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결전의 한주, WTI 50불 위협

이번주는 미-중 정상 무역 담판에 G-20 회의, 연준인사 발언 및 의사록, 한국은행 금통위 까지 대형 이벤트로 가득하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투자자들이 숨을 곳을 찾느라 급급한 가운데 정책 결정자들의 판단과 대응이 특히 주목된다. S&P 500 지수는 10% 하락해 조정에 진입했고 기술주는 조정 임계치를 훨씬 지난 상태다. 이미 약세장에 접어든 국제유가(WTI)가 금요일 7.7%나 급락해 50달러선을 위협하며 2017년 10월 초 수준으로 밀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3.03%를 하회, 9월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지도자들과 메이 영국 총리가 드디어 특별 정상회담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이제 공은 영국 의회로 넘어왔다. 이미 합의 기대를 반영했던 파운드와 유로는 달러 대비 소폭 반등에 그쳤다. 영국 하원 표결은 12월 10일-11일 경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예산안을 놓고 EU와 대치 중인 이탈리아는 유연성을 시사했다. 비트코인은 4000달러를 하회했지만 투매가 진정될 조짐이 없어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U-영국 정상 브렉시트 공식 서명…‘재협상은 없다’

EU는 영국 의회 거부시 재협상은 없다며, 합의한 내용 그대로 비준할 것을 촉구했다. 오스트리아 총리는 “절대로 재협상은 없으며, 더이상 여지는 없다”고 분명히 못박았고,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것이 가능한 유일한 딜” 이라고 지적했다. 바르니에 EU측 협상대표는 영국 보수당에게 이번 탈퇴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향후 무역 관계에 대한 다음 단계의 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영국 하원 표결에서 만약 비준에 실패할 경우 영국은 내년 3월 아무런 협정이나 과도기 없이 EU를 떠나게 된다. 일부 정치인들은 1차 의회 투표에서 거부될 경우 메이가 다시 브뤼셀에서 재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영국 보수당내 유로 회의론자들은 영국이 EU의 무역 규정 제도 하에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번 탈퇴 합의안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EU 지지자들 역시 영국이 의무만 남고 발언권이 사라졌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어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유가 급락 속 진짜 OPEC 회의는 G-20이 될 듯

유가가 급락한 가운데 실제 OPEC 회의가 일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OPEC은 비엔나에서 12월 6일 회동할 예정이지만, 이에 앞서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 지도자들도 이번 주말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 여기서 내년도 유가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언론인 살해 사건과 관련해 사우디 왕세자를 지지하고 나선 상황에서 사우디가 트럼프의 저유가 요구를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nergy Aspects는 “시장은 사우디가 산유량을 줄일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는 ‘대규모 감세 효과’가 있다며 유가 하락을 반겼고, 인플레이션이 잠잠한 모습을 지적하며 연준을 재차 압박했다. 브렌트유 순매수 포지션은 11월 20일 마감주 15% 줄어 2016년 1월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졌던 이래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파월 연준의장 연설에 FOMC 의사록까지 바쁜 한 주

경기둔화 우려와 증시 조정 속에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낮추고 있는 채권 트레이더들에게 연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여러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 등의 연설에 이어 현지시간 28일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무엇보다 시장은 주식과 크레딧물, 원유 등의 투매 속에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지나치게 거둬들인 것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파월의 의중을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다. 보유자산 정책과 관련해 연준의 의사록 역시 주목된다.
미-중 정상간 담판을 앞두고 글로벌 무역 우려 역시 위험선호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준이 지난 9월에 내년 3차례 긴축 전망을 내놓았지만, 현재 선물가격은 내년 1차례 정도 인상을 반영한 상태다. 다음달 금리 인상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지만, 유로달러 선물 2018년 12월물과 2019년 12월물 스프레드는 금요일 27bp까지 밀려 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10월 중순 대비 절반에도 못미친다.

비트코인 4000달러 하회…괴물되나

Bitstamp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일요일 뉴욕서 4.5% 추가 하락해 3635달러를 기록했다. 그 후 대부분의 손실을 만회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 주에는 33% 하락해 올해 전체로는 75% 빠졌다. 비트코인은 약 1년전 고점이었던 1만9666달러 대비 82%나 하락했다. 리플은 5.3% 하락한 35센트로, 고점 대비 약 90%나 후퇴했다.
과거 악명 높았던 버블들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지난해에 역사적 랠리를 펼쳤던 디지털 통화는 이제 거의 7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매에 빠져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후퇴를 촉발시켰던 규제 감시 강화, 거래소 대혼란 등 많은 우려들이 오히려 최근 악화된 모습이다. 오안다는 가파른 손실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바닥을 알리는 ‘항복국면’의 강력한 증거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3000달러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것은 괴물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출구로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Innes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3500달러~65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인 후 1월까지 2500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탈리아 입장 선회?

예산적자 목표가 변경될 경우 연정을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했던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가 EU와 대치 국면에 있는 2017년 재정적자 목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GDP 대비 예산적자 2.4% 목표가 절대 바뀔 수 없는 것인지 묻는 AdnKronos 통신의 질문에 살비니는 “어느 누구도 이를 고정하지 않았다. 예산이 경제 성장을 부추길 경우 그 비중은 2.2%가 될 수도 있고 2.6%가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숫자보다는 진정성과 구체성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주요 선거 공약인 연금 개혁안이 2월에 발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콘테 총리는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실무 만찬에서 예산안 대치를 둘러싼 돌파구 마련에 실패한 후 이탈리아를 “혁명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융커는 60억 유로~70억 유로 정도의 지출 삭감이면 적자를 줄이는 데 충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La Repubblica가 보도했다. 융커는 또한 살비니와 디마이오 부총리에게 EU에 대한 공격을 멈출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