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인하베팅 되감기, OPEC+ 연기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주간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급감한 가운데 일부 트레이더들이 이익실현을 위해 연준 금리 인하 베팅 되감기에 나서면서 미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 휴일을 하루 앞두고 S&P 500 지수가 0.4% 가량 상승했다. 챗GPT 열풍의 주인공인 오픈AI가 5일도 안되어 축출했던 샘 알트만을 최고경영자(CEO)로 다시 불러들임에 따라 분란이 봉합되면서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한때 1.8% 뛰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봉이 최대 80만 달러에 달하는 오픈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알트만 해고에 반발해 집단 사표로 위협하면서 이사회의 결정을 번복시키는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아마존닷컴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등 연말 쇼핑시즌 기대에 주가가 장중 한때 2.7% 급등했다.

주로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나이아가라 폭포 다리에서 테러 시도로 추정되는 차량 폭발이 발생해 미 연방수사국(FBI)와 캐나다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이번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한 가운데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고,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보고를 받고 참모들과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백악관이 전했다. 나이아가라 지역 국경 통과가 모두 통제되고, 버팔로 나이아가라 공항 역시 이착륙이 중지되었다. 한편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22일밤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국방성 성명을 통해 이제부터 9.19남북군사분야합의서에 구속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중지하였던 모든 군사적조치들을 즉시 회복하고 군사분계선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군사장비들을 전진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기대인플레이션 상승…신규 실업수당 신청 급감

미국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장기 물가 전망 역시 2011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시간대 11월 최종 소비자 설문 결과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이달 초 집계됐던 4.4%보다 높아졌다. 5년-10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3.2%로 10월 3.0%에서 상승했다. 해당 설문조사를 담당했던 Joanne Hsu 국장은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의 약화 추세가 향후 몇달과 몇년 후 뒤바뀔 가능성을 우려하는 듯 보인다”며, 최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휘발유에 대한 향후 1년 가격 기대가 2002년 6월래 최고치를, 5년 후 기대는 2022년 3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LPL Financial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Quincy Krosby는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준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소비자들의 심리를 더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리셋하는 것이 점차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11월 18일 마감 주간 20만9000명으로 전주 대비 2만4000명 줄어 6월래 최대폭 감소를 나타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중간값 기준 22만7000명을 예상했었다. 연속수급 신청자 수는 11월 11일 마감 주간 184만 명으로 2개월만에 처음 하락했다. 미국 노동시장의 열기가 점차 식고 있지만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협상 난기류로 OPEC+ 회의 연기…브렌트유 한때 4.9% 급락

이번 주말로 예정되었던 OPEC+ 회의가 아프리카 회원국들의 산유량 쿼터에 대한 이견차로 감산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연기됐다. OPEC은 구체적 설명 없이 각료 회의를 11월 30일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웹사이트에서 밝혔다. 지난 7월부터 일일 산유량을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해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다른 회원국들의 생산 수준을 놓고 어려운 협상을 하고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대표단이 전했다. 브렌트유는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장중 한때 4.9% 급락해 배럴당 78달러대로 밀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그 동맹국들은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9월 고점 대비 약 18%나 하락하면서 점점 더 취약한 시장 상황에 직면해 있다. 심지어 내년 전망은 상반기 공급 과잉마저 예상됨에 따라 더욱 어두워 보인다. Andurand Capital Management의 창업자인 Pierre Andurand는 “내 생각엔 감산이 필요하다”며, 사우디는 아마도 다른 산유국들이 감산에 동참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협상을 해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사우디는 시장 균형을 위해 단독으로 실시 중인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조치를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다른 산유국들이 추가 감산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해당 조치를 되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Andurand는 지적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인질 석방 위해 4일간 휴전 

하마스는 이스라엘과 4일간의 휴전 및 팔레스타인 포로 150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가자지구로 끌고 온 인질 50명을 풀어주기로 합의했다. 양측이 타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국제 사회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곧바로 하마스 조직이 완전히 파멸될 떄까지 전쟁은 계속된다는 방침을 강조했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하마스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래 6주 넘게 지속된 분쟁이 잠시나마 멈추게 되었다. 목요일 오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시적 휴전 기간 동안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모든 군사작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측은 가자지구 전체에 대한 공습을 중단하고 대부분의 지상군이 머물고 있는 북부 지역에서 하루 6시간 동안 정보 드론 비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그동안 인도주의적 재난을 완화하기 위해 이집트로부터 더 많은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전달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현지시간 수요일 이번 인질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의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국왕과 대화를 나눴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미국과 이집트 역시 이번 협상을 타개하는데 외교적 노력을 전개해왔다. 며칠 전부터 협상 진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은 오늘 그다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 셰켈화는 이미 전쟁 발발에 따른 대규모 손실을 모두 회복한 상태다. Psagot Investment House의 Ori Greenfeld는 “시장은 전쟁이 재개된 후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또 전쟁이 끝난 후 가자지역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며, 또한 추가 인질 석방 협상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라고 전했다.

중국, 자금 지원 대상에 벽계원 추가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자금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화이트리스트’ 초안에 최근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진 벽계원(비구이위안, Country Garden Holdings)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유 부동산개발회사인 위안양(Sino-Ocean Group)과 욱휘홀딩스(CIFI Holdings)도 이번 자금 지원 대상에 올랐다. 규제당국은 최종 명단을 확정해 며칠 내에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에 이를 배포할 예정이며, 일부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중국 규제 당국이 부동산 위기의 악화를 막기 위해 부동산업체 50곳을 선정해 다양한 자금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리스트는 은행 대출과 채권·주식 파이낸싱 등 금융기관의 지원 결정에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달 처음으로 달러채권에 대해 디폴트가 선언된 벽계원이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될 경우 규제당국이 갈수록 악화되는 부동산 시장 위기에 보다 적극 대응하기 위해 국내 대형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구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음을 시사한다. 정부의 지원책 기대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중국 부동산업체 주가 지수는 이번주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화이트리스트가 국영기업 위주로 편성되어 가장 도움이 필요한 민간 개발업체는 제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ECB 부총재 ‘시장의 연착륙 기대, 희망사항일 수도’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의 ECB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유로존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위험을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의 추가 분쟁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연착륙 기대가 뒤집어질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라고 현지시간 수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앞서 ECB는 반기 금융안정리뷰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볼때 경기 침체 없이 날뛰는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시나리오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실제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귄도스는 “경제의 전개 상황과 관련해 시장이 취하고 있는 전망은 다소 자신감이 넘치고 낙관적인 듯 보인다”며, “다소 희망사항적인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 지역은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이 -0.1%를 기록하는 등 완만한 침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ECB는 10차례 연속 정책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뒤 지난달 처음으로 동결 브레이크를 밟았고, 시장은 이제 긴축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고 이르면 내년 4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했다. 귄도스는 “시장 베팅에 대해 논하진 않겠지만 내가 얘기할 수 있는 점은 우리의 전략이 지표 의존적이며 회의 때마다 상황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면에서 매우 분명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의 하향 경로가 기저 효과 때문에 순탄치 않겠지만 ECB의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