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월러 연준이사 연말인하, 채권캐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인공지능(AI) 혁명의 핵심에 있는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가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다시 썼다. 올해 들어 벌써 24번째 신기록 경신이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투자자들이 변동성 스파이크에 대비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 보고와 같은 향후 이벤트가 시장 움직임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성장과 통화정책을 둘러싼 낙관론에 힘입어 지난주 시장의 위험 선호가 202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나 최근 모멘텀이 둔화되었다고 골드만은 전했다. 테슬라의 경우 Amalgamated Bank와 SOC Investment Group 등 일부 투자 기관들이 56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보상 패키지를 거부하자며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6% 넘게 올랐다.

캐나다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과 최근 미국 물가에 대한 월러 연준이사의 긍정적 평가 속에 글로벌 채권시장은 모처럼 랠리를 펼쳤다. 내일 공개될 연준의 5월 정책 결정 의사록은 왜 파월 연준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덜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냈는지 확인해 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내다봤다.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양적완화에 따른 자산 매입을 “레포” 단기 대출로 대체하고 싶다며, 이에 대비하라고 시장에 경고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시될 수 있다며, 양적긴축을 통해 현재 7600억 파운드에 달하는 대차대조표가 3450~4900억 파운드 사이에서 안정적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런던발 싱가포르항공 여객기가 심한 난기류를 만나 태국 방콕 공항에 비상착륙하면서 1명의 영국인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월러 연준이사 ‘몇개월 더 인플레 수치 잘 나와야…인하 연말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이사는 경제지표가 앞으로 3-5개월에 걸쳐 계속해서 약하게 나올 경우 “연말 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CNBC 인터뷰에서 말했다. “올바로 가고 있다는 지표가 충분할 경우 우리는 올해 늦게, 내년 초에 금리 인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강연에서 “노동시장이 크게 약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지지하려면 몇 달 더 좋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해야만 한다”며, 다만 추가 금리 인상은 “아마도 불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3-4개월” 더 기준금리를 그대로 둔다고 해서 경제가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CPI 지표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지 않고 있다는 안심스러운 신호였고, 소비지출과 노동시장에 대한 지표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기에 적절한 수준에 있음을 내게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아직도 대학 교수라면 이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대해 낙제점은 아니지만 훌륭하지도 않은 C+ 점수를 주겠다”고 말해 아직 연준의 물가 안정 목표까지 갈 길이 한참 남았음을 시사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연준 내부에서 중립금리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말까지 금리를 내리기 시작할 수는 있겠지만 4분기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연준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식히기 위해 정책입안자들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금리를 더 오래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연준 동결은 채권 캐리에 청신호: BofA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연준이 통화정책을 쉬어가고 시장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채권 캐리 트레이드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진단했다. 이는 경기 침체기에 다른 트레이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투자 전략이라고 Ralph Axel 등은 현지시간 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채권 영역이 캐리 트레이드의 일반적인 첫 목적지는 아니지만, 신용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는 경착륙 시나리오에서 전통적인 캐리 트레이드에 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컨센서스 포지션은 아니지만 연준이 현재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더 오랫동안 동결 기조를 이어갈 리스크를 감안해 2s10s 플래트너를 포지티브캐리(positive carry)로 추천했다. “현재 스티프너 전략의 문제는 시장이 이미 2~3년에 걸쳐 전면적인 인하 주기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고 상당기간 그래왔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연준의 인하가 더디게 이루어지고 물가 안정 목표에 근접하더라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버리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4월 인플레이션 2.7%로 둔화…6월 금리 인하 확률↑

캐나다의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이 4개월 연속 둔화됨에 따라 통화정책 당국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는 분위기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선호하는 두 개의 근원 인플레이션 평균은 4월 2.75%로 이전치 3.05%에서 하락했다고 캐나다 통계청이 밝혔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2.8%를 예상했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계산에 따르면 해당 지표의 3개월 이동평균치는 연율 기준 3월 1.35%에서 4월 1.64%로 올라 작년 12월 이래 첫 상승을 기록했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2.7%로 이전치 2.9%에서 하락하며, 4개월 연속 BOC 물가안정 목표 범위 안에 머물렀다. CPI 발표 후 트레이더들은 6월 BOC 금리 인하 베팅을 약 40%에서 60%로 강화했고, 캐나다 국채 2년물 금리는 7bp 가량 빠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BOC 정책위원회가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해서 후퇴하고 물가 압력이 더욱 식을 것이라는 확신이 좀더 강해짐에 따라 7월 첫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4월에 이어 또다시 노동시장 설문 결과가 뜨겁게 나올 경우 인하가 지연될 리스크도 있다고 지적했다.

ECB 라가르드 ‘인플레이션 잡았다…6월 금리 인하 가능’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소비자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이제 대체로 진정됨에 따라 다음달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지표가 중기적으로 2%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겠다는 우리의 목표이자 사명이자 의무에 대해 신뢰 수준을 강화한다면” 6월 6일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화요일에 방송된 아일랜드 RTE One 인터뷰에서 밝혔다. “나는 인플레이션의 고삐를 잡았다고 확신한다”며, “내년과 내후년 전망은 물가 목표에 도달하거나 아니면 매우 가까워질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나는 우리가 통제 단계에 이르렀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CB 정책위원들은 다음달 사상 최고인 4%의 단기 수신금리를 25bp 내릴 생각임을 예고해왔다. 투자자들은 9월 추가 2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12월에도 한번 더 기대하는 분위기다. 라가르드를 비롯해 여러 정책위원들은 6월 이후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말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시장이 그들의 생각과 유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대만 침공시 ASML·TSMC 반도체 장비 원격 차단

ASML홀딩과 TSMC는 만약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반도체 생산장비를 비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소식통이 밝혔다. 미국 정부 관료들은 세계의 첨단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생산하고 있는 대만이 공격을 당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해 네덜란드 및 대만 정부에 비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2명의 소식통이 말했다. 또 다른 2명의 소식통은 ASML이 네덜란드 정부와의 면담에서 원격으로 반도체 장비 차단이 가능하다며 안심시켰고, 그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행했다고 전했다. ASML, TSMC 및 네덜란드 무역부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미 국방부, 미 상무부 대변인은 이메일로 보낸 코멘트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원격 차단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의 극자외선 장비(EUV) 라인에 적용된다. EUV는 TSMC가 단일 최대 고객으로, 고주파 광파를 통해 현존하는 가장 작은 마이크로칩 트랜지스터를 인쇄하여 인공지능(AI)은 물론 보다 민감한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칩을 제작한다. 중국은 오랫동안 대만섬이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해 왔으며, 시진핑 주석은 평화 통일을 옹호하면서도 동시에 군사 개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미국 관료들은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을 침공할 능력을 갖추려 한다고 경고했지만, 대만은 이를 믿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의 경고가 아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대만 신임 총통 축하 메시지가 “대만 분리주의 세력들에게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한 대만을 지지한 전 미국 하원의원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