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안전자산이 답? ECB 라가르드

(블룸버그) — 안전자산이 결국 답인 걸까? 미-중 정상간 악수만으로는 이미 기울어지기 시작한 글로벌 무역과 경제를 되살리기에 부족하다는 진단 속에 미국이 이번엔 EU에 관세 공격을 경고하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위기다. 카니 영란은행 총재가 무역 긴장으로 글로벌 경제 하방 위험이 높아졌다고 경고한 후 길트채 10년물 금리가 9bp 넘게 급락하자 미국채 10년물 역시 장중 1.9723%까지 밀려 연저점에 바짝 다가섰다. 파운드는 0.4%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최대 0.6% 가량 급락했다. 차기 ECB 총재에 라가르드 IMF 총재가 지명되면서 유로는 ECB 완화 기대에 약세를 보였고 분트선물은 상승했다. 핌코는 시장이 ‘천국과 지옥’을 모두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 증시는 미국 독립기념일과 고용지표를 앞두고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수요일엔 조기 폐장하며 목요일엔 휴장한다. 메스터 연은총재가 당장 금리 인하를 지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또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조사를 더욱 압박하면서 위험자산 수요가 위축됐다. 유가(WTI)는 수요 둔화 우려가 감산 연장 합의를 무력화하며 5% 가까이 급락했다. 나바로 백악관 무역 고문은 미-중 무역 협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30.7억 달러로 전월말 대비 11억 달러 증가 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차기 총재에 라가르드

크리스틴 라가르드가 IMF에서 ECB로 자리를 옮긴다. ECB 최초 여성 총재로 10월말 임기가 끝나는 드라기의 뒤를 이어 유로존 부양책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에 통화정책을 담당하게 된다. EU 집행위원장에는 독일 국방장관인 Ursula von der Leyen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Charles Michel이 지명되었다. 투자자들은 노련한 위기 구조자인 라가르드가 드라기처럼 공격적이고 혁신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데 베팅할 듯 하다. 특히 보다 매파적인 분데스방크 총재가 탈락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시장은 라가르드에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인 반응이다. 금융시장은 이미 9월까지 ECB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CIBC는 라가르드가 정치인임을 감안할 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영향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깜짝 인사지만 ECB 정책 경로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CB 7월 인하 잊어라

ECB가 이달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에 돌입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대신 좀더 경제지표를 지켜보기를 원하고 있다고 유로존 중앙은행 관료들이 밝혔다. 전망이 나빠지면 7월 행동을 취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수정 전망을 내놓을 9월 회의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는 이달 정책 문구를 변경해 추가 부양책이 임박했음을 시사할 수 있다. 9월까지 기다리는 것은 투자가들의 기대에 대체로 부합한다. 투자자들은 그 때까지 10bp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만, 일부는 더 빠른 또는 더 큰 폭의 인하를 점치고 있다. 코메르츠은행과 모간스탠리는 이르면 이달 10bp 인하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HSBC는 9월과 12월에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0bp 인하를, 골드만삭스는 9월 20bp 인하를 내다봤다. 모간스탠리와 골드만은 양적완화 재개도 예상하고 있다.

카니의 경고…RBA의 계산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주요 정책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는 “광범위한 둔화”를 설명하면서 확대되고 있는 보호주의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피해를 경고했다. 그의 발언에 파운드가 급락했다. 카니는 “무역 긴장의 심화는 세계와 영국의 성장에 하방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추가적으로 노딜 브렉시트 위협이 기업 투자를 짓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다시 통화부양책 밸브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니는 지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면서도, 정부 역시 재정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중앙은행(RBA) 총재는 두달 연속 금리를 내린 후 그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동시에 대내외 전망이 악화될 경우 언제든 완화를 재개할 의지가 있음을 내보였다.

채권 강세론자 ‘하반기는 전혀 다를 것’

HSBC는 채권금리의 추가 하락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올 상반기엔 쉽게 돈을 벌었지만 하반기엔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채권 랠리에 많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미국채 10년물 금리에 대한 전망을 하향조정했으며, 심지어 1% 이하로 내다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채권 강세론자로 유명한 HSBC의 채권 헤드인 Major는 미국채 10년물에 대해 연말 2.1%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이미 많은 악재가 가격에 반영되었다며, “지금보다 더 어두워지려면, 일본 같은 시나리오를 얘기하려면 새로운 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중간 무역 긴장, 지정학적 리스크, 경기 둔화 징후 등으로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으로 선회하면서 미국채 금리가 올해 들어 거의 90bp 하락했다. 한편, 메스터 연은총재는 아직 금리 인하를 지지할 준비가 안되어 있다며, 최근 몇달 간의 상황이 2016년경 소프트패치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아람코 IPO…유로채 발행

사우디 아라비아가 아람코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일부 투자은행들과 만나 IPO에 대해 논의했으며, 보다 구체적인 IPO 작업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 그동안 중단되었던 IPO를 다시 추진하면서 사우디가 원하는 2조 달러의 밸류에이션을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우디 왕세자는 아람코를 뉴욕거래소에 상장시키길 원하지만, 자문가들은 미국 소송의 위협에 노출시킬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그는 IPO가 2020년이나 2021년에 진행될 예정이라고 주장해왔다. 한편, 사우디 정부가 30억 유로 규모로 첫 유로화 채권발행에 나섰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