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유로-달러 패리티? 美10년 3%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50bp 인상이라는 빅스텝과 더불어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7bp 올라 2018년 12월래 처음으로 3%선을 돌파했다. 물가채 10년물 금리는 마이너스를 벗어나 장중 0.17%까지 뛰어오르며 타이트해진 금융여건을 반영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 David Kelly는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최근 몇달간 강화해 왔지만, 재정부양 후퇴와 강달러가 이미 경제에 브레이크로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공격적인 통화 긴축의 위험성을 인식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창업자인 켄 그리핀은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4%로 내려간다면 통화 긴축 부담이 상당히 줄겠지만, 현재 8.5% 부근에서 머문다면 연준이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야만 하기 때문에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PGIM의 데이비드 헌트 최고경영자는 채권시장이 미국 경제가 2024년까지 불황에 접어들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달러지수(DXY)는 랠리를 재개해 한때 0.8% 가까이 급등했다. 뉴욕증시는 미국 4월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과 달리 2020년래 최저치인 55.4로 후퇴한 영향에 S&P 500 지수가 한때 1.7%나 밀렸지만 장 막판 저가매수가 나오며 0.6% 상승으로 마감했다. 유럽증시에서는 스톡홀름 벤치마크 주가 지수가 단 5분 사이에 8% 급락하는 ‘플래시 크래시’가 발생했고,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씨티그룹의 런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 대규모 거래 실수가 나왔다고 전했다.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전년비 4.8%로 시장 예상치 4.4%를 훌쩍 뛰어넘어 2008년 10월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유로-달러 패리티?

유로-달러 환율이 하루만에 하락세를 재개해 다시 1.05선을 위협했다. 이번주 연준의 매파적 서프라이즈가 우려되는 가운데 2017년 1월 저점 1.0341마저 흔들릴 수 있다. UniCredit는 이번 분기 말 유로-달러 전망을 1.03으로 제시하고, “1.10 위로의 반등은 2023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Union Investment의 Christian Kopf는 유로-달러가 1:1로 등가에 거래되는 패리티 시대로 갈 확률이 높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유럽은 코로나19 봉쇄로 마비된 중국에 수출을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데다,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는 전면적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유로화에 추가 약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증시 우울한 전망 

월가의 대표적 약세론자인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수석 미국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주식의 매도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비용 상승과 경기 침체 위험 증가 속에 “S&P 500 지수가 단기적으로 최소 3800포인트까지 하락하고 346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현 수준 대비 8%-16% 가량 하락을 내다본 셈이다. S&P 500의 실질 이익 수익률이 1950년대 이래 가장 마이너스로 현재의 약세장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며, 투자자들에게 주가 반등시 매도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윌슨의 2022년말 S&P 500 목표치는 블룸버그 설문에 응답한 주식 스트래티지스트들 가운데 가장 낮다. 반면 JP모간은 투자자들의 공포가 너무 지나치다며, 머지 않아 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진단했다.

EU의 대응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 구매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라는 푸틴 대통령의 요구에 대해 EU의 제재 규정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구체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할 예정이다. 지난주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자 EU 에너지 장관들은 현지시간 월요일 브뤼셀에서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카드리 심슨 에너지 정책 담당 EU 집행위원은 유럽 기업들에게 러시아 가즈프롬뱅크의 유로 및 루블화 계좌 개설을 요구한 러시아측 조치가 EU의 제재 위반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의 공급 중단 결정이 “정당화할 수 없는 기존 계약의 파기”라고 비판하고, “어느 회원국도 다음 타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Barbara Pompili 프랑스 장관은 모든 EU 회원국들이 EU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생각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Anna Moskwa 폴란드 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EU내 합의가 아직 부족하다며, 몇몇 국가들이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경제 충격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EU는 또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엔화 약세에 무력한 일본 

엔화 가치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11% 넘게 빠지며 G-10 통화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당장 즉효약은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과 일본의 이해관계가 상충해 외환시장 개입 공조가 나오기 쉽지 않은데다, 일본은행(BOJ)이나 일본 재무성도 손발이 묶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8.5%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연준이 공격적 인상을 예고한 데다가 미 재무부는 물가를 부추길 수 있는 그 어떤 상황도 원치 않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달러 약세를 추구할 이유가 없다. BOJ는 엔저 현상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보는데다 기저 인플레이션이 낮아서 오히려 완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BOJ는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고 효과적으로 엔화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본 재무성은 단독 개입시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수출 경쟁력을 위해 자국 통화 약세를 추구했던 과거와 달리 세계는 지금 원자재 상품발 인플레이션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강세를 희망하는 새로운 양상의 화폐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플레 경고

오카무라 켄지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현재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인플레이션이 훨씬 가팔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주 블룸버그 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에서 멀어져 정책 입안자들이 보다 공격적인 긴축 조치를 취하게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수십년래 가장 뜨거워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이번주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카무라의 진단은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물가의 고삐가 풀릴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는 “경제의 흐름을 계속 파악하고 필요에 따라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며, “주요 중앙은행들은 긴축을 하면서 취약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에 대한 파급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것이 세계 경제에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