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EU 진통, 트럼프의 승부수

(블룸버그) — 유로존 경기회복기금을 놓고 지난 주말 EU 정상들이 진통을 겪으면서 유로는 아시아장에서 약세로 출발했다. 한편 백악관은 현지시간 월요일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 및 므누신 재무장관 등과 추가 재정부양책 논의를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급여세 인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정치권이 여전히 대립하고 있어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의 승부수가 성공할지 주목된다. 뉴욕증시는 금요일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코로나19 뉴스를 소화하면서 S&P 500 지수가 반등해 12월래 처음으로 3주 연속 상승으로 마쳤다.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따른 유권자들의 실망 속에 현지시간 일요일 발표된 ABC뉴스/워싱턴포스트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대결에서 40%대 55%로 15%p 밀렸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파우치 박사가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내는 ‘선동가’라며, 코로나19 감염 증가는 검사 확대의 결과로 미국이 세계적 선망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시는 드디어 월요일 봉쇄완화 마지막인 4단계를 시작해 동물원과 야구장 등을 개방하지만, 로스엔젤레스는 다시 자택대피령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편 영국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맞서 홍콩과 맺은 범죄인 인도조약의 철회 의사를 시사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U 부양책 난항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유로존 회복기금 형식과 조건 등을 놓고 정상회의 3일째에도 난항을 겪었다. 독일과 프랑스는 최악의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취약한 남유럽 국가들을 위해 보조금이 적어도 4000억 유로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 소수의 강경론자들은 보조금을 최대 3500억 유로로 하고 나머지는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는 7000억 유로 패키지를 지지할 의사가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U는 7500억 유로 규모의 패키지를 제안한 바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보조금을 기존 5000억 유로에서 4000억 유로로 줄이는 방안을 타진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탈리아 총리는 현지시간 일요일 “EU가 강경론자들로부터 협박당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최근 몇 주에 걸쳐 일련의 과감한 조치들이 발표된 이후 투자자들이 EU내 합의를 이미 가격에 반영한 상태라 EU 정상들은 월요일 금융시장이 개장되기 전에 이견을 좁혀야 한다는 상당한 압력에 놓여 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야심찬 지원책에 합의하는 편이 낫다고 로이터의 질문에 답했다.

트럼프, 대선전 마지막 부양 기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의원들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맞서 경제를 부양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직면해 있다.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약 1조 달러 규모의 바이러스 구제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미 3.5조 달러의 패키지를 제안한 바 있다. 규모는 물론 양측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도 상당히 다른 입장이다. 행정부마저 코로나19 진단 및 추적을 위해 주정부에 250억 달러를 지원하자는 공화당 계획에 반대하고 있어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양당이 거부해온 급여세 인하를 고집하고 있다. 상원이 8월 여름 휴회에 들어가고 대선 캠페인이 본격화되기 전인 향후 3주 안에 타협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팬데믹 위기 실업수당 연장과 2차 가계 지원금 등이 관건이다. 2.9조 달러의 기존 부양책이 조만간 소진될 예정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기록을 경신하고 경제재개 계획을 후퇴하고 있어 트럼프의 정치적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공화당 텃밭에서마저 트럼프의 지지율은 위태로운 모습이다.

G-20의 고민

주요 20개국(G20)은 세계 최빈국 채무 상환 유예 계획을 연장할지 고민 중이다. 세계은행은 G-20이 최빈국 채무 상환 유예 기간을 2021년 말까지 늘리고 그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개도국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시간이 얼마 없다며, 채무 유예와 감면, 조정, 투명성 등에 신속한 액션을 촉구했다. 지난 주말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모든 회원국들은 현재 올해 말까지로 정해진 채무 상환 유예를 이행하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140억 달러 정도의 자금 여유가 예상된다고 의장국인 사우디의 재무장관이 토요일 밝혔다. 그는 10월 연차총회에 앞서 IMF와 세계은행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후 향후 액션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에 42개국이 도움을 요청해 총 53억 달러의 채무 상환이 일시 중지됐다.

좀비기업 투자 열풍

파월 연준의장이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적극 대응하면서 증시가 바닥을 찍고 회복하는 동안 적자 상태인 소형주들은 주가가 단순 반등에 그치지 않고 흑자를 내는 기업들보다 두배 가량 올랐다. GuideStone Capital Management은 “연준이 내 돈을 잃지 않게 해줄 것이란 믿음이 있다”며,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유동성을 쏟아부으면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년말 기준 Russell 2000 기업 중 38%가 적자 상태였다. 3월 시장 혼란 이후 이들 좀비기업의 주식은 평균 약 79% 올랐으며, 반면 흑자를 낸 기업의 주가는 47% 상승했다. 올 2분기의 경우 약 43%가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되지만 Russell 2000 지수는 25% 급등해 거의 30년래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Leuthold Group은 장기적으로 볼때 기업 실적이 주가를 이끌기 때문에 퀄리티주가 승리한다며, 투기적 선호는 오래 가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 이익과 성장이 중요해지는 시기가 온다. 계속해서 적자를 내는 기업은 지금만큼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최근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버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美10년물 실질금리 마이너스

미국채 시장은 뉴욕 증시에 비해 훨씬 암울한 경기 전망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팬데믹 충격에 따른 연저점으로부터 상당히 회복한 반면 미국채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많은 주에서 경제 재개 속도를 조절함에 따라 경기 반등세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미국채 실질금리를 보여주는 물가채(TIPS) 10년물 금리는 6주 연속 하락해 -0.85% 부근으로 밀렸다. 미국채 시장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연준의 추가 통화 부양책 기대에 베팅하며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그 결과 TIPS 10년물 금리는 -2%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Eurizon SLJ Capital의 Stephen Jen은 전망했다. PGIM Fixed Income은 “실질금리 하락은 향후 어려운 경제 성장 환경을 시사한다”며 “채권시장은 성장이 당분간 보통 이하가 될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시간 목요일 예정된 140억 달러의 10년물 TIPS 입찰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경로 기대를 판단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편 7월 28일-29일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은 블랙아웃에 들어가면서 대외 발언을 중단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