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연준 75bp인상, 긴축베팅↓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FOMC발 이변은 없었다.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며 강한 물가 안정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한 긴축 기조에 미국채 2년-10년 금리 스프레드가 -32bp까지 확대되며 경기침체 우려를 더했지만, 파월 연준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애매하게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하자 트레이더들이 향후 연준 긴축 베팅을 일부 되감으면서 스왑 시장은 추가 인상이 100bp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9월 FOMC의 경우 58bp 정도로 긴축 기대를 낮췄다. Bank of New York Mellon의 John Velis는 파월이 사실상 포워드 가이던스를 주지 않겠다고 말한 셈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매우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BBDXY)는 파월의 일부 발언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한때 0.7% 넘게 하락했다.

월가는 일단 안도한 모습이다. 뉴욕증시는 나스닥 종합지수가 4% 넘게 급등하는 등 기술주를 중심으로 랠리를 펼쳤다. 그러나 장 마감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플랫폼스가 광고 부진으로 사상 처음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한때 6% 넘게 급락했다. 3분기 실적 전망 역시 시장 예상에 못미쳤다. 베스트바이도 월마트에 이어 실적 전망을 낮추는 등 미국 소매업체들이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연준의 결정이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며,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말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연준 또 75bp 인상

연준 위원들이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해 1980년대 초반 폴 볼커 시대 이래 가장 공격적인 긴축을 단행했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적극적 조치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에 큰 충격을 안겨줄 위험이 있다.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물가 상승 압력에 직면한 연준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현지시간 수요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2.25%-2.5%로 높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정책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전념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지난번 문구를 되풀이했다. 또한 “목표 금리 범위의 지속적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되는 리스크가 나타날 경우 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비둘기?

파월 연준의장은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는 일부 증거가 나타나고 있지만,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추세보다 낮은 성장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당한 추가 긴축을 예고하면서 필요시 더 큰 폭의 움직임도 주저하지 않겠지만, 어느 시점에 가면 금리 인상 폭을 늦추는게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례적인 큰 폭의 금리 인상이 다음번 FOMC에서도 적절할 수 있지만 이제 중립 수준으로 온만큼 최종 결정은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번 FOMC 투표에는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과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총재 등 2명의 새로운 멤버가 참여했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은총재는 금융시장이 연준의 긴축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인상?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연준이 이번 만장일치 75bp 인상 결정을 통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주었다며, 시장의 ‘연준풋’ 기대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이 올해 말 금리 인상을 쉬어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ING는 연준이 올해 들어 총 225bp 인상을 단행했다며, 연말까지 추가 125bp 긴축을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리스크가 높아지고 인플레이션이 2023년 크게 하락할 수 있어 내년이 되면 금리 인하가 쟁점이 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Fidelity International은 연준이 너무 멀리 너무 빠르게 긴축하면서 경착륙이 불가피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6월 내구재 주문이 시장 예상과 달리 1.9% 증가한데다 무역 적자가 줄고 재고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GDP 성장률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줄었다. 이에 모간스탠리와 JP모간, 골드만삭스 모두 2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높였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경기침체는 일단 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준과 바이든 행정부는 일단 숨을 돌릴 수 있을 전망이다.

유로존 이미 침체

골드만삭스는 유로존 경제가 이미 위축되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올해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3분기 -0.1%, 4분기 -0.2%를 기록한 후 내년에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차질과 서비스 분야의 포스트 펜데믹 반등 종료, 글로벌 모멘텀 약화, 이탈리아 정치 불안 등이 유로존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과 이탈리아는 하반기에 명백한 침체에 빠지고, 스페인과 프랑스는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에너지 공급난이 크게 악화되거나 국가 차원의 위기가 발생하거나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경우 하방 리스크가 더욱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채 피하는 日투자자들

BofA는 일본의 투자자들이 미국채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으며 당분간 되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금리 상승에 힘입어 달러가 랠리를 펼치면서 환리스크 헤지 비용이 너무 비싸져 보험사들이 미국채를 사들일 유인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은행들 역시 미국내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채 장기물에 관심을 잃을 수 있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은 지난 20주에 걸쳐 해외 채권을 전례없는 15조 엔(1090억 달러) 규모로 매도했다. 일본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3개월 통화선도로 헤지 비용을 감안할 때 미국채 10년물은 수익률이 사실상 -0.38%다. 반면 일본은행이 채권 금리 상승을 누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채 수익률이 0.19%에 이르고 있어 차라리 역내에 투자하는 편이 나은 셈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