목표물이나 시리아 또는 이라크에 있는 이란 대리세력을 치는 등 덜 도발적인 보복을 선택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Ziad Daoud는 미국이 확실히 보복을 할 것이라며, 관건은 이란이 가만 있을지 아니면 반격에 나설지에 있다고 설명했다. 확전시 자칫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美 재무부, 현 분기 연방 차입 목표치 7600억 달러로 축소

미국 재무부가 재정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달리 이번 분기 연방 차입 추정치를 낮췄다. 올 1~3월 순차입 추정치를 지난 10월 말 제시했던 8160억 달러에서 760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분기말 현금 잔액 예상액은 7500억 달러로 유지했다. 차입 수요가 감소한 것은 더 나은 순재정 흐름 전망과 분기초 보유 현금이 예상보다 많았기 때문이라고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JP모간 미국 금리 전략 공동 책임자인 Jay Barry가 8550억 달러를 예상하는 등 많은 월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최근 재정 적자 확대를 감안해 이번 분기 차입 추정치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었다. 반면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Ira Jersey는 약 7000억 달러를 전망했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2022년 거의 제로 수준에서 5% 위로 급하게 올리면서 재무부 입장에선 차환 비용이 여전히 높지만 올해 완화 피봇 베팅에 시장 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재무부의 부담을 다소 덜어줄 수 있다. 재무부는 현지시간 수요일 1210억 달러 규모의 분기 리펀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AI도 견제 나선 미국…클라우드 기업에 외국 고객 정보 요청

미-중간 기술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아마존닷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 서비스업체가 그들의 플랫폼에서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외국인 고객을 찾아내 적극 조사하기를 원하고 있다. 현지시간 월요일에 발표된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에 따르면 클라우드 서비스기업들은 외국인 고객의 이름과 IP 주소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아마존과 알파벳의 구글 등은 관련 정보를 수집해 의심스런 활동을 보고하는 프로세스를 개발해야만 하는 것으로 일요일 공개된 규정 초안에 나타났다. 이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AI 트레이닝과 호스팅에 필수적인 데이터 센터 및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 서비스기업에 고객 정보의 수집 및 저장, 분석 책임을 맡김으로써 금융권의 “고객 정보 파악 의무” 규정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들은 동맹국의 유사한 조치 없이 외국인 사용자들의 활동을 제한할 경우 미국 기업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아마존과 구글은 코멘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인프라에 대해 사이버보안 규정 및 “고객 정보 파악” 제도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지난 금요일 AI 개발에 따른 국가 안보 위협을 제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월요일 미국이 AI 분야에서 협력해야 한다며, “디커플링과 차단, 장벽 세우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회사채 발행 홍수…1월 2000억 달러 넘을 듯

미국 기업들이 장기 금리 하락을 틈타 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 규모가 1월로선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미 1760억 달러가 발행되어 2017년에 세웠던 1750억 달러의 1월 사상최대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가장 활발했던 때는 2020년 4월로 당시 28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골드만삭스 투자등급 채권 신디케이트 책임자인 Jonny Fine는 “이달 2000억 달러도 쉽게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IBM, 캐피털원파이낸셜, 킨더모건 등이 현지시간 월요일 발행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연준의 공격적 긴축 행진이 마침내 끝나고 기준금리 인하가 곧 시작될 수도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 속에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낮아지자 회사채 발행이 급증했다. 10년 이상 만기 국채의 평균 금리는 작년 10월 중순 6.6%에서 지난 금요일 5.44%로 하락했다. 일부 투자자들 입장에선 금리가 더 하락하기 전에 장기 회사채를 담아두려 하는 분위기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