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유로급락, 연준 5월 50bp확신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유로화가 한때 1.2% 급락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기록했던 연저점이 무너지면서 1.0758달러까지 밀려 2020년 4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결정이 발표된 이후 머니마켓이 ECB의 금리 인상 베팅을 일부 되감으면서 보다 공격적인 연준과의 정책 차별화가 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그러나 시장이 여전히 9월과 12월 25bp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데다, ECB 정책위원회 내부에서 올 3분기 25bp 금리 인상을 둘러싸고 컨센서스가 형성 중이라는 보도가 전해지자 유로는 숏커버가 나타나 낙폭을 절반 가량 줄였다.

주요 연준 인사들의 지지 속에 FOMC의 매파적 기조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5월초 50bp 금리 인상 기대가 거의 확신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이번주초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던 미국채 금리는 전 구간에 걸쳐 장중 10bp 넘게 뛰어 올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연준 정책금리가 내년 3%까지 갈 것이라는 트레이더들의 베팅이 틀렸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공급 충격에서 초래된 점을 감안할 때 기껏해야 2%로 오르는데 그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증시는 연준 긴축 우려와 2조 달러가 넘는 옵션 만기 영향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후퇴했다. 국제유가(WTI)는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석유를 단계적으로 금지할 방침이라는 보도에 한때 3% 넘게 급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인플레 우려

유럽중앙은행(ECB)은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를 통한 채권 매입을 3분기에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동시에 중앙은행의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필요한 액션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성장 하방리스크와 더불어 이미 기록적인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위험이 높아졌다며, 향후 몇달 안에 출구전략을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스탠스를 견지했다. 라가르드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자택에서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인플레이션 전망을 둘러싼 상방 리스크가 특히 단기적으로 확대됐다”며, “우리는 현재 불확실성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으며, 중기적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새로 들어오는 데이터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경색을 억제하기 위한 위기 대응 수단에 대해서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정책의 유연성만을 강조했다.

연준 50bp 인상 ‘합리적 선택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연준이 50bp 금리 인상을 포함해 긴축 속도를 높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현지시간 목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정책을 보다 중립적 수준으로 되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2% 장기 목표로 끌어내리는데 정말로 집중해야 하고 향후 몇년에 걸쳐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것이 최우선 과제로, 경제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 리스크와 관련해 윌리엄스는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가 중립이나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실질금리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몇달간 채권 금리와 금융 여건이 극적으로 크게 움직였다. 이미 수요와 공급 균형을 되찾기 위한 정책을 이미 포지셔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3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5% 증가해 팬데믹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견조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의 경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에 현재 러시아산 가스 외에 당장 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이를 중단하려는 시도는 유럽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에너지업계의 당면 과제에 대한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TV로 중계된 모두 발언을 통해  “유럽에게 합리적인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글로벌 시장에는 여분의 물량이 없는데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로부터 사들일 경우 소비자 부담이 몇 배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이 러시아산 가스 대금 결제를 루블화로 요구하면서 유럽 정부와 기업들은 고민에 빠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결제수단을 루블화로 변경할 경우 EU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부과한 러시아 제재조치를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푸틴은 목요일 발언에서 기존의 공급 중단 위협을 다시 꺼내들지 않았지만, 비우호적 국가의 은행들이 송금을 지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이 지급결제 청산 이슈를 논의하기 위한 워킹그룹 설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한 앞으로 서방세계로 가는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 수 있어 빠르게 성장 중인 다른 지역의 시장으로 러시아의 수출을 확대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할 경우 핵무기를 발틱해 지역 및 그 주변에 배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머스크, 트위터 적대적 인수 제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결국 트위터를 주당 현금 54.20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총 43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로, 해당 소식에 트위터 주가는 한때 48.50달러로 5.8% 급등했고 테슬라 주가는 3% 넘게 빠졌다. 그는 트위터가 비범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4월초 트위터 지분 약 9% 취득을 공개한 후 이사직을 거절한 머스크는 이같은 적대적 인수 제안을 현지시간 목요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했다. 트위터 지분 취득 후 트위터의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을 노숙자 쉼터로 바꾸고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 개편을 제안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인덱스에 따르면 머스크의 재산은 약 2600억 달러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이긴 하지만 430억 달러의 현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인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말하면서, 트위터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플랜B가 있다고 밴쿠버 TED 행사에서 밝혔다. 트위터는 이사회가 해당 제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모든 트위터 주주들”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반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딜과 관련해 모간스탠리는 머스크의 자문사 역할을 맡았으며, 트위터 측은 골드만삭스에게 대응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위터 주가는 장 후반 2% 가까이 밀렸다.

골드만 실적…월가 인재 경쟁

골드만삭스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채권 부문 수입이 21% 급등해 1분기 트레이딩 수입이 4%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23% 감소를 예상했었다. 반면 투자은행 부문 수입은 21.3억 달러로 기대에 못미쳤다. 씨티그룹과 모간스탠리, JP모간 역시 시장 예상치보다 좋은 분기 트레이딩 실적을 발표했다. 한편 월가에서 인재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인턴의 보수가 최고 월 1만60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전문 커리어 사이트인 Wall Street Oasis에 따르면 글로벌 톱 투자은행들은 이번 인턴십 시즌 보수를 전년대비 37.2% 올렸으며, 다른 대형 은행들도 36.9% 가량 월급을 더 주고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